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하수도 공사장에서 구조대원들이 가스에 질식된 작업자를 구조하고 있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3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의 한 관급 하수관로 공사현장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현장관계자들의 진술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은 폭발로 인해 일산화탄소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질식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 20분쯤 부산 사하구 하남중학교 앞 하수관로 공사 현장 맨홀 내부에서 작업 중이던 A(52)씨와 B(59)씨, C(56)씨 등 3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은 소방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숨진 3명은 모두 중국동포이다.
경찰은 이날 A씨가 숨지기 직전 맨홀 지하 3m를 내려가 수평 16m지점으로 이동해 철근 절단을 위한 용접작업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지점은 과거 쓰레기 매립지로 철근 등 쓰레기 등이 많아 A씨가 절단작업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용적작업 중 폭발음이 들렸고, 나머지 동료 B,C씨가 A씨가 나오지 않자 확인하러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는 이들 3명을 포함한 6명의 인부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일시적으로 증가해 이들이 질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씨는 폭발과정에서 화상을 입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실제 사고 직후 현장에 출동한 소방이 측정한 결과 맨홀 내부에서는 일산화탄소와 황화수소, 이산화탄소 등 유독가스가 감지됐다.
일산화탄소 농도는 측정기로 확인할 수 있는 1천ppm 이상 측정됐다고 소방은 설명했다.
부산소방 관계자는 "이산화탄소 1천ppm은 측정기로 확인할 수 있는 최대치로, 맨홀 내부 허용 농도는 50ppm"이라며 "6천500ppm 이상 이산화탄소에 노출되면 10분 내로 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공사는 부산시 건설본부가 발주한 하수관로 확충 공사로 확인됐다.
발주처인 부산시는 지난 2015년 10월부터 사하구 하단동 일대에서 장림하수처리장 효율을 높이고 하수가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하수관로 공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공사 현장은 과거 쓰레기 매립지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과 소방은 이들이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또 현장 관리자 등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