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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손수호] "성산대교 SUV 추락, 4가지 미스터리"

사건/사고

    [탐정 손수호] "성산대교 SUV 추락, 4가지 미스터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가져오신 이 사건. 사실은 저도 좀 주의 깊게 보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저도 그 성산대교를 왔다 갔다 여러 번 했었거든요. 서울 한복판에 있는 그 성산대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대낮에 벌어졌는가. 저도 미스터리해서 좀 궁금했는데 그걸 가져오셨다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틀 전이었죠. 서울 성산대교를 지나던 차량 1대가 한강에 추락했습니다. 운전자는 사망했고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진 사실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사고가 왜 일어났을까. 차량이 난간에 충돌한 이유는 무엇일까 추측을 해 보고요. 그와 관련해서 또 다른 자동차 사안을 좀 소개하려고 합니다.

    ◇ 김현정> 어제 하루 종일 이 사건 때문에 술렁였습니다마는 혹시 잘 모르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니까 간략하게 좀 사건 개요를 설명해 주세요.

    ◆ 손수호> 화요일 낮 정오를 조금 지난 무렵이었는데요. 한 SUV 차량이 성산대교를 달리다가요. 오른쪽 난간에 부딪치고 한강으로 떨어졌습니다. 당시 3차로를 주행하다가 갑자기 우측으로, 오른쪽으로 틀어서 인도로 돌진한 다음에 난간을 들이받고 강으로 추락했는데요. 경찰이 곧바로 나서서 20분 만에 운전자를 구조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 김현정> 한강 다리 건너보신 분들은 아시잖아요. 성산대교 건너본 분들 많으시잖아요. 난간이 낮지가 않은데 어떻게 차량이 난간을 넘어서 추락했는가. 이해가 잘 안 가실 거예요.

    ◆ 손수호> 사실 그 사고 직전에 저도 그쪽을 이동했거든요, 같은 자리를. 교량 보강 공사 때문에 임시 교량이 설치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최근에 다녀보신 분들은 그럼 아시겠군요.

    ◆ 손수호> 네. 위험성을 또 많은 분들이 지적을 했습니다, 그동안도.

    ◇ 김현정> 임시 교량이 설치된. 기존의 그 높은 난간이 아니라는 얘기예요.

    ◆ 손수호> 난간이 이제 충돌 차량을 막을 정도로 튼튼하지는 않았던 거죠. 물론 난간이 더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사실 그 정도로 충돌하면 충분히 추락할 수 있는 상황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미스터리는 왜 추락했느냐라기보다, 왜 난간이 그걸 막지 못했느냐라기보다는 왜 그쪽을 향해서 별안간 돌진했는가. 이 부분이 되겠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유사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혹시 세상을 떠난 배우 김주혁 씨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 김현정> 기억나죠. 그것도 참 갑작스러웠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2017년 말이었는데요. 갑자기 속도를 내서 앞차를 한 번 들이받았습니다. 그리고 또 곧바로 이어서 해 한 번 더 들이받고 그다음에 인도로 돌진해서 아파트 벽면에 부딪히고 2m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죠.

    ◇ 김현정> 그때도 사고 원인이 미스터리로 남지 않았어요?

    ◆ 손수호> 네. 왜 도대체 차량이 그런 돌진을 했는지, 왜 그런 진행을 했는지 굉장히 좀 이해가 안 되는 사건이었죠.

    ◇ 김현정> 왜 갑자기 핸들을 꺾었는가. 왜 갑자기 인도로 돌진했는가. 그 사건과 이번 성산대교 사건이 좀 유사한 면들이 있어 보이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가능성을 좀 짚어보겠는데요. 크게 네 가지로 살펴볼 수 있겠습니다. 첫 번째는 운전 미숙. 성산대교 사고의 목격자가 있습니다. 이렇게 말했어요. 차량이 갑자기 굉음을 내며 돌진했다라고 한 건데요. 그런데 사고 현장에 스키드마크가 없는 거예요. 즉 타이어가 밀린 자국이죠. 타이어가 밀린 자국이 남아 있지 않았어요.

