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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일본車의 '번호판 영업'…"꼼수라뇨? 불법입니다"



자동차

    벼랑 끝 일본車의 '번호판 영업'…"꼼수라뇨? 불법입니다"

    불매운동에 일본車, 할인 넘어 불법행위
    고객에게 '구형 번호판' 영업
    자동차관리법, 국토부 고시 위반
    국토부 "편법 아닌 명백한 불법"
    판매량 9월 -6%, 10월 -13%, 11월 -19%
    판매량 전년比 줄었지만 최근 회복세

    일본차의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었지만 10월을 기점으로 판매량 회복세에 접어들었다.11월 판매량은 도요타 780대, 렉서스 519대, 혼다 453대, 인피니티 318대, 닛산 287대로 집계됐다.(=그래픽 강보현PD)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경제 제재 조치에 반발해 일어난 국내 불매운동으로 판매량 절벽을 맞은 일본자동차 업계가 벌인 구형 번호판 영업은 곳곳에서 '불법 행위'를 담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이러한 번호판 영업에 대해 단순한 편법, 꼼수 마케팅이 아닌 엄연한 불법 행위로 보고 지역 정부와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 '눈속임? 명백한 불법'…어떻게 가능했나

    22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출고된 신차에는 신형 번호판이 부착됐다.

    구형 번호판의 수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가 도입 결정을 밝힌 신형 번호판은 구형 번호판과 달리 앞자리 수가 한자리 늘어난 세 자릿수이다.

    그렇게 1년이 흘러 올해 9월부터 시행된 신형 번호판 정책은 일본차 업계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올해 9월부터 적용된 신규 번호판. 앞자리가 두 자릿수였던 구형 번호판과 달리 앞자리가 세자릿수이다.

     


    불매운동 기간 구입한 일본차를 구분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7월부터 시작된 상황에서 9월 출고 차량에 장착되기 시작한 신형 번호판과 세 자릿수 차량번호는 불매운동 기간 구입한 일본차를 구분하는 방법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차를 중심으로 '구형 번호판 영업'이 나오기 시작했다. 번호판 때문에 구매를 꺼린 고객을 상대로 벌인 영업이다. 일본차 업계는 '딜러 차원에서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러한 영업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9월부터 제작된 대부분의 차량은 애초 신형 번호판을 달 수 있도록 사이즈가 변경돼 제작되지만 당국에 '앞서 제작된 구형 차량'이라고 밝힌 뒤 구형 번호판을 신청하는 것이다.

    구형 번호판이 발급되는 순간 차량 번호도 세 자릿수가 아닌 기존 두 자릿수로 함께 발급된다. 차량 번호는 주민등록번호와 같이 한 번 발급되면 변경되지 않는다.

    차 규격에 맞지 않는 구형 번호판을 받아 차량에 임시로 장착한 뒤 이번엔 자동차 검사소를 찾아간다. 이번엔 신형 번호판이 필요한 차량이라고 밝히면 신형 번호판에 앞서 발급된 두 자릿수 차량 번호를 새길 수 있다. 번호판은 신형으로 바뀌지만 차량 번호는 그대로 두 자릿수인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엄연한 불법으로 단속 대상이다. 우선 국토부가 개정한 '자동차 등록번호판 등의 기준에 관한 고시'를 위반했다.

    이어 신형 번호판을 장착하도록 제작된 차량에 구형 번호판을 봉인하지 않고 임시로 다는 것 역시 현행 '자동차관리법'을 위반한 것이다.

    자동차관리법 제10조 1항은 '시, 도지사와 자동차 소유자, 자동차 등록을 신청하는 사람은 등록번호판을 부착하고 봉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4항에선 '등록번호판을 부착하거나 봉인하지 않은 차는 운행할 수 없다'고 명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된 일본차량은 신형 번호판 규격의 차인데 구형 번호판을 받으니 봉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행하는 것"이라며 "번호판을 봉인하지 않으면 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 불매 피하기 위해…할인부터 불법행위까지

    올해 일본차 브랜드의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곤두박질치고 있다.

    일본차 브랜드의 올해 9월 누적 판매량(2만 8,657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3만 505대)과 비교해 6% 감소했다.

    매월 감소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10월 누적 판매량(3만 634대)은 지난해(3만 5,261대)와 비교해 13% 감소했다. 11월 누적 판매량(3만 2,991대)은 지난해 판매량(4만 663대) 대비 19% 감소했다.

    일본차가 올해 상반기, 9년 만에 한국 수입차 시장 점유율 최고치(21.48%)를 기록한 점을 고려할 때 상승세가 불매운동에 바로 꺾인 것은 일본차 입장에선 뼈아픈 부분이다.
    렉서스 UX(=도요타 제공)

     


    여기에다 올해 렉서스, 토요타, 혼다, 닛산 모두 굵직한 주력 차종을 출시한 상황이었다.

    불매운동이 거세자 일본차 브랜드는 10월부터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나섰다. 판매부진 타개는 물론 연말이 다가온 만큼 '재고떨이'의 성격도 강했다.

    혼다와 닛산은 일찌감치 할인 행사를 시작했고 평소 나홀로 고가 정책을 고집하며 할인에 나서지 않던 토요타와 렉서스도 할인에 동참한 상황이다.

    다만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벌인 번호판 영업은 명백한 불법이란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위법 요소가 곳곳에 있는 불법 행위"라며 "지자체와 함께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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