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누더기 선거제' 이르기까지 與野 '꼼수 對 꼼수'

국회/정당

    '누더기 선거제' 이르기까지 與野 '꼼수 對 꼼수'

    한국당 '비례한국당' 공식화…민주당은 대안 고심
    패스트트랙부터 시작된 '꼼수'…동물국회까지
    4+1 밥그릇 싸움 논란, 본회의 앞두고 여야 꼼수 절정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대화와 타협이 있어야 할 민의의 전당 국회가 '꼼수' 대결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방부터 선거법 개정안 상정에 이르기까지 여야 정치권이 정수보다는 편법만 발휘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의 민생법안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민주당의 회기 쪼개기, 4+1의 밥그릇 싸움, 급기야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전략 및 검토, 누더기 선거법 논란까지 이어지며 정작 개혁은 '물 건너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당 '비례한국당' 공식화…민주당도 위성정당?

    3일 동안의 필리버스터를 마친 한국당은 26일 '비례 위성정당' 창당 방침을 재차 밝혔다. 본회의에 상정돼 조만간 표결을 앞둔 범여권 4+1 선거법 수정안(준연동형 비례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피로누적으로 병상에 입원 중인 황교안 대표는 SNS을 통해 "꼼수 선거법 개정에 반대하지만 이대로 통과된다면 '비례대표 한국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비례 위성정당 준비는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당명을 검토하는 한편, 현역의원을 보내 비례정당 기호를 2~3번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논의 중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민주당에서도 위성정당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실제 이행은 미지수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최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례민주당'과 관련,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추이를 보면서 전략적 판단을 해야 될 문제"라고 밝혔다.

    ◇패스트트랙부터 '꼼수' 예고

    애초 지난 4월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 원안은 '지역구 225석, 비례구 75석, 연동률 50%' 적용이었다. 현행 지역구 의석을 28석 줄이고, 비례를 그만큼 늘린 것이다. 하지만 현재 본회의에 상정된 수정안은 지역구 253석, 비례 47석으로 현재와 변동이 없다. 연동형은 50% 적용했지만 캡(상한선)을 30석을 씌워 비례성의 원칙은 잃고 민심도 잃은 '누더기 선거법'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통화에서 "이럴 것이면 패스트트랙을 대체 왜 태웠는지 모르겠다"며 "지금의 선거법은 뭐라 평가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해졌다"라고 비판했다.

    애초 패스트트랙 시작부터 꼼수는 예고됐다는 분석이다. '캐스팅보터' 역할을 한 바른미래당에서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을 당론으로 정하지 못하고, 당권파가 주도한 표결을 통해 이를 강행하는 촌극을 벌였다. 비당권파에선 당론 추인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어 당시 당권파인 김관영 원내대표가 반대파인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차례로 사보임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불법' 논란이 일었다.

    범여권의 속도전과 야당의 강경투쟁에 대화와 협상은 실종됐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에 대항해 '육탄 방어전'을 벌였다. '동물 국회'라는 오명을 쓰면서 패스트트랙 폭력 사태는 급기야 고소고발전으로 비화됐다.

    ◇4+1 밥그릇 싸움 논란, 본회의 앞두고 정치권 꼼수 절정

    선거법 논의가 주춤하자 범여권에선 4+1(민주·정의·바른미래·민주평화+대안신당)을 가동했다. 전직 원내대표 등으로 구성된 이 협의체가 각 정당을 대표할 권한이 있느냐는 논란이 벌어졌다. 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교섭단체 대표자도 아닌 정파적 이해관계로 뭉친 정치집단', '떼도둑 무리'라며 비판했다.

    하지만 정작 한국당에서도 협상보다는 황 대표 중심으로 국회에 극렬 지지자를 끌어 들이는 등 '강경투쟁'과 '장외'에만 맴돈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으며, 민주당의 공격 지점이 됐다.

    협상의 장이 될듯했던 4+1도 이견을 보이는 등 '밥그룻 싸움'이 표출되며 도마 위에 올랐다. 선거 개혁보다는 지역구 의석 지키기에 골몰한다는 지적을 산 것이다. 균열 조짐을 파고든 한국당에서 '선거법 원안 무기명 표결론'을 제시했으나, 정작 원안을 대표 발의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부결 가능성을 우려해 이를 거부하는 황당한 상황도 벌어졌다.

    꼼수와 편법의 절정은 법안 의결의 장인 '본회의'를 앞두고 펼쳐졌다는 평가다. 지난달 29일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막기 위해 민생법안 등 199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민주당은 여론전을 펼치며 본회의를 미루다가 지난 10일 '4+1' 예산안을 강행했다. 한국당은 '무더기 예산안 수정안'을 내며 반격을 꾀했지만 무산됐다.

    4+1 선거법 합의 이후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여야는 또 충돌했다. 문희상 의장은 애초 27번째 안건인 선거법을 앞으로 당겨 상정했고, 거세게 항의하던 한국당은 필리버스터에 돌입해 25일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위해 임시국회를 3~4일씩 여는 '쪼개기' 전략을, 한국당은 또다시 필리버스터 '맞불' 전략을 구상하고 있어 정치권의 꼼수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