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현주 아나운서 SNS 화면 캡처
MBC 아나운서 임현주가 브래지어를 차지 않고 생방송을 진행한 뒤 소감을 전했다.
임현주는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1겹의 속옷을 뛰어 넘으면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1인치의 장벽 봉 감독님 오마주)"라며 "노브라로 생방송하던 날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지만 겉으로 티 나지 않아서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이렇게 해보고 나니 이젠 뭐 어떤가 싶어졌다. 뭐든 시작이 망설여지는 법이죠. 공감과 변화는 서서히"라고 전했다.
앞서 임현주는 지난 2018년 4월 12일 둥근 뿔테 안경을 쓰고 MBC 아침 뉴스 '뉴스투데이' 앵커로 나서, '여성 앵커는 안경을 쓰지 않는다'는 그간의 고정관념을 깼다.
당시 임현주는 "이벤트로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내가 안경을 (방송에서) 쓸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저도 편하고 시청자도 좋다면 더 자주 안경을 껴서 시청자들도 익숙해지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는 안경이 필요한 날 고민 안 하고 편하게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노브라 생방송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진 셈이다.
임현주는 SNS에서 "대다수의 여성들이 브래지어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노브라를 지향하지만 망설이는 이유는 유두 노출에 대한 엇갈린 시선 때문일 것"이라며 글을 이었다.
"노브라 여성을 봤을 때 아무렇지 않게 자연스럽게 대할 사람이 현재로서 많다고 할 수 있을까?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지기 전에 단지 익숙하지 않아 어색함을 느끼는 데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결을 달리해 노브라를 무조건적인 비난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을 이전에 여러 사례를 통해 우리는 목격했다. '문란하다, 자극적이다, 자기 생각만 한다, 예의가 없다, 꼴보기 싫다…' 나는 잠시 뒤 노브라로 생방송을 하게 된다."
그는 "내가 노브라로 출연한다는 사실을 알고 같은 여자 출연자들이 더 반가워했다"며 "이전에 전혀 상상해 보지 못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난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대리만족이 섞여 있었다"고 했다.
"겉보기에 브래지어를 했는지 안 했는지 알 수 없는 의상이다. 보는 사람에게도 불편함이 없으리라 생각하니 나도 편안함을 느끼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방송에 임할 수 있었다. 혹시나 해서 살펴 본 시청자 게시판에도 항의글 하나 올라오지 않았다. '가끔 이렇게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방송 해도 되겠는데?' 신선한 경험이자 발견이었다."
임현주는 "노브라 촬영을 진행하며 남자 제작진들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며 "남자 PD는 이전에 브래지어에 와이어가 있다는 사실도, 그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답답함을 느낀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이해가 이해를 낳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니 혹여 노브라 기사에 성희롱적인 댓글을 다는 남자들이 있다면, 어느 더운 여름날, 꼭 하루는 브래지어를 차고 생활 해 보길 권합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