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현(이탈리아 유학생)
자, 코로나19. 이번에는 우리나라 밖의 상황을 점검하고 가겠습니다. WHO가 대유행, 즉 팬데믹이 한결 현실화되고 있다고 발표를 할 정도로 세계 상황도 심상치가 않은데 대표적인 곳 이탈리아로 가보죠. 누적 확진자는 1만 명 넘어섰고요. 사망자가, 사망자가 631명입니다. 어제 하루만 해도 168명이 사망을 했습니다. 결국 이탈리아 정부는 이동 제한령, 전국 이동 제한령이라는 초강수를 둔 상태인데요.
지금부터 연결할 분은 뉴스쇼 애청자입니다. 뉴스쇼를 들으시다가 이탈리아의 생생한 상황을 전달하고 싶다고 저희한테 제보를 주신 분이세요. 이탈리아 유학생 이수현 씨 직접 연결해 보죠. 이수현 씨, 나와 계십니까?
◆ 이수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탈리아에 교환 학생으로 가셨다고요?
◆ 이수현> 네. 베니스에 있는 학교로 1월 29일에 입국했어요.
◇ 김현정> 1월 29일. 그러면 그때만 해도 이탈리아 상황이 괜찮았죠?
◆ 이수현> 한국에는 좀 있었는데 유럽에는 아예 없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지난 2월 16일(왼쪽)과 3월 10일의 이탈리아 베니스 산마르코 광장으로 가는 길. 사람들로 북적이던 거리가 한산하다. (사진=현지 유학생)
◇ 김현정> 맞아요. 그러다가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분위기가 확 바뀐 겁니까?
◆ 이수현> 한 2월 21일, 22일 정도에 그때부터 갑자기 상황이 좀 심각해졌어요.
◇ 김현정> 갑자기. 아니, 우리보다 사실은 늦게 확진자가 발생했는데도 우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확진자도 늘고 사망자 수도 늘고. 현장에서 보시기에 왜 그렇다고 생각되세요?
◆ 이수현> 일단 사람들이 완전 패닉이거나 아니면 아예 신경을 안 쓰거나 그런 것처럼 보였어요. 그러니까 완전 패닉인 사람들은 슈퍼 앞에서 줄 서서 음식 사재기하거나 그러는데 아예 신경 안 쓰는 사람들은 지금 봉쇄령 내려졌는데도 오늘도 밖에서 보니까 아기들이 그냥 공을 차고 뛰어놀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애들이요? 엄마랑 공을 차고 놀아요?
◆ 이수현> 네, 그냥. 밖에서.
◇ 김현정> 마스크 안 끼고?
◆ 이수현> 여기 사람들은 마스크를 진짜 안 껴요. 한 100명에 1명 정도밖에 안 끼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이 상황에서, 지금 이 상황에서도?
◆ 이수현> 네. 제가 그래서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유럽 사람들은 원래 마스크를 끼면 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한대요. 원래 한국은 꼭 미세먼지가 아닌 날에도 평소에 마스크를 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냥 감기 걸리거나 그래도. 그런데 유럽은 진짜 아픈 사람들만 마스크를 낀다고 생각을 해서 평소에 아예 안 낀대요.
◇ 김현정> 원래 유럽은 우리처럼 미세먼지 심각하지 않고 공기가 괜찮기 때문에 마스크를 안 쓰는 문화인 건 제가 알지만 지금 코로나19로 하루에 사망자가 168명이 나오는 상황인데도 100명 중에 1명이 마스크 낄까 말까 이 정도라고요?
◆ 이수현> 그리고 마스크가 없어서 못 낀다고 제가 들었어요. 그러니까 유럽에는 마스크가 필요가 없으니까 마스크를 만드는 공장이 별로 없잖아요. 대부분 아시아 쪽에 있는데. 그쪽에서 마스크 수출을 안 하니까 아예 구할 방법이 없어서 끼고 싶어도 못 낀다고.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탈리아 베니스의 관광 명소인 리알토 다리 인근 상가들도 모두 휴업에 들어갔다. (사진=현지 유학생)
◇ 김현정> 끼고 싶어도 못 끼고 또 불편해서도 끼지 않고 해서 이래저래 해서 100명 중 1명 정도 낄까 말까다. 그러면 확진자가 나오면 동선 같은 거는 구체적으로 투명하게 공개는 되고 있습니까?
