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명령을 내린데 대해 WHO 사무총장이 유감을 나타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WHO에 오랫동안 후한 친구였고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란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WHO는 미국의 자금 지원 철회가 우리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당면한 재정 부족분을 채우고 우리 업무가 중단 없이 계속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파트너와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은 공동의 위협에 맞서 함께 싸우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야 할 시간"이라며 "만일 우리가 분열되면 코로나19는 그 틈을 이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열린 기자 회견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의 책임을 WHO에 돌리며 관련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했다. WHO의 2018∼2019년도 예산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기여금은 8억9천300만 달러(약 1조859억원)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자금 중단 지시에 대해 세계 각국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미국의 결정은 WHO의 능력을 약화하고 국제 방역 협력을 해치며 세계 각국, 특히 능력이 취약한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오 대변인은 또 "중국은 이미 WHO에 2천만 달러를 제공했다. 중국은 상황의 필요에 따라 관련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며 추가 자금 지원 가능성을 열어놨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미국의 발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대해 미국이 매우 이기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연합(AU)의 무사 파키 마하마트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어느 때보다도 세계는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WHO의 지도력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결정에 유감을 나타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지금은 바이러스와 그로 인한 충격적인 결과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연대해 협력해야 할 때"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