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 중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단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씨가 2일 신도들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19 확산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질문과 동떨어진 대답을 내놓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씨는 이날 오후 3시쯤 경기 가평 청평면에 있는 평화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회색 양복과 노란색 넥타이 차림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모습을 드러낸 이씨는 두 차례 엎드려 절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시종일관 떨리는 목소리로 '사죄'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해를 하고 있는 분들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하늘도 돌봐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책임을 시인하면서도, 신천지의 잘못을 따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으로도 읽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씨는 또 "우리 힘이 닿는데까지 최선을 다해 정부에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내부) 모임을 다 피하고, 중지했다. (시설도) 다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활동을 못하다보니 손발이 귀하다"며 "손발이 없어 협조를 잘 못하는 이런 지경에 있다"고 덧붙였다. 신도 명단 제공 등 신천지가 정부에 제대로 협조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내부 활동이 차단돼 자체 상황파악이 어렵다'는 논리를 댄 것으로 풀이된다.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이씨는 이미 발표했던 '(신도들을 향한) 특별편지'를 다시 꺼내 읽는 등 본인의 입장을 장황하게 설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은 거의 받지 않아 현장에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특히 이씨는 "(코로나19) 진단검사는 언제, 어디서 했느냐"는 질문에 "나는 음성이라는 것도 잘 모른다. 그러나 매년 10월이 되면 제가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며 "독감, 이런 것에 걸리면 사람을 만나서 접촉하면 안 되니까, 이번에도 여기서 기다렸다"고 다소 동떨어진 답변을 내놨다.
외부인과의 접촉을 피해 평화연수원에서 머물렀다고 밝힌 그는 "그동안 이곳에서 계속 있었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만히 있을만한 팔자가 못된다. 지난달 17일에 (이곳에) 왔다가 또 갔다 왔다(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대답에 '어딜 다녀온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지만 더 이상의 구체적인 답변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