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6주기를 맞아 대전시청 북문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지역 단체와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김미성 기자)
"손 소독제 뿌려주시고, 서명해주세요. 마스크가 없으신 분은 (마스크 건네주며) 끼고 분향 부탁드립니다."
16일 오후 1시쯤 대전시청 북문에 마련된 시민합동분향소.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대전에서도 추모행사가 열렸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추모가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란 글귀가 쓰인 시민합동분향소 입구에는 마스크와 손소독제가 마련됐다.
분향소 운영을 돕는 활동가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세월호 6주기 추모 행사를 하고 있다"고 알렸다.
'4.16 세월호참사 검찰 특별수사단의 책임자 처벌을 위한 성역없는 전면 재수사 촉구 국민서명'을 받는 공간에서 주최 측은 시민들에게 손소독제 먼저 뿌려준 뒤 서명을 받고 있었다.
한 시민이 마스크를 낀 채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김미성 기자)
서명에 동참한 시민들은 주최 측에서 마련한 노란 리본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불도장이 찍힌 나무 조각 등을 가져갔다.
합동분향소 옆에는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 후 분향을 바란다"는 내용의 입간판이 세워져있다. (사진=김미성 기자)
분향소 옆에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을 지켜 운영하오니 반드시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 후 분향 바랍니다"는 내용의 입간판도 눈에 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이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대전지부 강영미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분향을 한다는 지적이 나올까 봐 더 철저하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강 대표는 그러면서 "서명하시는 분들이 벌써 6년이나 됐냐면서 아직도 안타까워한다"며 "진상 규명된 게 없는 상태인데, 젊은 학생들은 또래여서 공감을 많이하고 서명이나 용품을 가져가는 것에도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크를 쓴 채 분향에 참여한 시민 문인식씨는 "코로나와 선거 때문에 (세월호 참사가) 잊히지 않을까 많이 걱정했다"며 "대전에 분향소가 차려졌다는 소식에 퇴근하다 들렀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건 분향소 모습뿐만이 아니다. 늘 이어오던 오프라인 문화제 역시 '온라인'으로 실시된다.
16일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에 따르면, 오후 4시 16분쯤 (사)대전민예총 페이스북 페이지와 유튜브 '대전 세월호 6주기 온라인 추모제'에서 온라인 문화제가 진행된다.
대전시장과 세월호 유가족, 종교계, 학부모, 교사, 청년,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각계의 추모와 다짐의 목소리를 담고 문화예술인들의 공연도 이어진다.
이날 오전에는 세월호 참사 6주기 대전지역 '기억. 책임. 약속'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운동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검찰 특별수사단은 성역 없는 전면 재수사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이루어야 한다"며 "오늘 새롭게 탄생한 21대 국회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대전시 역시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추진되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안전사회 건설 조례'를 제정해 안전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에서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박영순(대덕), 장철민(동구), 황운하(중구) 당선인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김미성 기자)
기자회견에는 4.15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황운하(중구), 장철민(동구), 박영순(대덕구) 당선인도 함께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민합동분향소는 이날 오후 7시까지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