    ◇ 김현정> 브레이크를 밟았을 경우에 끽 하면서 자국 남는 거.

    ◆ 손수호> 노면에 남죠, 자국이. 그런데 이런 자국이 없었다는 걸 볼 때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거나 아니면 밟았지만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은 거 아니냐.

    ◇ 김현정> 둘 중 하나네요.

    ◆ 손수호> 이건 김주혁 씨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만약에 실수로 앞차를 들이받았다면 곧바로 이어서 또 한 번 더 들이받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또 그 후에 우측으로 돌진했는데 이걸 운전자의 실수라고 볼 수 있을지 저는 상당히 의문입니다.

    ◇ 김현정> 두 번째 가능성은요?

    ◆ 손수호> 신체 이상인데요. 술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였거나 아니면 갑자기 몸에 건강상의 이상이 생겨서 가속페달을 밟은 상태로 정신을 잃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죠.

     


    ◇ 김현정> 이건 부검을 하거나 이러면 밝힐 수 있습니까?

    ◆ 손수호> 부검에서 지병이 있는지 당시에 약물을 복용했는지 술을 마셨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게다가 심근경색 흔적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김주혁 씨 부검 결과 미량의 항히스타민제 외에는요. 알코올이나 다른 약물, 독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심근경색 여부도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거든요. 즉 신체 이상에 의한 사고 가능성도 상당히 낮아지는 거죠. 성산대교 사건. 운전자의 부검 결과도 한번 살펴봐야겠습니다.

    ◇ 김현정> 운전 미숙이나 신체 이상이 아니라면 세 번째 가능성은 또 뭐가 남습니까?

    ◆ 손수호> 조심스럽지만 고의 사고의 가능성.

    ◇ 김현정> 운전자가 고의로요?

    ◆ 손수호> 네. 성산대교 사고 유족들은 운전자에게 특별한 징후는 없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우울증이라든지 이런 것들. 신변 비관의 어떤 징후 같은 것들.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외의 다른 이야기들도 들리지 않거든요. 또 사고 현장 상황상 고의 사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분석도 있어요. 즉 만약 고의로 사고를 내려면 그렇게 그런 장소를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손쉬운 장소를 택하지 않았겠느냐라는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또 반대 해석도 가능합니다. 즉 여러 가지 이유로, 금전적인 이유로 고의 사고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일부러 부자연스러운 장소를 선정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거죠.

    ◇ 김현정>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들은 가능성이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가능성인데 가능성이 낮거나 아직 알 수 없는 것들을 지금 주로 말씀하셨다면 네 번째 가능성은 뭡니까?

    ◆ 손수호> 차량 결함인데요. 차량이 운전자의 조작과 달리 엉뚱하게 마음대로 움직였을 가능성입니다. 특히 급발진도 여기에 포함되겠죠.

    ◇ 김현정> 안 그래도 이 사고가 나온 다음에 그 밑으로 여러 댓글들이 달리잖아요. 급발진 얘기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시던데 손 탐정도 개인 의견입니다마는 그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보시는 거예요?

    ◆ 손수호> 글쎄요. 다른 특별한 단서가 나오지 않는다면 충분히 의심은 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고요. 경찰도 지금 급발진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사건의, 이 사고의 원인을 좀 짐작하기 위해서는 이게 고인과 유족의 명예와 또 직결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당연히 그 부분은 말씀을 드리겠고요. 그런데 만약에 이번 사고의 원인이 급발진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그렇게 확인될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설사 급발진이라고 해도 급발진이라고 확정 안 될 거다? 이건 무슨 말씀입니까?

    (사진=연합뉴스)

     


    ◆ 손수호> 우리나라에 매년 100여 건의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있거든요. 그리고 교통사고를 일으킨 운전자가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급발진이라고 공식적으로 확인된 경우가 몇 건이나 있을까.

    ◇ 김현정> 글쎄, 뭐 적을 것 같기는 해요. 다섯 손가락 정도 안에 들지 않아요?

