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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마음아파트 입주 '종교 조사' 했다…신천지 숨겨

사건/사고

    [단독] 한마음아파트 입주 '종교 조사' 했다…신천지 숨겨

    입주민 66%가 신천지인 아파트 통째 격리
    대구시 조례상 입주민 사전 종교 조사 확인
    대구시 "종교 조사 안 했다"는 사실과 달라
    아파트 관계자 "신천지 신도들, 무교·기독교로 표시"
    대구시 늑장 논란…권영진 "방역 끝나고 철저히 조사"

    코로나19 확진자 수십명이 나오고 주민 약 70%가 이단 신천지 신도로 확인된 대구 한마음아파트에서 입주 시 주민들의 종교를 파악해온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대구시는 그간 입주민 종교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거듭 밝혀왔지만, 실제로는 입주 당시 종교를 조사했던 것이다. 이 아파트에 거주했던 상당수 신천지 신도들은 '무교'나 '기독교'로 종교를 숨겨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대구에서 국내 첫 아파트 대상의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130여 가구가 사는 것으로 전해진 이 아파트에선 지금까지 46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7일 해당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입주민 66%가 '신천지'…대구시 "신천지와 무관, 종교 조사 안 해"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는 대구시 종합복지회관이 운영하는 임대아파트다. 주민 142명 중 94명(66%)이 신천지 신도로 확인됐고, 코로나19 확진자 46명 모두 신천지 신도였다.

    보증금 21만원대, 월세 2만~5만원대로 저렴한 이 아파트에 신천지 신도가 어떻게 모여 살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자, 대구시는 "신천지와 전혀 무관하다"며 부인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종교와 무관하게 35세 미만 여성을 위해 대구시가 저렴하게 임대하는 아파트"라며 "입주할 때 종교나 이런 것들을 확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구 종합복지회관 관계자도 "입주 신청서를 쓰는 양식에 종교를 적는 란이 없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 (사진=연합뉴스)

     

    ◇ 입주자 카드로 통해 종교 파악…대구시 해명과 정면 배치돼 논란

    그러나 해당 아파트는 입주자 관리 차원에서 '종교'를 조사해왔던 것으로 취재 결과 파악됐다. 대구시 종합복지회관 운영조례 시행규칙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입주민은 '입주자 관리카드'를 작성해 대구시 종합복지관장에게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돼 있다.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입주자 관리카드 작성 양식'에는 이름, 생년월일 등 입주자 인적사항과 함께 입주자 종교를 적는 란이 있었다. 입주 신청 과정에서는 종교 조사를 따로 하지 않지만, 입주가 확정된 사람을 대상으로는 종교를 파악한 것이다.

    ◇신천지 입주민들 '무교' '기독교' 기입해 종교 숨겼다

    아파트에 사는 신천지 신도들은 종교란에 '무교' 또는 '기독교'라고 적어 신천지임을 숨겨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아파트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관리인은 CBS와의 통화에서 "신천지 신도 중 자신이 신천지에 다닌다고 밝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며 "모두 무교 혹은 기독교로 (관리카드에)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정 종교라는 이유로 입주 대상이 되거나 하는 일은 없었지만 입주하게 되면 종교를 묻는 란이 있다"면서 "대구시가 왜 입주민 종교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입주민 중 신천지 신도가 과도하게 많은 것에 대해서는 "애초 신천지가 이렇게 많지는 않았다"며 "몇 달 전쯤부터 신천지 신도 10명 정도가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현수막까지 걸고 포교를 했다. 이후 갑자기 흰 블라우스에 검정 하의를 입은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신천지 신도들은 통상 집회장에서 하얀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입는다고 한다.

    이단 전문가들은 일부 신천지 신도가 아파트에 먼저 입주한 뒤 다른 교인들을 불러들였거나, 아파트 안에서 적극적으로 포교 활동을 벌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단상담소 영남상담소장 황의종 목사는 "90명이 넘는 신도 중 적어도 절반은 신천지를 다니는 상태로 아파트에 들어갔을 것으로 본다"며 "신천지 다대오지파와 아주 가까워 출퇴근이 용이하다"고 말했다.

    황 목사는 "신천지 신도들 대부분은 직장 생활을 제대로 못해 안정적인 수입을 갖기 힘들다"며 "최소한의 경비로 생활해야 하는데 이런 임대아파트는 최적의 주거지다. 1~2명이 들어가면 아마 줄줄이 유입됐을 것"이라고 짚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대구에서 국내 첫 아파트 대상의 코호트 격리가 시행됐다. 130여 가구가 사는 것으로 전해진 이 아파트에선 지금까지 46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7일 해당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대구시 늑장 대응 논란…뒷북 역학조사, 코호트 격리도 사흘 뒤 알려

    이번 사태를 두고 대구시의 늑장 대응과 책임회피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아파트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달 19일이다. 같은 주소지에서 여러날에 걸쳐 확진자가 나왔지만, 대구시의 합동 역학조사는 이달 4일에서야 이뤄졌다.

    또 대구시가 지난 5일 새벽 1시 전격 코호트 격리를 시행해놓고, 사흘이 지난 7일이 지나 언론 보도가 되고 나서야 이같은 사실을 밝힌 것도 물음표가 남는 대목이다.

    대구시는 확진자가 하루 수백명씩 나오는 상황에서 고위험군 집단 조사와 방역에 힘쓰다보니 확진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위 연관성까지 밝히기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신천지 교인의 임대아파트 입주에 공무원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어 대구시가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권영진 시장은 9일 "지금은 방역이 중요해 신천지 교인이 왜 그 아파트에 많았는지 조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공무원 개입 의혹에 대해) 방역 조치가 끝난 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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