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최규하 원장(왼쪽 2번째), 대성금속 노윤구 대표이사(왼쪽 3번째).(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전도성 금속잉크'의 대체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나노융합연구센터 이건웅, 정희진 박사팀이 개발한 '금속·그래핀 입자 및 복합잉크 제조기술'을 최근 국내 금속소재 및 잉크 제조 전문기업인 대성금속㈜에 기술 이전했다고 3일 밝혔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전도성 금속잉크의 주요 소재는 귀금속 계열의 은으로, 전기 전도도가 높고 산화가 잘 되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매우 높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고품질 '은' 잉크의 경우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보니 그동안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았고 이에 따라 대체 소재 발굴과 국산화 노력이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KERI 개발 기술은 꿈의 나노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을 구리에 합성해 가격은 낮추면서도 뛰어난 전기 전도성을 갖는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이다.
연구팀은 그래핀과 구리 입자의 단순한 혼합방식이 아닌 구리 입자 표면에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고결정성의 그래핀을 용액상에서 직접 합성할 수 있는 '액상합성법'을 세계 최초로 시도했다.
KERI가 기술을 이전한 대성금속은 이미 파일럿 규모에 해당하는 월 1t의 구리/그래핀 복합 입자 대량 생산설비를 구축했으며 2020년 1분기에는 월 10t 규모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구리-그래핀 복합 파우더(왼쪽)와 잉크(오른쪽).(사진=한국전기연구원 제공)
이를 기반으로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기기의 배선전극에 해당 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조기 상용화를 달성하고 추후 자동차 전장 부품과 배터리 분야로 확장해 관련 기술 분야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노윤구 대성금속 대표이사는 "은을 대체한 구리·그래핀 복합 소재를 사용하면 가격 경쟁력이 매우 높아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테스트할 수 있어 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연구개발자인 이건웅 박사는 "KERI 성과는 구리 잉크의 산화에 의한 전기적 불안정성을 그래핀의 복합화를 통해 획기적으로 해결한 기술로, 전도성 잉크 소재 분야의 대일 수입의존성을 탈피하고 기술 자립화를 실현해주는 대형 성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