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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구하기' 나섰던 親文 김경수·백원우, 기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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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수 구하기' 나섰던 親文 김경수·백원우, 기소할까?

    • 2020-01-21 05:00

    檢 '감찰 중단' 조국 공소장 공개
    유재수, 청와대 안팎 실세 '김경수·윤건영'에 "SOS"
    檢 "김경수 등 청탁 받은 백원우, 조국에 '정권 초에 비위 알려지면 안 돼'"
    법조계 "추가 기소해도 이상하지 않아"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사진=노컷뉴스DB/연합뉴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친문(親문재인) 핵심인사들이 2017년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을 무마시키기 위해 사실상 발 벗고 뛴 것으로 검찰이 파악하면서 이들의 기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특히 청와대 밖에서 김 지사가 적극적으로 '유재수 구명 청탁' 활동을 했으며, 백 전 비서관이 그와 소통하며 감찰 중단 의견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이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 유재수 "SOS"→ 김경수 "잘 봐줘"→ 백원우 "봐 달래"→ 조국 '감찰중단'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해당 감찰의 총책임자였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최근 재판에 넘겼다. 지난 20일 공개된 검찰의 관련 공소장에는 당시 친문(親文) 인사들이 '유 전 부시장을 봐 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조 전 장관에게 직·간접적으로 개진한 점이 적시됐다.

    이에 따르면 유 전 부시장은 청와대 감찰의 칼날이 자신을 향하자 '보수 정권에서 빛을 보지 못하다가 이제야 금융위원회 국장이 됐는데 감찰을 받게 돼 억울하기 때문에 국장직을 유지하게 해 달라'는 취지로 청와대 안팎 정권 실세로 통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구했다.

    대표적 친문 핵심인 청와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과, 국회의원이었던 김 지사에게 'SOS'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윤 실장과 김 지사는 공통적으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게 '유재수와 참여정부의 연결고리'를 언급하며 유재수 구하기에 나섰다.

    윤 실장은 "유재수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사람으로 나와도 가까운 관계"라고 말했고, 김 지사는 더 나아가 "참여정부 시절 우리와 함께 고생한 사람이다. 감찰을 받고 있는데 억울하다고 하니 잘 봐 달라"는 취지로 백 전 비서관에게 부탁했다.

    뿐만 아니라 김 지사는 백 전 비서관을 통해 감찰 진행 상황까지 파악한 뒤 유 전 부시장에게 '(금융위) 국장 자리를 계속 수행하는 건 어렵다'는 답을 주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이 공소장에 '김 지사 등의 구명청탁'이라는 표현을 쓴 데에는 그의 행동이 유독 적극적이었다는 판단이 녹아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친문 실세들의 메시지는 백 전 비서관의 입을 통해 조 전 장관에게 전달됐다. 백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에게 '참여정부 인사들이 (유재수를) 봐 달라고 한다'는 말과 함께 '유재수는 현 정부 핵심 인사들과 친분관계가 깊은데 정권 초기에 이런 배경을 가진 인사의 비위가 크게 알려지면 안 된다'는 의견까지 덧붙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은 '추가 감찰이나 수사의뢰' 필요성을 역설하는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 "여기저기서 전화가 많이 온다"며 백 전 비서관과 상의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박 전 비서관의 뜻과는 달리 감찰 중단을 결정했다. 이는 감찰 초기 "계속 진행하라"던 조 전 장관의 기존 입장과는 배치되는 결론이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사진=노컷뉴스DB)

     

    ◇ 법조계 "백원우·김경수 공범으로 봐도 과하지 않아"…신중론도 일각에

    공소 내용을 종합하면 유 전 부시장의 구명 청탁이 결과적으로 통했으며, 주된 통로는 김 지사와 백 전 비서관이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검찰도 이번 감찰 무마 의혹의 책임자를 누구까지로 볼 것인지를 두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백 전 비서관은 피의자, 김 지사는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사실도 이미 알려졌다. 서울 동부지검은 지난 17일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다른 관여자들에 대한 공범 여부는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한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공소장에 적시된 '감찰 무마' 관련 핵심 인물들에 대해 기소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백 전 비서관이 청탁성 발언을 했다면, 그가 조 전 장관에게 영향을 끼칠만한 인물이었는지 사실관계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며 "조 전 장관이 구체적 비위 내용을 담은 감찰 보고를 받은 뒤 '백원우와 처리를 상의해보라'고 한 대목을 보면 그런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범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변호사도 백 전 비서관에 대해 "공범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직제상으로 조 전 장관에게 무언가를 시키는 위치는 아니지만, 읍소·청탁도 교사(敎唆)의 일종이라고 보는 게 다수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백 전 비서관에게 교사를 한 사람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공범관계가 성립된다고 본다"며 "김 지사 역시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무리한 기소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반면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만으로는 추가 기소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일각에서 나온다. 또 다른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공범이 되려면 대가가 오고 가거나, 역할 분담을 했다는 등의 구체적인 공모행위가 뒷받침 돼야 한다"며 "그런게 입증되지 않았다면 기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한편, 조 전 장관이 이 사건으로 기소되기 전 심재철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은 내부 회의에서 "조 전 장관은 무혐의가 맞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부하 검사로부터 항의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조 전 장관의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법원이 "죄질이 나쁘다"며 혐의를 일부 인정한 만큼, 심 부장의 무혐의 주장에 대해 검찰 안팎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검찰 내부에서 혼란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이뤄질 검찰 중간간부 인사도 향후 수사 방향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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