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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종로'서 전광훈 집회 강행…지자체 '금지명령'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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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닉 종로'서 전광훈 집회 강행…지자체 '금지명령' 고심

    • 2020-02-21 05:00

    전광훈 주도 '범투본' "이번 주말도 집회"
    현행법에 '지자체장, 감염병 예방 필요 조치해야…집회 제한·금지도 포함'
    서울시·종로구, '바이러스 확산 예방'이냐 '집회 자유 보장'이냐 딜레마
    지자체 관계자 "관련 법 검토"
    경찰 "지자체가 금지 명령 後 협조 요청 시 인력 지원 가능"

    전광훈 목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코로나 19 확진자가 한꺼번에 수십 명 급증하면서 팬더믹(대유행) 우려가 번지는 가운데, 이번 주말에도 주요 감염지역인 서울 종로 한복판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어 서울시와 종로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감염 예방' 차원에서 집회 금지나 제한 명령을 내릴 수는 있지만, 자칫 집회의 자유 침해 문제로 비화될 것을 우려해 판단에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경찰은 해당 조치가 내려질 경우 협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파악돼 지자체의 결정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전광훈 주도 범투본, 매주 종로 한복판 집회…이번 주말도 강행 계획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단체인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는 코로나 19사태 속에서도 매주 서울 종로구의 중심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왔다.

    지난 주말에도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참가자들이 각 지역 피켓을 들고 빌딩 앞 대로를 가득 메웠다.

    감염 확산세 속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행사가 우려스럽다는 여론도 비등하지만, 범투본은 이번 주말에도 어김없이 집회를 열겠다는 입장으로 파악됐다.

    범투본 관계자는 20일 "대규모 행사 때문에 문제된 적이 있느냐"며 "예정대로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29일에는 '3.1절 대회'를 열겠다며 '2000만 명 동원령'까지 내린 상태다.

    서울 종로구청 및 용역업체 관계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부터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인근까지 설치돼 있던 범투본, 전교조 등의 시위 천막들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 개시 선언과 함께 천막 철거 작업에 돌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감염병 예방법'에 "지자체장, 집회 금지 조치" 적시…서울시·종로구 "검토"

    그간 관련 지자체들은 집회의 자유를 인정해 불법 시설물 철거 외에는 범투본 행사에 별다른 개입을 하지 않았다. 경찰을 통해 감염 우려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안전한 진행을 당부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각지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100명을 단숨에 넘어서고 사망자까지 발생한 데다가, 특히 종로구 내에서만 6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법에 근거한 특단의 조치도 염두에 두는 기류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 49조 1항'에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시·도지사 또는 시장, 군수, 구청장 등 지자체장이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취해야 하는 조치들이 적시돼 있다. 해당 조치에는 '흥행, 집회, 제례 또는 그 밖의 여러 사람의 집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도 포함된다. 제한 또는 금지 명령을 어길 경우 같은 법 제 80조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이 법에 따라 집회 금지 또는 제한 명령을 주최 측에 내릴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집회 주최 측에 관련 통보를 한 적은 없다"면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집회 금지‧제한 규정을) 검토해오고 있지만, 시민들의 기본권과 연결된 사안이니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다. 계속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로구청 관계자도 "갑자기 확진자가 많이 나온 만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할 것"이라며 "해당 규정에 대한 법리검토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와 맞물린 집회이기에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경찰 "지자체 협조 요청 시 지원 불가피"

    이처럼 지자체가 '감염병 예방'과 '정치적 부담'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운데 경찰은 서울시장이나 종로구청장이 집회 금지 또는 제한 명령을 내리고, 현장 통제 과정에서 협조 요청을 할 경우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파악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자체가 금지·제한 명령을 내렸음에도 집회가 이뤄지고, 이에 대해 지자체 소속 공무원들이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행정 협조 요청을 하면 경찰이 충돌 방지 등을 위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농성 천막 철거 등 행정대집행과 비슷하게 경찰이 지자체의 요청에 따라 인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경찰은 전 목사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 목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1일에 예정돼 있지만 변경 가능성도 거론된다. 범투본 관계자는 이와 상관 없이 주말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전 목사가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각종 집회를 통해 특정 정당 지지발언을 하는 등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그를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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