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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코, 애써 감춰왔던 것들을 꺼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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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지코, 애써 감춰왔던 것들을 꺼내다

    데뷔 후 첫 정규앨범 '싱킹' 발매
    "내 안의 크고 작은 생각 꺼내"

     

    지코(ZICO, 본명 우지호)의 첫 정규앨범인 '싱킹'(THINKING)의 키워드는 '진솔함'이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서울 한남동에서 만난 지코는 "여태껏 무심코 건너뛰었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내 안의 크고 작은 생각들을 꺼내 앨범에 담아봤다"고 말했다.

    2011년 보이그룹 블락비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해 그룹과 솔로 활동을 병행, '아티스트'(Artist), '너는 나 나는 너', '유레카', '보이즈 앤드 걸즈'(Boys and Girls) 등의 곡으로 인기를 끈 지코. 올 초엔 KOZ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CEO로서 첫 발을 내딛기도 한 그는 왜 이 시점에서 애써 감춰왔던 크고 작은 생각들을 꺼낸 걸까.

     

    "'지코' 하면 떠오르는 여러 가지 이미지가 있었잖아요. 밝은, 거친, 자유분방한 같은. 그런데 사실 제 안에는 알게 모르게 피어나는 외로움, 쓸쓸함, 허무함, 무기력함, 권태 등이 함께 존재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죠. 그게 음악을 하는 데 있어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애써 감춰왔던 거예요. 올해 들어 그런 것들을 감추려고 하기 보단 하나하나 털어내고 싶었어요. 제 안에 묵묵히 쌓아놓고만 있다 보면 언젠가는 터져버릴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한번은 내 입으로, 작품으로 꺼내는 게 맞다 싶었죠"

    지코는 자신의 이야기를 앨범에 진솔하고 허심탄회하게 녹여내려 노력했다. '그래서 이제 좀 후련하냐'고 묻자 그는 "95%는 털어낸 것 같다. 그래서 후련한 기분이든다"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

    "팬 니즈를 생각하면 재밌는 음악, 신나는 음악, 들뜰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게 맞아요. 그런데 그렇게 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더라고요. 앨범을 작업할 때의 제 생각이나 가치관이 이전에 꺼내놨던 것들과는 다른 결을 띄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4~5곡 정도를 아예 엎기도 했어요. 음악에 연기가 들어가 있는 것 같았거든요. 신나는 척, 재기 발랄한 척 하면서요. 이럴 바에는 내 안의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꺼내자는 생각으로 곡들을 다시 썼죠. 아, 원래는 책을 읽으며 영감을 얻는 편인데 이번엔 책도 읽지 않았어요. 제 이야기가 아닌 것들이 뒤섞일 것 같아서요. 표현이나 문장을 참고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제 생각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죠"

     

    심지어 지코는 민감한 이야기까지 용기있게 다뤘다. 지난 9월 30일 '파트1'을 통해 먼저 베일을 벗은 수록곡 '극'을 통해서다. 가사에는 적혀있지 않지만, 지코는 이 곡의 1분 3초 부분에서 "아이브 네버 신 어 비디오 라이크 댓 스웨어 투 갓"(I've never seen a video like that swear to god)라고 읇조린다. "신께 맹세코 그런 동영상을 본 적이 없다"면서 올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연예인들의 대화방 논란과 자신은 연관이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지코는 해당 논란과 엮이며 지속적으로 '악플' 피해를 입어왔다.

    "사실 해명을 하고자 해서 의도적으로 한 부분은 아니에요. 녹음할 때 당시 그런 일들을 겪고 있었고, 써놓았던 곡의 메시지와 부합했기에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로 나온 거였죠"

    '극'을 비롯해 '천둥벌거숭이', '걘 아니야', '사람', '원-맨 쇼'(One-man show) 등 5곡은 파트1에 실려 먼저 공개됐다. 지코는 8일 '남겨짐에 대해', '어나더 레벨'(another level), '디스토피아'(Dystopia), '벌룬'(Balloon), '꽃말' 등 나머지 5곡이 담긴 파트2를 공개하며 첫 정규앨범에 담긴 곡들을 모두 꺼내게 된다.

    "그동안 보통 들뜨거나 신나고 싶을 때 제 음악을 찾아주셨죠. '싱킹'이라는 앨범은 지치거나 외롭거나 사랑을 하고 싶거나 혹은 그 밖의 감정들에 대해 더 많은 감정을 느끼시고 싶을 때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문득 궁금해진 건 이번 앨범을 통해서 털어내지 못한 나머지 5%.

    "즐거움 속에서 묻어나는 허무함을 아직 못 꺼냈어요. 어중간하게 신난, 동시에 뭔가 허탈하고 허무함을 느끼는 그런 감정을 언젠가는 곡으로 표현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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