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중심가 지하철역 인근을 마스크를 쓰고 지나가는 행인 (사진=연합뉴스)
영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새 30명 이상 증가하면서 100명을 돌파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잉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이날 잉글랜드 중남부 레딩의 로열 버크셔 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평소 기저질환을 갖고 있던 이 노령층 환자는 전날 저녁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전에 일본에 정박 중이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했다가 코로나19로 사망한 영국인은 있었지만, 영국 내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기준 116명으로 전날 대비 30명 이상 늘어났다.
잉글랜드 지역이 105명으로 가장 많고, 스코틀랜드 6명, 북아일랜드 3명, 웨일스 2명 등이다.
이처럼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4단계 대응계획 중 1단계 '억제'에서 2단계 '지연' 단계로 옮겨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휘티 교수는 이날 하원 보건사회복지위원회에 출석, 영국 국민이 이제 해외 사례와 관계없이 감염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총리실은 정부 대응이 억제에서 지연으로 넘어가면 이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연 단계에서의 대응 조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형 이벤트 금지, 학교 휴업, 재택근무 장려, 대중교통 이용 억제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BBC는 밝혔다.
다만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ITV에 출연, 정부의 비상사태 과학적 자문그룹(Sage)에 따르면 학교 휴업이나 대규모 행사 취소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휘티 교수는 코로나19 확산은 "마라톤이지 단거리 스프린트가 아니다"라면서 대중이 식료품이나 의약품을 비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 경쟁당국은 유통업체 등이 코로나19 확산에 맞춰 손 세정제 등 위생용품의 가격을 올리는 행위가 적발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