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부통령(가운데)이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에서 미국정부의 코로나19 대응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CNN 캡처)
요새 미국의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일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팀장직을 맡겼기 때문이다.
펜스 부통령은 2월 29일(현지시간)부터 내리 3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백악관 기자실에 나타나 코로나19사태에 대한 미국 정부 대응을 설명하고 있다.
2일 발표 내용 중에도 우리나라와 관련된 내용이 역시나 들어있었다.
그는 "오늘 백악관 TF 회의에서 (앞으로) 12시간 이내에 이탈리아와 한국 전역의 모든 공항에서 (미국행) 직항편에 대해 모두 (의료) 검사를 한다는 것을 알게 돼 기뻤다"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 공항에서 미국으로 출발하는 모든 항공 승객들에 대해서 100% 의료검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은 우리 국토교통부가 전날 발표한 내용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사람들이 탑승하기 전에 공항에서 다양한 발열 검사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이행하는 데 있어 그들을 돕기 위해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락을 살펴보면 펜스 부통령이 말한 '그들'이란 인천공항 출국자 전수검사를 하겠다는 우리 정부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어지는 펜스 부통령의 발표 내용으로 다시한번 확인된다.
그는 "실제로 한국은 3시간 전에 모든 공항에서 모든 직항 비행기에 대해 검사를 이행(하기 시작)했다"며 "내가 말했듯이 이탈리아도 12시간 이내에 같은 작업을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펜스 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기뻤다"고 말한 것은 우리 정부의 전날 발표 내용을 전해 듣고 기뻐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코로나19 기자회견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결정은 어떻게 해서 펜스 부통령에게 전달돼 그를 '기쁘게' 했을까?
이와 관련해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코로나19 관련 우리 정부의 정례 브리핑을 실시간으로 영어로 통역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미한국대사관은 지난달 24일부터 '코로나19 대응 TF'를 설치한 이후 이날까지 모두 일곱 차례 회의를 열어 우리 정부의 조치사항과 주요 업데이트 사항을 미국정부에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국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미국 정부에 전달해 이해를 구하고 있는 것이 한국인들의 미국 입국 금지 같은 초유의 사태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한 이탈리아와 한국의 노력에 확신을 갖고 있으며, 그들의 투명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을 돌보기 위한 지칠 줄 모르는 노력에 대해 우리의 파트너들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적은 것도 그 때문으로 보인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도 전날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매우 선진화된 공중보건과 의료시스템', '투명한 리더십', '정부 차원의 매우 적극적인 조치 단행' 등을 들며 두 나라의 대응을 긍정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