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예산안 14조 삭감 놓고 與野 신경전…어떤 내용?

국회/정당

    예산안 14조 삭감 놓고 與野 신경전…어떤 내용?

    野, 국회세종분원·인권·복지 등 이견 차 큰 사업에 삭감 예고
    예결위 이달 30일 내 의결 못하면 내달 1일 본회의 자동부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자료 사진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편성한 513조5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빚더미 예산'이라며 대폭 삭감을 예고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예산'이라고 반박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은 최근 '2020년도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을 내고 예산 삭감에 시동을 걸었다.

    국회분원설치 등을 다룬 장단기입법과 정책과제개발사업을 놓고 잘못된 조사에 근거했다며 전체 예산의 20%인 1억원 삭감에 나섰다.

    민주당은 당내 세종의사당 추진특별위원회를 세우는 등 국회법 개정없이 국회 분원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한국당은 2004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근거로 법개정을 하지 않고 분원 설치를 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국당은 세종분원 구상이 "국회의 본질적이고 중추적인 기능인 입법 및 재정기능은 국회본원(서울)에서 수행하여야 한다"는 헌재 결정에 어긋난다고 봤다. 반면 민주당은 "헌재 결정은 세종분원과 연결 지을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국회를 옮기는 게 아닌, 분원이기 때문에 헌재 결정을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세종분원을 설치하더라도 본회의 등 주요 기능은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인권과 교육·복지 부문 사업에서도 민주당과 기존 시각 차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예산 칼질에 나섰다.

    정부가 49억원을 책정한 대학평생교육원 강좌개설 지원사업도 "임시방편"이라며 반토막 삭감 대상이다.

    정부가 주도한 일명 시간강사법(고등교육법) 시행으로 시간강사들이 대량해고되자 이들을 세금으로 구제하려 한다는 게 한국당 측 주장이다.

    또 해고된 강사들의 일자리를 위해 평생교육원을 세워도 현재 책정된 예산으로는 강사 1인당 월 44만원밖에 돌아가지 않는다며 전액 삭감하고 별도 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민주당은 "강좌를 개설해서 강의비를 지급하는 건 맞는데, 강의 경험을 살리고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교육 안전망을 구축하는 게 목적이지 생계 지원 사업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간강사법 부작용은 다른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지 이 사업으로 대신하겠다는 게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고등학교 실습생에게 취업장려금을 주는 사업도 삭감 위기에 처했다.

    직업계고등학교는 물론 일반고 출신 수료생까지 모두 장려금을 받을 수 있도록 현 2만 8천여명에서 3만 2천여명으로 확대했다.

    한국당은 고교 현장실습자의 60%만 취업하고 있으므로 40%는 낭비라며 새로 반영된 324억원(월 지원금 60만원) 전액 삭감을 방침으로 세웠다.

    민주당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교육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취업 전환 비율은 지난 3년 평균 79.1%"라며 "현장실습은 취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닌 취업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실습도 노동인데 임금이 열악하다. 실습생 수당을 높이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마중물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기업들은 고교 현장실습생에게 최저임금의 70%만 지급하고 있다.

    한국당은 취약분야인권사업에도 재고를 요구했다.

    현행법에 혐오차별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가 없다는 걸 문제삼았다.

    인권위는 총 28억원을 요구한 이 사업에서 "성별, 장애, 종교, 나이, 출신지역, 인종,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어떤 개인·집단에게 ①모욕, 비하, 멸시, 위협 또는 ②차별·폭력의 선전과 선동을 함으로써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는 효과를 갖는 표현"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국당은 이를 인권위의 자의적인 기준이라며 성소수자, 퀴어문화축제, HIV/AIDS 감연인 등에 대한 지원이 대부분이라고 보고 장애인과 북한인권개선 사업에 증액된 예산을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예산이 하나의 사업안으로 나오니까 북한인권이나 장애인 인권 등은 다루지 않는 것처럼 (한국당이) 몰아가는 것"이라며 "인권 정의자체만으로도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예결위는 소위 차원의 감액·증액 심사 순으로 진행한 뒤 오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최종 의결한다는 방침이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예정일을 넘길 수 있다.

    예결위가 30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하면 내달 1일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은 내달 2일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