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들이 테이프로 고정해 '쓰레기 탑'이 된 100L 종량제 봉투를 버리고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과도하게 쓰레기를 쌓은 100L 종량제 쓰레기봉투가 배출되고 있어 환경미화원들이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은 100L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없애고 75L나 50L로 제한을 내리는 게 해결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환경미화 차량부 수거원으로 일하는 홍모(37)씨는 항상 보호대를 차고 일한다. 업무 시작 전 스트레칭은 필수다.
전북 전주의 번화가인 신시가지 인근에서 일하는 홍씨는 사업장들이 배출한 '쓰레기 탑'이 골칫거리다.
100L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노끈으로 고정해 만들어진 '쓰레기 탑'. (사진=제보자 제공)
홍씨는 "쓰레기봉투 한계선을 넘어 '고봉'으로 쌓아서 버리거나 꽉꽉 압축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떻게 버리는지 신기할 정도로 쓰레기를 무겁게 쌓아서 버린다"고 말했다.
이어 "무게가 40㎏에서 50㎏에 달해 둘이 들어도 무겁다"며 "같이 일하는 18명 가운데 16명 정도가 허리, 손목, 팔꿈치 등 근골격계에 고질병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100L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버릴 때 25㎏을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홍씨는 "매번 쓰레기를 넘치게 배출하거나 쓰레기봉투가 지나치게 무거운 사업장에 몇 번이고 부탁했지만 바뀌지 않는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지나치게 압축해 담긴 쓰레기에 100L 종량제 쓰레기 봉투의 무게가 40㎏을 넘는 경우가 많다. (사진=제보자 제공)
환경미화원들은 "100L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없애고 75L나 50L로 제한을 낮추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남원, 정읍, 김제, 진안, 부안은 50L 쓰레기봉투가 가장 큰 규격이며 장수는 75L를 제한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주, 익산, 군산, 완주, 무주, 임실, 순창, 고창은 아직 100L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사용한다.
일부 지자체는 시민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100L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없앨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완주군 관계자는 "100L 쓰레기봉투에 따른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은 잘 알고 있지만 100L를 선호하는 주민들이 많이 있다"며 "100L를 없애는 것은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또 "조례를 개정해서 100L 쓰레기봉투를 버릴 때 25㎏이 넘지 않도록 계도할 예정이다"며 "수거를 안 하거나 개선 안내문을 붙이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