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과 올 1월에 이어 세 번째 금리 동결 결정이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25%로 0.25%포인트 낮춘 바 있다.
코로나19로 수출부진과 내수위축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으나 이번에 동결을 결정했다.
금리인하시 경제회복에 즉각 반영될 지 확실치 않은 데다 금리 0%대 진입을 목전에 두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인하여력도 충분치 않은 것이 동결 배경으로 풀이된다.
금리를 또다시 인하했을 때 나타날 부작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전히 가계대출 증가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 총재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주택 가격이 안정됐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아직은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안전의 위기상황인 현 단계에서는 금리인하 보다는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나 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대책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통위의 결정과 관련해 비판적인 의견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충격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여파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가장 위축된 것이 소비이고 관광, 음식·숙박,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악화됐다. 한은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에 따르면 이번 달 전 산업의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10포인트 내린 65였다.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하락했다. 메르스가 퍼진 2015년 6월 때 만큼 떨어졌다.
앞으로 기준금리 결정은 코로나19 사태 전개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하면서 경제 파급영향이 커지면 오는 4월초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부진을 감안해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0.2% 포인트 낮춘 2.1%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