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단체의 광화문 집회에서 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 전광훈 목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청와대 앞 폭력 집회를 주도하고 헌금을 불법 모금한 혐의 등을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3일 오전 전 목사를 소환해 기부금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중이다. 전 목사의 경찰 출석은 지난해 12월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한차례 조사한 이후 50여일 만이다.
경찰은 지난달 22일에도 출석을 통보했지만 전 목사가 거부하면서 당시 조사는 무산됐다.
경찰에 따르면 전 목사는 신고하지 않은 기부금 가운데 6000여만원을 청와대 앞 범국민투쟁본부 농성 현장 인근의 한 다세대주택을 임차하는데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기부금품법은 1000만원 이상 기부금의 경우 지방자치단체나 행정안전부에 사용 계획을 내고 등록 절차를 밟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개신교계 시민단체 '평화나무'는 "전 목사가 광화문광장 집회에서 예배 형식을 내세워 거액의 돈을 모금하는 과정에서 1000만원을 크게 넘는 금원을 모집할 수 있다고 인지했으면서도 사전등록을 하지 않았다"며 전 목사를 고발했다.
전 목사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면서 "종교단체에 헌금하는 걸 불법 모금이라고 몰고 가서 조사하는 나라가 대한민국 빼고 지구촌 어느 나라에 있냐"며 "30년 전부터 해온 헌금제도를 기부금 모금이라고 하는데, 용어를 혼동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이날 전 목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전 목사는 오는 4월로 예정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서울 용산구의 한 교회에서 자유통일당 지지를 공개적으로 호소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했다. 이에 대해 전 목사는 "조사를 해서 나중에 판결을 받아봐야 알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현재 전 목사는 기부금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외에도 집회시위법과 횡령·사문서 위조·내란선동 등 10여개의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서울 혜화경찰서는 전 목사가 이단 해제를 대가로 특정 목사에게서 5억원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중이다. 배임수재라는 중대 범죄 가능성이 있는 이 사건에 대해서도 전 목사의 출석 거부로 아직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이날 주요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배임수재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집회시위법 위반 등 혐의로 전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범죄 혐의 관련 지시와 관여 정도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경찰은 보강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