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연합뉴스)
오는 20일은 마카오가 포르투갈에서 중국에 반환된지 20년이 되는 날이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인민일보와 CCTV 등 각종 매체를 동원해 마카오 반환의 의미를 되새기고 발전상을 부각시키는 데 연일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카오 반환 20주년 기념식 및 마카오 특별행정부 제5기 정부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18일부터 20일까지 마카오를 방문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대륙의 시선이 마카오로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은 반환 15주년을 맞은 2014년에도 마카오를 찾았지만 20주년을 맞는 이번 방문은 더 의미가 있다. 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홍콩과 달리 마카오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원칙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마카오 고위급 인사인 가오카이셴(高開賢) 입법회 주석은 지난 11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마카오는 일국양제 체제 아래 경제·사회적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면서 "마카오는 일국양제 체제 아래서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호얏셍 마카오 차기 행정장관도 지난 6일 중국 한정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중앙정부의 요구에 따라 일국양제 실천에서 새로운 성취를 거둘 것을 다짐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고위직들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마카오의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중앙정부나 본토에 대한 반감이나 분리독립 움직임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홍콩과 마카오가 똑같이 식민지 경험을 공유하고 있지만 인구나 경제 규모, 세계에 비쳐지는 이미지 등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홍콩 독립" 깃발 흔드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마카오는 중국에 반환된 이후 중앙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카지노 산업이 번성했다.
한때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능가하는 등 세계 제1의 도박 도시로 부를 쌓았다.
하지만 동남아 각국이 카지노 산업 육성에 뛰어들고 이른바 '큰손'들이 덩달아 동남아 신흥 카지노 거점 도시로 자리를 옮기기 시작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고민해야 하는 게 지금의 마카오 처지다. 중국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중국 정부도 이에 호응해 이번에 반환 20주년을 맞아, 특히 '일국양제'에 충실한 점을 높이 사 위안화 증권거래소와 위안화 결제센터 등을 마카오에 세운다는 선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홍콩 대신'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겠지만 미운털이 박힌 홍콩 대신 마카오를 아시아 금융허브로 키운다는 구상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중앙 정부의 선물 보따리에 마카오가 마냥 축제분위기로 들떠 있는 것은 아니다. 시 주석이 마카오를 방문하기로 하면서 보안과 경계가 강화되고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 홍콩의 일부 시위대가 마카오에 흘러들어 기습시위를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에는 마카오 여행을 위해 강주아오대교(홍콩-주하이-마카오를 연결하는 55km 길이의 다리)를 건너던 50대 홍콩 남성이 광둥성 주하이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
경찰은 이 남성이 밀수에 연루됐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홍콩 언론들은 홍콩 시위에 가담했던 전력 때문일 수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