    ◆ 손수호> 다섯 손가락 안에 당연히 들고요. 1건도 없습니다.

    ◇ 김현정> 1건도 없어요?

    ◆ 손수호> 자동차 제조사 상대로 여러 건의 소송이 진행됐지만 결국 대법원까지 가면 모두 패소했죠.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그렇다 보니까 설령 이번 사건이 급발진 사고라고 가정하더라도 그런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동안 급발진을 다뤄달라는 요청이 적지 않았어요. 그리고 또 최근에 미국에서 테슬라 전기차 50만 대의 급발진 어떤 위험성 조사 여부를 당국이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있었고 그리고 또 테슬라가 조금 전에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거는 주식 공매도 세력의 어떤 공작이다. 이러면서 강력 반발 메시지도 냈죠.

    ◇ 김현정> 그럼 이래저래 급발진 얘기가 나왔으니까 급발진 얘기를 조금 더 해 보죠. 왜 이렇게 의심 사례, 나 급발진 당했어요라고 하는, 제가 직접 경험했어요라고 하는 이런 제보자들이 나오고 당사자들이 나오는데도 소송에서 전부 패소하는가. 왜 그런 거예요?

    ◆ 손수호> 첫 번째 정보의 비대칭인데요.

    ◇ 김현정> 무슨 말입니까?

    ◆ 손수호>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원고가, 즉 소비자가 자동차 제조사의 잘못을 증명해야 되는 게 원칙입니다.

    ◇ 김현정>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스스로?

    ◆ 손수호> 그렇죠. 민사 소송의 원칙이니까요. 그런데 이제 약간 예외는 있어요. 제조물 책임법이 개정되면서요. 피해자가, 소비자가 정상적으로 제조물. 자동차를 사용하던 중에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증명하면 제조물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제조사가 잘못 없음을 증명해야 되는 상황이 되거든요. 이건 소비자를 위한 법이죠.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동차에 대해서 자동차 제조사만큼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소비자와 제조사 사이에 정보 격차가 워낙 커요.

    ◇ 김현정>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그걸 설계하고 만들고 그 모든 정보를 다 가지고 있는 제조사를 따라갈 수가 없다. 이 말씀이시군요.

    ◆ 손수호> 그렇죠. 결국 이 자동차 제조사는 차에 대한 모든 기술 자료를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또 비슷한 사고에 대한 과거 사례까지 정보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재판을 해도 쉽지 않게 되는 거죠.

    ◇ 김현정> 하나마나다.

    ◆ 손수호> 의료 소송, 환경 소송. 그리고 또 이런 소비자 소송의 특징인데요. 그래서 미국식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법정 드라마, 특히 외국 드라마 미드 이런 거 보면 자주 나오는데요. 소송 시작하는 단계에서 서로 상대방으로부터 산더미 같은 자료 박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주니어 변호사들이 밤새 검토하죠, 밤새면서. 이런 장면 자주 나오는데 바로 그겁니다.

    ◇ 김현정> 그게 미국식 디스커버리 제도예요?

    ◆ 손수호> 네. 소비자 그리고 제조사 양쪽이 서로 자료를 미리 제출하고요. 그걸 다 검토하는 건데. 그 제출 요구를 거부하면 상대방 주장 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우리는 이제 그런 제도가 없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이 지는 데 기인하고 있다. 두 번째 이유.

    ◆ 손수호> 실제로는 급발진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

    ◇ 김현정> 아니, 급발진 당했다고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급발진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 손수호> 급발진 의심 사례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조사를 해 보면 80%는 운전자의 과실로 확인됩니다. 특히 2017년에 사고 영상 공개되면서 이거는 진짜 급발진이다. 이건 증거도 있다. 확실하다라고 생각했던 고급 승용차 사건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그런데 나중에 운전자가 고백을 했습니다.

    ◇ 김현정> 뭐라고요?

