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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열세에도 ‘요지부동’ 황교안…당내선 “판 흔들어야”

국회/정당

    종로 열세에도 ‘요지부동’ 황교안…당내선 “판 흔들어야”

    민주당 이낙연과 ‘종로 빅매치’ 초반 열세
    정권심판 내세우지 못한 채 ‘현상유지’ 지적 나와
    통합신당 과정서 당권 사수…“관료적 발상” 비판도
    현장행보 및 대안제시 등 종로 선거 변수될 것으로

    4.15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남동 일대에서 한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황진환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승부에서 초반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권심판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황 대표가 지역구 공약 수준을 벗어난 비전 제시와 동시에 당권 내려놓기 등 획기적인 ‘판 흔들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무난한 행보는 무난한 패배?…초반 행보 놓고 비판 목소리

    황 대표는 지난 7일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후보가 국무총리 퇴임 전인 지난달 13일 종로구 내 전셋집 계약을 하면서 사실상 출마 의지를 보인 것에 비하면 3주 이상 늦은 셈이다.

    황 대표는 전략적인 차원에서 출마 지역 결정이 늦어졌다고 해명했지만, 유권자들에게 이 후보와 정면 대결을 피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초반부터 열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의 자체 조사 결과(한국갤럽, 2020년 2월 11~13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이 후보 25%, 황 대표 10%로 나타났다. 정치권 안팎에선 황 대표가 출마 타이밍을 놓치면서 초반 기선제압을 당했지만, 총선이 두 달 가량 남아 반전의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후발 주자인 황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지 열흘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현상유지에 머무는 듯한 행보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여야를 대표하는 대선주자 간 승부인 만큼 격차를 좁히기 위해선 파격적인 비전 제시 등으로 이른바 ‘판 흔들기’가 필요한데 잠잠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18일 종로 1호 공약으로 ‘초등학교 신설’을 제시했다. 종로 내 일부 주거단지에 사는 학생들이 학교까지 이동하는 과정에 여러 개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는 등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내에선 지역구를 겨냥한 이같은 메시지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권의 패착을 겨냥해 이 후보와 차별성을 부각시켜야 역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당내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종로는 단순히 지역 선거가 아니다”라며 “이 후보와 지역 대결에 머물 게 아니라 현 정권을 향한 뼈아픈 메시지를 던지는 등 운동장을 넓게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미래통합당 띠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기자

     

    ◇ 보수통합 과정서 ‘리더’ 이미지 기회 놓쳐…극약처방 주문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분열됐던 보수진영이 3년 만에 뭉치는 과정에서 황 대표의 역할론에 대한 아쉬움도 남은 분위기다.

    자유한국당 수장이었던 황 대표는 지난 17일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전진당, 시민세력이 한 곳에 모여 만든 미래통합당에서도 대표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최고위원직만 기존 한국당(8명)에 4명을 신설해 외부 인사들에게 넘겨주면서 총 12명 체제로 변경했다.

    당내에선 황 대표가 당권을 내려놓고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개편 등을 통해 통 크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권에 매달리지 않을 경우 통합된 보수진영의 ‘리더’ 이미지를 얻는 동시에 화학적 결합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통합 과정에서 황 대표의 양보가 부족했다”며 “어차피 국회가 재편되는 총선을 앞두고 당 지도체제가 무슨 의미가 있나. 대표든 최고위원이든 한국당이 기득권을 주장하니까 ‘도로 새누리당’이라고 비판할 여지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종로 선거를 넘지 못하면 황 대표의 대선 플랜도 어그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대선불출마’ 등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당내 한 관계자는 “황 대표가 대선주자라고 하지만 지금은 눈 앞에 종로에 모든 걸 쏟아 부어야 한다”며 “대선 불출마 선언 등 충격 요법으로 종로라는 산을 넘고 나서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가적 비전 제시‧현장행보 관건…박빙 승부 관측도

    황 대표가 종로 빅매치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선 남은 약 두 달 동안 국가적 비전 제시와 현장 행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보수진영 내 선두를 달리는 대선주자인 만큼 정부 비판에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는 면모를 보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종로 선거가 수도권 판세와 연동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솔직히 일반 유권자들이 종로 내부 이슈들에 대해 관심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냐”며 “전체 당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게 황 대표가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종로 지역 내에서도 현장감이 드러나는 동선을 구성해 유권자들과 접촉면을 넓혀 가며 표심을 공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종로 출마 후보 캠프에 몸 담았던 한 당내 인사는 통화에서 “황 대표의 현재 동선을 보면 무난하게 지는 게임으로 가고 있다”며 “분식집에서 서민 음식 먹는 등 인위적인 연출에 신경 쓰지 말고 현장감이 보이는 곳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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