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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자의 쏘왓]"정시 확대로, 강남 집값 상승 요인이 하나 더 추가됐습니다"

금융/증시

    [홍기자의 쏘왓]"정시 확대로, 강남 집값 상승 요인이 하나 더 추가됐습니다"

    교육부,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
    강남구 전셋값 상승률 11월 첫째주 서울에서 가장 높아, 양천구도 오름세
    대치동 부동산 다녀와보니, 매물 자체가 없어…내놓던 집주인들도 다 '보류'
    2005년도 '논문' 통해 "교육 정책, 대치동 전셋값 영향 미친다"는 사실 증명
    정부, 집값 과열 때는 대출·세금 규제 언제든 실시하겠다는 입장

    ■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김덕기> 이 뉴스가 내 경제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는 시간이죠? <홍기자의 쏘왓=""> 홍영선 기자 나왔습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 가지고 나왔나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홍영선> 지난 주 교육부가 발표한 '정시 확대' 정책이 강남 집값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습니다.

    ◇ 김덕기> 교육 정책이 주거, 그리고 부동산에 까지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는 거죠. 지난 주 교육부의 정책 발표는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겐 정말 중요했죠. 간단하게 요약 하자면요?

    ◆ 홍영선> 네. 자사고·외고·국제고를 2025년에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는 내용인데요. 현재 초등학교 4학년부터 이번 개정안이 적용됩니다. 2025년에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데요. 그때부터는 자사고, 외고 등이 다 없어진다는 겁니다. 전환되기 전에 입학한 학생들의 경우엔 졸업할 때까지 자사고·외고·국제고 학생 신분이 유지되고요.

    ◇ 김덕기> 벌써부터 초등학생 부모님들의 걱정이 느껴집니다. 좀 머나먼 얘기지만 대입제도는 물론 고교 교육과정 개편 등 전반적인 교육 체계 자체가 대폭 수정되니까요.

    ◆ 홍영선> 그러다보니 사교육업체를 찾는 부모님들이 많다고 합니다. 교육 정책이 백년지대계인데 정권이 다를 때마다 바뀌니 부모들도 답답한 거죠.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아래로 저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상담 문의가 쏟아지고 있고요.

    서울 주요구 전세가격 변동률 (자료=그래픽팀)

     

    이게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유명 학군, 유명 학원이 인접한 집값이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데요. 강남구의 전셋값 상승률은 10월 넷째주에 이어 11월 첫째주도 서울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양천구도 10월 초보다 오름세를 보였고요.

    ◇ 김덕기> 정시 확대 영향을 받은 걸까요? 궁금해지는데, 홍기자가 그래서 직접 강남구 대치동 부동산을 가봤다고요.

    ◆ 홍영선> 네 지난 주 금요일 오후에 가봤는데요. 대치동 학원가와도 가깝고 강남 8학군이 인접해 있는 아파트 인근의 부동산을 다니면서 실제 문의는 많은지 집값의 상승세는 어떤 지 좀 물어봤는데요.

    ◇ 김덕기> 가장 궁금한 게, 대치동 부동산에 실제로도 문의가 막 빗발치던가요?

    ◆ 홍영선> 제가 점심을 먹고 거의 오후 내내 퇴근 시간까지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문의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시 확대라는 교육 정책의 발표가 강남 집값을 상승시키는 '플러스' 요인일 거라고는 확신했습니다.

    한 부동산 관계자입니다.

    "수시가 확대되면 내신 신경 써야 하고 그러니까 흩어질테고, 자사고 등이 폐지되고 정시 확대되면 목동이나 대치동 이쪽으로 뭉칠 수 밖에 없죠. 진짜 경쟁터는 여기니까. 그런데 그게 아직 바로 일어나진 않아요. 최소 1~2주는 걸릴 거라고 봐요 움직이는데. (이쪽 아파트를) 살려는 사람은 더 붙을 거 같아요 제가 봐서는.

    다른 지역은 봄·가을에 움직이는데 여긴 수요가 학교 과정에 따라 움직여요. 겨울 방학 기준으로 계약이 많이 되는데 두 세 달 전에 구하니까 11월 달 수능 끝나고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집니다. 최고가는 1,2월에 이뤄지고요."

    ◇ 김덕기> 아직 당장은 아니겠지만, 영향이 있을 것이다라는 예측.

    ◆ 홍영선> 네 이곳은 정시 확대 정책이 아니어도, 학군이 좋고 유명학원이 줄지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늘 수요가 있는데요. 정부가 갑자기 정시 확대로 정책을 틀면서 수요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고들 표현을 했습니다.

