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는 지역구는 단연 서울 종로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여야의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왼쪽)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야 대권 잠룡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들에 대한 평가가 4·15 총선에 미칠 여파 또한 주목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서는 등 정국의 초대형 이슈가 되면서 대선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인물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지사는 최근 발표된 한국갤럽(3월 10~12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과 뉴스1-엠브레인(3월 13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조사에서 모두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지지율이 한 동안 한자리수에 머물렀지만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된 이단 신천지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 이 지사에 대한 호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지난달 25일 신천지 과천본부를 강제 조사해 신도 명단을 확보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검사를 거부하자 직접 가평에 위치한 신천지 연수원으로 출동하는 등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반면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함께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왔던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2위 자리를 이 지사에게 내주며 3위로 밀려났다.
갤럽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9%, 한자리수 까지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당초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총선 출마지인 서울 종로 유세에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큰 이슈에 대한 득점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여권 잠룡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적극적인 대응으로 큰 호응을 얻었던 경험을 살려 이번에도 광폭 행보에 나섰지만 지지율에 변동이 없었다.
보수 단체들의 광화문광장 집회를 전면 금지하는 등 일부 진보 진영이 환영하는 정책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기자간담회에서 "우한 짜요"(武漢加油·우한 힘내라)를 외친 것이 논란이 됐고, 이만희 총회장을 살인죄로 고발한 것도 지나친 조치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지사의 약진과 황 대표의 지지율 하락에 이 전 총리는 일단 여유를 찾게 됐다.
코로나 대응에 이재명 박원순 안철수 3룡 (사진=연합뉴스)
단기적으로 보자면 같은 지역구에서 맞붙고 있는 황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후보 모두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어 총선 판세가 한쪽 후보에게 유리해 질 경우 가깝게는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전체 선거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대선을 2년 앞둔 상황에서 이 지사가 지지율을 끌어올리면서 대권 도전 재수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점은 대권 1위 주자로서 부담이 될 상황이다.
또 한 명의 주목할 잠룡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다.
안 대표는 바른미래당을 나오고 다시 국민의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측근으로 분류되던 현역 의원들 대다수가 미래통합당 등 다른 정당으로 떠나면서 위기를 맞았었다.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 후보만 내기로 한 것도 이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의사 출신인 점을 활용해 지난 1일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지역인 대구로 내려가 15일까지 보름 동안 의료봉사에만 전념한 덕에 상한가를 치고 있다.
뉴스1-엠브레인 조사에서는 직전 조사 때의 3.0%에서 2배로 껑충 뛴 6.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덩달아 국민의당의 지지율도 3.0%로 오르며 비례의석 확보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지지율이 급상승해 3위권에 진입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코로나19 사태와 접점이 없는 탓에 다소 주춤하며 4위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