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아이폰 캡처)
이른바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 사건 수사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전직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의 휴대전화 잠금장치가 풀리면서 향후 검찰 수사에 이목이 쏠린다.
검찰이 유의미한 자료를 확인한다면 다음 달 15일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해당 휴대전화에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을 풀어낼 중요한 단서가 담겼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전날(30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출신 백모 수사관이 사용하던 아이폰 휴대전화의 잠금장치를 최근 해제했다. 지난해 12월 백 수사관이 검찰 출석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개월 만이다.
검찰은 전날 서울 서초경찰서 측에 이런 내용을 알리고 이미징 작업에 참여토록 했다. 디지털 증거를 이미징 작업할 때 피압수자 등에게 기회를 주도록 한 대검 예규에 따라 피압수자인 경찰을 참여시킨 것이다. 검찰은 해당 휴대전화에서 과거 통화내역과 사진, 녹음파일과 저장된 자료 등을 복원해 관련 증거를 확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특감반원의 휴대전화가 하명수사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풀어낼 증거가 담겼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잠금장치를 푸는 데 집중해 왔다. 또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를 밝혀낼 핵심 단서로도 꼽았다.
백 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인물이나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규명하는 관련 증거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그의 휴대전화에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 측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이나 반대로 정치권에서 백 수사관의 사망 이유로 주장한 검찰의 압박용 별건 수사 관련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도 있다.
휴대전화에서 드러난 자료 등에 따라서는 검찰이나 정치권 어느 한 쪽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또한 의혹에 연루된 핵심 인물 가운데 일부는 총선에 출마한 상태여서 수사 향방에 따라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당장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울산시장 경선 불출마 조건으로 공직을 제안했다는 혐의를 받는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이 총선 후보로 나섰다.
다만 백 수사관 휴대전화가 하명수사나 선거개입 의혹을 풀어낼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검찰이 선거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지난 1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및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해 한 전 수석과 황 전 청장 등 13명을 재판에 넘긴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다음 달 총선이 예정된 만큼 선거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이른바 '윗선' 개입 여부와 관련한 주요 피의자 소환과 신병처리 여부를 총선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한 검찰 인사는 "잠금장치 암호를 풀어낸 휴대전화 디지털 분석 작업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도 없고, 설사 총선 전에 분석을 마쳤더라도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이를 공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선거가 끝난 이후 본격적인 수사로 나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