    정시 확대 발표 전후 강남구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그래픽팀)

     

    지금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수요자가 막 몰린다기보다는 공급 자체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지역에 새 아파트라고는 한 곳, 래미안대치팰리스 뿐이었는데요. 새 아파트 한 곳 빼고는 인근 아파트들이 다 오래된 곳으로, 재건축이 언제 될지 모를 정도로 공급이 메말라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요는 늘었으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집주인들 스스로가 미리 예측하고 내놨다가도 다 거둬들이는 거죠. 그러다보니 매물 자체가 없었고요.
    래미안 대치펠리스 전경.

     



    또 다른 부동산 공인중개사입니다.

    "물건이 없어요. 다 들여놔요. 안 판다고요. 앞으로 여기 밖에 오를 데가 없는데, 여기 집주인들은 우리보다 더 전문가에요. 늘 사고 파는 사람들이라서. 주변에 소문 듣고 팔려고 내놨다가도 다 들여놨어요.

    오늘 몇 군데 통화를 했는데, (종이 보여주면서) 보류, 2~3년 후에 판다, 생각 중, 보류, 보류, 보류, 다 보류에요. 판다고 했던 사람들인데. 지금 현재 정부에서 탁상공론 하면서 정책을 내다보니까, 우리 아파트 값이 올라갈 건데 왜 파냐 이건거죠."

    ◇ 김덕기> 교육 정책이 발표된 게 얼마 안됐으니까 아직은 잠잠한 모습인데, 사실은 폭풍 전야 같은 느낌이에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고요.

    교육 정책이 사실 이렇게 확확 바뀐 게 한 두 번은 아니에요. 이런 교육 정책으로 인해 강남 집값이 영향을 받는 건지 궁금하고요.

    ◆ 홍영선> 저도 그래서 교육 정책이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에 관련된 논문을 찾아봤는데요. 2005년도에 발표된 '2.17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있더라고요. 좀 옛날이긴 하지만. 당시 2.17 사교육비 경감 대책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 EBS 수능방송 실시와 내신위주의 대학 신입생 선발이 주요 내용이에요.

    ◇ 김덕기> 지난 주 발표된 정책과는 좀 반대의 성격을 가졌네요.

    ◆ 홍영선> 그렇습니다. 이 논문 결과에 따르면 대책 발표 이후 대치동 아파트 전세 가격은 급락했습니다. 2.17 대책 이후 1년간 대치동 전셋값이 14.14%나 떨어져서 상계동(-4.10%)이나 서울 평균(-4.57%) 하락폭의 3배를 넘어섰습니다. 논문은 새 교육제도가 발표되면서 타 지역에서 전세 이사 수요가 줄어든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고요.

    ◇ 김덕기> 전셋값이 그렇고, 매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건가요?

    ◆ 홍영선> 매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수요자들의 시세 차익 기대, 정부의 주택안정 대책 등 다른 요인의 영향도 크게 작용한 게 이유였고요.

    무엇보다도 당시 논문 저자도 논술·면접 사교육 등으로 인해 유명학원 부근으로 전입하려는 학부모들이 줄지 않는다면, 강남권 전세 시장 안정 기조를 해칠 수 있다고 예측했는데요. 그게 10년이 지난 지금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고요. 그러다보니 다시 정시 확대 쪽으로 돌아서게 된 원인이 됐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김덕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같은 교육 정책 변화로 강남 집값이 더 오를거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부동산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또 어떤 것들이 나올 수 있을까요?

    ◆ 홍영선> 지난 주말에 기자 간담회를 통해 대표적으로 대출 규제와 세금 규제에 대한 정책 아이템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요. 아직 언제 시행할 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필요한 때 주저 없이 시행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규제 지역 확대와 보유세 등이 나올 만한 대책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김은진 부동산 114리서치팀장입니다.

    "분양가상한제 규제 지역을 계속해서 탄력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고요. 그 외에는 딱히 추가 적으로 나올 만한 게 어려울 수 있는 게 내년에 총선도 있고 해서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집값 상승이 과열될 때마다 보유세 이슈가 있었으니까 그런 부분 정도가 있을 수 있고요."

    ◆ 홍영선> 대치동 부동산 관계자들은 '희소성' 때문에 오르는 집값을 간접적으로 상쇄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잡으려고만 하니 결국 튀어오르기 마련이라고 입을 모았는데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는 교육 정책 때문에 사교육에 매몰되는 현상 자체는 무시하고, 강남 집값만 잡겠다고 규제와 단속 만으로 일관하는게 맞는지 묻는 그들의 비판을 귀기울여 볼 만한데요.

    정부가 정말 집값을 잡고 싶다면 부동산이 교육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명제' 아래, 부동산 정책이든 교육 정책이든 급진적이고 즉시적인 정책보다는 보다 일관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제시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덕기>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홍영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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