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한국교회는 주일예배를 모여서 함께 드릴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면서, 교회론에 대한 새로운 개념정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유사한 재난상황에 대한 교회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CBS 연속기획 한국교회와 코로나19 오늘은 마지막으로 코로나19를 통해 한국교회가 생각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장영일 목사 / 대구 범어교회,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지난 2월 23일]
“영상으로 여러분들에게 주의 말씀을 녹화해서 주일 예배를 가정에서 드리도록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주일예배 모임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한국교회는 어느 때보다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예배당에 모이는 것을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다중집회 자체가 감염병 확산의 위협이 되는 특별한 상황 앞에서 모이는 교회론을 통해서는 교인들의 혼란을 가라앉히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관점의 교회론을 정립해야 하는 겁니다.
신학자들은 시대에 따라 예배의 형태나 방식, 주일성수의 양상이 다양했다면서, 교회는 새로운 문제에 새로운 대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조성돈 교수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교회라는 데가 함께 모여서 예배드리고 교제 나누는 곳이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라는 것을 새롭게 받아들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목회적 측면에서는 인터넷의 활용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서울 은평구 성암교회는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온라인 컨텐츠 환경을 구축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사태는 온라인 영역에 오프라인 목회와 동일한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교회들에 일깨우고 있습니다.
[조주희 목사 / 서울 성암교회]
교육분야에 있어서는 온라인 교육을 적극 활용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요. 양질의 온라인 교육을 만들 수 있는 기관이나 교회에서 만들어서 본인교회 본인교단 뿐만이 아니라 다양하게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컨텐츠 축적이 굉장히 시급한 과제라고 봅니다."
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을 감안해 주일예배 모임을 중단한 성암교회.
교회가 이 사회와 어떻게 함께할 것인지 지역공동체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입니다.
성암교회는 주일 모임을 중단하기로 결정할 때 지역사회의 의견을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로 삼았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예배모임을 두렵게 바라본다는 점을 반영한 겁니다.
[조주희 목사 / 서울 성암교회]
"지역사회를 교회가 섬기고 있다는 태도 자체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현수막도 일찍부터 걸었고요. 지역사회에서 이렇게 같이 자신들과 걸음을 맞춰주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조성돈 교수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사람들이 서로 도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우리 스스로가 서로 도와야 일단 살 수 있다라는 생각들을 가질 때 교회가 우리만 살겠다고 하면 손가락질을 받을 것 같습니다. 서로 돕겠다 할 때 우리가 앞장서 주고 주민들이 서로 힘을 합치자고 할 때 우리 교회들이 앞장서준다면.."
한편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감염병이나 유사 재난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어, 교단 차원에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전문부서를 두고 성숙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CBS 뉴스 천수연입니다.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