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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고양갑…심상정 수성이냐, 신인 등판이냐



국회/정당

    요동치는 고양갑…심상정 수성이냐, 신인 등판이냐

    • 2020-04-03 04:00

    [총선스포⑧] 8년간 지역 지킨 심상정 vs 거대 양당 신인들
    공식선거운동 첫날 본인 외 2개 지역구 지원 나간 沈
    "고양은 어려운 곳, 초선으론 안 된다"며 그간의 의정성과 강조
    비례위성정당으로 빠진 당 지지율과 재선 피로감이 장애물
    2012년 국회입성 아쉽게 놓친 문명순 "그때부터 준비했다"
    경제전문가 강조하며 서민 위한 금융정책과 교통공약 철저 준비
    '부동산 전문가' 이경환 "조국 지킨 與, 與 2중대 정의당 둘다 안 돼"
    "건전하고 강한 야당 의원 필요"…경기남북도 분리로 지역경제 활성화
    文·李 모두 소속 당 비해 낮은 인지도가 과제…"곧 올릴 수 있을 것"

    [편집자 주] 오는 4월 15일은 국민을 대표해 법을 만들고 정부를 감독할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날이다. 전국 253개 지역구 표심은 어디로 향할까. CBS노컷뉴스는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격전지 유권자들을 만나 해당 지역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를 짚어보고, 유세 중인 각 후보들의 고민과 전략을 공개하는 '스포일러' 연속기획을 준비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경기도 고양시갑은 전국에서 단 2개뿐인 정의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다. 특히 그 현역의원이 정의당의 당대표이자 진보진영의 간판격인 심상정 후보여서 그 자체만으로도 이목을 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신 정당들을 포함해 17대 이후 이 지역을 보수당과 심 후보에게 내줬던 만큼 이번에는 설욕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민주당 문명순 후보는 "진보진영의 밥그릇 챙기기가 지겹다"며 좀처럼 범진보진영 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까지 쓰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이경환 후보는 자신이 유일한 변호사이자 부동산전문가라고 장점을 강조하는 한편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 간의 경쟁으로 범진보진영 표가 나뉘는 반사이익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2일 행신역 앞에서 열린 경기 고양을 박원석 후보(왼쪽)의 출정식에서 연설 중인 정의당 심상정 후보(오른쪽). 사진=이준규 기자

     

    ◇진보 아이콘의 4선 도전…"고양은 초선으로는 힘들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당대표 답게 자신과 다른 후보들의 지역구를 오가며 출정식에 참여했다.

    자신의 지역구에 위치한 화정역 앞을 시작으로,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의장의 지역구이자 바로 옆 지역인 고양을에 위치한 행신역, 이정미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연수을까지 연이어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1년여의 노력 끝에 선거법에 도입하는데 성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으로 사실상 물거품이 됐지만 현장 유세에 돌입한 심 후보의 표정은 담담했다.

    선거운동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그 동안에 여러 정치의 혼탁한 모습 보면서 화도 많이 나고 관심 안 가지셨었다"며 "이제는 누구를 찍어야 하나, 어떻게 해야 민생 좀 살릴 수 있나, 민주주의가 더 발전할 수 있나 등을 고민하기 시작하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심 대표의 지지율은 출렁였다. 가장 최근 조사(KBS 의뢰, 한국리서치, 3월 29~30일 조사)에서는 1위를 간발의 차로 1위를 회복했지만, 각 당 후보가 확정된 직후 조사(중부일보 의뢰, 아이소프트뱅크, 3월 8일 조사)에서는 3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4년 전 사실상 이 지역 선거를 방치하다시피 했던 민주당이 이번에는 일찌감치 단수로 후보를 확정한데 이어, 통합당과 민주당이 각각 비례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정의당의 지지율이 빠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심 후보는 "여론조사는 실제 민심을 반영하기엔 좀 이르다. 이제야 주민들께서 고민을 하시기 시작한 것"이라며 "그 동안에 비례연합당 참여를 두고 의견이 좀 달랐던 시민들이 그 동안 마음을 잘 안 여셨는데 제가 직접 가서 말씀 나누면서 곁을 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초선 의원직에 도전하는 상대 후보들을 향한 일침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제가 준비했던 철도 교통권 문제는 실행까지 10~15년이 걸리는 일이고, 이번 선거는 지역 발전을 위해 추진해 온 사업을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경험 없는 초선 의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주민들의 판단이 될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4선 의원이 된다면 해야 할일로 "정치 변화"를 꼽으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현재와 같은 극단적인 대결 정치 하에서는 다 국회 서랍속에 방치되지 않느냐"고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처리에 미숙했던 중앙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그간의 의정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피로감 또한 적지 않다고 말했다.

    청과물 상점을 운영 중인 50대 안모씨는 "시장 쉼터, 행정복합센터 등 주민들에게 다가오는 일에 대해 의정활동을 굉장히 잘했다"고 평가했고, 소상공인인 30대 김모씨는 "거대 양당의 잘못에 대해 맞서 싸우려는 부분은 여전히 믿을만 하다"고 신뢰를 나타냈다.