    ◆ 손수호> 사실은 주차장에서 올라가다가 제가 핸들을 잘못 돌려서 인도로 돌진한 겁니다. 그리고 또 브레이크인 줄 알고 가속 페달을 밟은 사례는 굉장히 많아요. 결국 실수가 많고요. 또 일부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도 문제인데 특히 이제 자동 변속 장치 차량에서 한발로 운전하는 게 아니라 양발로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김현정> 양발 운전도 가능해요?

    ◆ 손수호> 위험하죠. 하면 안 되는데 그런 운전 습관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거든요. 좀 고칠 필요가 있겠고요. 그뿐만 아니라 터보차저라는 기능도 급발진 의심 사고를 만드는 원인 중 하나인떼요.

    ◇ 김현정> 터보차저가 뭡니까?

    ◆ 손수호> 요즘에는 여러 가지 규제 때문에 엔진 크기를 줄입니다. 그리고 대신에 터보차저라는 장치를 장착해서 출력을 올리는데요. 힘을 모았다가 앞으로 쏴주는 거예요. 그런데 급경사 도로를 빨리 올라갈 때 빨리 가려고 가속 페달을 밟습니다. 그러다가 언덕을 올라갔다가 내려가게 되는데요. 그때 뒤늦게 터보차저가 동작을 하면, 작동을 하면 갑자기 튀어나가는 거죠. 이걸 급발진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상당히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소비자 입장에서 오해할 만하네요. 이런 기능인지 모를 수 있겠네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급발진 의심 사례 80%가 이런 식으로 운전자 실수를 마지막에 인정하고 실수다라고 밝혀진다고 해도 20%가 남잖아요. 그런데 그거 왜 안 밝혀지는 겁니까?

    ◆ 손수호> 그 20%는 진짜 급발진일 수 있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또 그동안의 사례들을 보면 그 나머지 20%도 운전자 과실로 밝혀지지 않았을 뿐이지 다른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상당히 있는 거예요. 그럼에또 그럼에도 급발진을 계속해서 의심하는 건 역설적으로 아직까지 단 한 건도 공식적으로 급발진으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이거는 급발진이다. 이거는 아니다. 정확히 구분되지 않다 보니까.

    ◇ 김현정> 그래서 여러 음모설도 많잖아요.

    ◆ 손수호> 자동차 회사들이 국토부에 로비를 했다. 또는 이거는 법원을 매수했다. 그리고 또 수출에 지장이 생길까 봐 일부러 모른 척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또 이런 로비 때문에 드러나지 않고 확인되지 않는 것뿐인지 급발진은 분명히 있고 굉장히 많다. 이런 인식이 퍼져 있는 게 혹시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에서 급발진이 1건도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은 이유 세 번째는 뭡니까?

    ◆ 손수호>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 김현정> 다른 나라도 그래요?

    ◆ 손수호> 급발진 문제가 세계적인 관심 사안이거든요. 그런데 외국에서도 대부분 원인 불명으로 나옵니다. 특히 운전자 부주의로 결론 나오는 경우도 굉장히 많은데요. 일본이 83년부터 89년까지 6년 동안 1100건 넘는 의심 사례를 정부와 자동차 회사들이 함께 조사했어요. 아주 세밀하게 조사했는데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정부하고 자동차 회사가 같이 손잡고 해도 못 찾았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급발진이 확인된 건 몇 건이 있을까. 여기에는 2건이 있는데요. 2009년 미국으로 갈게요. 렉서스 차량 급발진 사고로 일가족이 사망했습니다. 조사해 봤더니 운전석 발 밑에 깔려 있던 매트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던 거예요. 그런 결함이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그 매트가 가속 페달 위로 올라가서 결국은 가속 페달이 계속 밟혀져 있게 한 거죠. 결국 급가속이 됐고요. 결국 그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가속 페달을 밟은 다음에 발을 떼도 원래 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문제까지 추가로 발견됐거든요. 결국 1000만 대 이상 리콜되고 자동차 회사 이미지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었죠.

