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트라웃 (사진=연합뉴스)
통산 세 차례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 미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4억 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 체결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마이크 트라웃이 사인 훔치기 논란에 대해 묵직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2020시즌 준비를 하고 있는 마이크 트라웃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현지 취재진을 만나 사인 훔치기에 가담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선수들에 대한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 트라웃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에 동의하기 어렵다. 선수들은 아무 징계도 받지 않았다"며 "사인 훔치기는 선수들이 주도한 일이다. 이 일로 다른 선수들의 경력이 영향을 받았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자체 조사를 통해 휴스턴이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사인 훔치기를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구단과 단장, 감독에 대한 징계만 내렸고 선수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징계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일부 휴스턴 선수들에 대한 존중심을 잃게 됐다는 마이크 트라웃은 "(2017년)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와 우승 반지를 빼앗아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어떤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징계 수위가 더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 트라웃은 "만약 내가 타석에 섰는데 다음에 어떤 공이 들어올지 미리 알 수 있다면 굉장히 즐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지난 14일 사인 훔치기를 공식 사과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사인 훔치기는 경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우리는 규정을 어겼기 때문에 사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마이크 트라웃은 사인 훔치기가 타자의 타격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주장이 말도 안된다고 일축한 것이다.
휴스턴은 구단주와 선수들이 직접 나서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그들을 향한 따가운 시선은 전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총재의 발언은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
롭 만프레드는 최근 "선수 처벌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휴스턴 선수들은 이미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앞으로 그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휴스턴의 2017년 우승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더 나아가 만프레드는 투수가 휴스턴 타자들을 향해 위협구를 던질 경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총재로서 선수를 보호하겠다는 생각은 당연히 타당하지만 사무국이 사인 훔치기를 주도한 휴스턴 선수들을 감싸안으려고만 하는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