◆ 이수현> 제가 알기로는 안 되고 있어요. 뉴스를 봐도 그냥 룸바르디아 주에 몇 명, 베네토주에 몇 명. 이런 식으로만 나와서 제가 지금 베니스에 있는데도 베니스 안에 있는 섬에 확진자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아이고, 우리처럼 A식당에서 밥 먹고 B 어디 카페에서 차 마시고 이런 건 상상도 할 수 없군요.
◆ 이수현> 네. 전혀 안 나와요.
◇ 김현정> 그러면 시민들이 엄청 불안할 것 같은데. 안 그래요?
◆ 이수현> 그래서 2월 마지막 주. 그러니까 2월 셋째 주 금토일부터 갑자기 심해져서 그런지 2월 마지막 주랑 그리고 봉쇄령 내려진 직후인 지금 사람들이 되게 불안한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도 슈퍼 갔다 왔는데 파스타랑 통조림 같은 것 아니면 생필품 같은 것 텅텅 비어 있고 그랬거든요.
◇ 김현정> 사재기. 알겠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봉쇄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어느 지역 봉쇄령이 아니라 전국 이동 금지령, 전국 봉쇄령. 이 얘기는 집 밖에도 못 나간다. 이런 건 아니고 어디까지만 움직여라. 어디까지예요, 제한이?
◆ 이수현> 살고 있는 지역 밖으로 못 벗어난다고 알고 있어요.
◇ 김현정> 우리로 따지면 군 정도까지는 움직일 수 있고, 살고 있는 곳의. 그 이상은 못 벗어난다 이거죠.
◆ 이수현> 네네.
◇ 김현정> 이수현 씨는 지금 유학 간 대학 기숙사에 계신 건데 이런 식으로 오는 학생들이 한둘이 아닐 텐데 안 불편하세요?
◆ 이수현> 그런데 밥 같은 건 원래 기숙사에서 해 먹고 그냥 평소에 기숙사 안에 있는 것처럼 지내고 있어서 밖에 못 나가는 거 빼고 생활 자체는 비슷해요.
◇ 김현정> 교민들도 많잖아요. 우리 이수현 씨야 유학을 간 거라 그나마 덜하지만 거기서 생활하시는 교민들은 관광업 하시는 분들, 관광과 관련된 업을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데 뭐라고들 하세요? 어떠세요?
◆ 이수현> 그냥 뉴스 같은 거 봤을 때 되게 걱정하고 계신다고. 장사 안 돼서 사람들이 다 떠나가고 그러니까. 그리고 또 아시아인이기도 하고 그래서 좀 차별 같은 것도 있을 것 같고.
◇ 김현정> 있어요 아니면 있을 것 같은 거예요? 실제로는 어때요, 아시아인에 대한 눈빛이?
◆ 이수현> 제 친구는 걸어가고 있는데 그냥 마스크 왜 안 끼냐, 이런 얘기하거나. 그런데 마스크를 끼고 가면 또 손가락질을 해요. 마스크를 끼는 게 또 흔하지 않으니까.
◇ 김현정> 저 아시안은 왜 자기네들만 마스크 껴라면서 손가락질하고 안 끼면 안 낀다고 뭐라고 하고?
◆ 이수현> 네. 바이러스 퍼뜨리는데 왜 안 끼냐. 그러고 그냥 지나가면서 자기들끼리 되게 뭐라고 하면서 지나간다든가. 그런데 이탈리아 말을 못 하니까 못 알아듣잖아요. 그래서 그냥 쳐다보면 농담이었다고 그러면서 지나가고 그랬어요.
◇ 김현정> 이래저래 교민들 고생하시네요. 다행히 여러분 우리 교민들 중에는 아직 확진자가 없고 유증상자가 한 분 계셨는데 검사해 보니까 다행히 음성이 나왔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확진자는 없는 상황. 알겠습니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거, 우리 국민들 지금 듣고 계시니까요. 한 말씀하신다면? 교민 대표해서.
◆ 이수현> 제가요? 저 개인적으로는 이번 학기까지는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상황이 진짜 하루아침에 달라지고 있어서 어떻게 될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이 제일 불안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죠. 불안한 상황들. 고국에 있는 우리. 사실 고국 상황도 지금 녹록지 않습니다마는 고국에 있는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응원의 손길을 보내주기를, 뜨거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기를 바란다. 이런 교민의 생각. 이렇게 전하면 되겠죠?
◆ 이수현> 네네.
◇ 김현정> 이탈리아에 계신 분도 힘내시고요. 이수현 씨, 오늘 고맙습니다.
◆ 이수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뉴스쇼 애청자입니다. 이탈리아 유학생 이수현 씨였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