    ◇ 김현정> 그런데 이건 매트가 페달에 끼인 경우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멀쩡하던 차가 갑자기 확 나가는 급발진하고는 좀 다르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매트를 누른 거니까 약간 좀 다르기는 한데 그런데 이 도요타에서 또 일이 생깁니다.

    ◇ 김현정> 어떤 거요?

    ◆ 손수호> 2007년에 일어났던 캠리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가 2018년에 민간 업체에 의해서 증명된 건데요. 엔진 컨트롤 시스템 소프트웨어 오류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가속 페달 밟은 걸로 인식을 해서 실제로 차가 급발진한 거예요. 오류 방어 수단도 작동하지 않았고요. 그리고 이 급발진 여부 증명에 참여했던 당국의 엔지니어들을 매수해서 어떤 실제와 달리 매트와 가속 페달에 집중하도록 노력했거든요. 그리고 미국에서 무려 12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조 300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습니다.

    ◇ 김현정> 이게 자동차 업계 최대 액수였던 걸로 제가 알아요.

    ◆ 손수호> 맞습니다. 리콜 비용도 우리 돈으로 4조 6000억 원 이상이었거든요. 이런 사례들이 전 세계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의 급발진으로 인정된 거의 유일한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캠리 건이 거의 유일한, 하나 있었던 급발진 인정 사례다. 오늘 성산대교 사고 미스터리부터 시작해서 평소에 궁금했던 급발진 얘기까지 가봤는데 손 탐정님 준비 쭉 하시면서 뭔가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들이 좀 있다고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사실 제가 자동차 전문가는 아니고 기술자, 엔지니어가 아니기 때문에 급발진이 있는지 없는지를 제가 판단하기는 어려워요. 앞으로도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실제 존재하는지 여부를 좀 확인하는 그런 노력을 해야 되는 상황이고요. 정부도 적극 나서야 되고. 징벌적 손해 배상 제도를 이야기해야 되겠습니다.

    ◇ 김현정> 징벌적 손해 배상. 이거 저희 인터뷰하면서도 많이 나왔던 얘기인데 또 한 번 강조하시는 겁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법조계에서도 참 여러 차례 논의를 하고 있는데요. 잘못을 해서 상대방에서 손해를 끼치면 당연히 손해를 배상해야죠.

    ◇ 김현정> 당연히 해야죠.

    ◆ 손수호> 그런데 우리나라 현행법에 따르면 그 배상액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 법상 손해가 뭐냐. 잘못이 없었을 때 상태와 잘못을 한 상태의 그 차이를 말해요. 그 차이만 배상해 주면 됩니다. 따라서 생각보다 크지 않은데요. 하지만 징벌적 손해 배상제가 도입되면 행위자의 불법 행위 정도가 큰 경우에 어마어마하게 큰 금액을 징벌적으로 배상해야 된다.

    ◇ 김현정> 손해만큼이 아니라 벌을 주는 차원이니까 더 많이 배상해야 되는 거군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런 수단이 있다면, 이런 조치가 취해 질 수 있다면 급발진이 자동차 제조사의 책임으로 드러날 경우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특히 회사가 휘청거릴 수 있고요. 심지어 도산하는 경우도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꼭 자동차뿐이 아니더라도 내가 이렇게 어렵게 마음고생하고 돈 들여서 소송했는데 나중에 손해액이라고는 요만큼 돌아오는 거면 안 할래. 이러는 분도 많거든요. 그런데 징벌적 손해 배상제가 되면 이런 것들이 더 책임 있게 뭔가를 제조사가 만들 것이다.

    ◆ 손수호> 2018년에 제조물 책임법이 제정되면서 징벌적 손해 배상 제도가 도입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본질적인 그런 의미에서 원래 본래 의미였던 징벌적 손해 배상이라고 보기가 좀 어려워요.

    ◇ 김현정> 제한이 있었죠?

    ◆ 손수호> 실제 손해의 3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로 제한되거든요. 효과가 미미하죠.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성산대교 미스터리부터 시작해서 두루두루 많은 이야기들 잘 들었습니다. 손수호 탐정, 손수호 변호사 고맙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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