    반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김모씨는 "며칠 전에 후보 토론회를 봤는데 심 후보는 그 동안 오래 하셔서 정말 멘트는 잘 하시지만 진정성이 덜 보였다"며 "퇴색되거나 보여주기식인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2일 화정역 앞에서 유세 중인 더불어민주당 문명순 후보. 사진=이준규 기자

     

    ◇8년 전 '비례승계 0순위'의 아픔…두 번은 울지 않는다

    민주당 문명순 후보는 이번 4·15총선이 후보 자격으로 맞이하는 2번째 총선이다.

    2012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후보 23번을 받았지만 바로 앞 순위인 22번까지만 의원직이 승계되며 안타깝게 원외에서 19대 국회를 바라봐야 했다.

    "당시 일을 물어봐줘서 고맙다"며 말문을 연 이 후보는 "그 때 부터 준비한 것이 민생을 살리는, 가장 빠르면서도 저비용 고효율인 금융부문 정책"이라고 말했다.

    은행원 출신의 경제 전문가인 그는 "가계부채 1500조원에 자영업자까지 합하면 부채가 2200조원에 달해 빚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없을 지경"이라며 "임금인상 등 소득을 늘리려는 데는 제약이 많기 때문에 결국 공적비용을 낮춰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함으로써 경제 선순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원의 자격에 대해 "거대 담론을 다루는 헌법기관"이라는 소신을 밝히면서도 이제는 19대 때와 달리 지역구 후보가 된 만큼 꼼꼼한 민생 챙기기에 주력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약 우선순위를 교통-교육-복지로 정해 "교교복"을 설파하고 다닌다는 그는 고양시를 "사통팔달"의 교통도시로 만들겠다며, 우선 108만명이라는 인구 대비 부실한 재정을 만회하려면 경기 남북도 분리를 잠시 미루고 먼저 고양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에 힘입어 심 후보와 박빙의 지지율 경쟁을 펼치고 있는 문 후보이지만 최근 불거진 캠프 내 갑질 논란과, 정당의 유명세 대비 현저히 낮은 개인 인지도는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SNS 상에서는 본인을 문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라고 밝힌 인사가 문 후보와 남편이 캠프에서 갑질을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일단 우리 캠프에 그런 일이 없었고, 그 글을 올렸던 캠프 정책실장이라는 분하고는 지금도 편하게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며 "선거를 치르다보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지만, 가벼운 해프닝이 과도하게 부풀려지기도 해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문 후보 유세장 앞에서 만난 80대 이모씨는 "심 후보와 이 후보는 알지만 문 후보는 몰라서 얘기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인 60대 심모씨도 "민주당 쪽이라 그 쪽에 한 표 주려 한다"면서도 정작 후보에 대해서는 "거기 후보는 아직 못봤다"고 털어놨다.

    문 후보는 "상대 후보가 대선 후보를 지내는 등 인지도가 높은 것은 인정하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제 인지도도 다른 후보들보다 상당히 높게 나오고 있다"며 "언론에 노출이 되면서 인지도가 수직 상승하고 있고, 선거운동 기간 동안 충분히 따라잡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2일 원당역 앞에서 유세 중인 미래통합당 이경환 후보. 사진=이준규 기자

     

    ◇과감한 '분도'(分都)와 개발…'젊은' 부동산 전문가

    통합당 이경환 후보는 보수당 후보답게 지역의 부동산 가치를 높이려는 데 방점을 두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다른 두 후보들과 달리 선거사무소 바로 옆이 아닌 원당역에서 일찌감치 유세를 시작한 이 후보는 "선거법은 몰라도 된다고 국민을 무시한 심 후보, 자기가 한 말을 지키지 않는 조국 법무장관을 임명하고 유지하려 한 여당의 문 후보 모두 자격이 없다"며 "이런 정부여당과 정부여당의 2중대 역할을 하는 정의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힘 있고 건전한 야당을 키워주셔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다른 두 후보는 상대적으로 고령의 여성 정치인들"이라며 젊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부동산을 전문적으로 다뤄온 변호사인 이 후보는 고양시를 비롯한 경기 북부와 수원을 중심으로 한 경기 남부를 분리하는 분도가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교통이 부족해서 사람이 살기 어렵고, 그래서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는데 아무런 대책 없이 지하철만 놓겠다고 한다"며 "지하철을 놓기 위해서는 유인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분도를 한 후 경기북도청을 이 곳 고양시로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북부와 경기도 동부 지역과 연결되는 지하 고속도로를 연결함으로써 교통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의정부에 있는 현재의 제2 도청사를 그대로 활용하더라도 고양시가 의정부, 양주와 인접해 있어서 하나의 도청권역은 유지가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후보도 문 후보와 같이 당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개인 인지도를 끌어올려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이 후보를 "2번 후보", "젊은 변호사" 등으로는 불렀지만 직접 이 후보의 이름을 언급하며 알고 있다고 말한 유권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 후보도 "저 같이 얼굴을 알려야 하는 정치 신인 입장에서는 코로나19때문에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교통요지에서 자동차에 인사를 하거나 SNS를 통하는 등의 방법을 익혀 가능하면 대면접촉을 줄이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때 수위를 지켰던 지지율이 다시 세 후보 중 3위로 내려앉은 점도 고민의 지점이다.

    그는 "해당 조사(KBS 의뢰, 한국리서치, 3월 29~30일 조사)를 보면 통합당 지지율이 18% 내외로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조사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렵기도 하고, 다른 조사는 또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박빙 경합으로 보고 선거 운동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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