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사진=연합뉴스)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며 전격 사퇴했다.
오 시장은 23일 오전 11시 시청 9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시청 내부에서도 20분전에 파악할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기자회견 시간은 3분여 지나 등장한 오 시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참으로 죄스러운 말씀을 드리게 됐습니다"며 "저는 오늘부터 부산시장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시민여러분께 머리숙여 사죄를 드립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350만 부산시민 여러분과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이루지 못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다"며 "그러나 한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다.
오 시장은 "그 한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한다"며 "한 사람에게 5분 정도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했다"고 시인했다.
오 시장은 "이것이 해서는 안될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경중의 관계 없이 어떤 말로도 어떤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 이러한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여러분에게 맡겨주신 일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 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한다"며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아울러 시민의 여러분의 기대를 져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다"고 울먹였다.
오 시장은 피해자가 또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시민여러분들께서 보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울먹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모든 잘못은 오로지 저에게 있다. 저는 3전 4기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하여 참 잘해내고 싶었다. 이런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스럽습니다만 이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은 "부산을 너무 너무 사랑했던 사람으로 기억해 주십시오. 시민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회견장을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 전날 연차를 낸 오 시장은 총선 당일에도 비공개 투표에 나섰다.
또, 최근에는 부산시 공식 행사에 일신상의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오전 일각에서는 건강이상설을 제기됐다.
오 시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를 결심하고 있다가 이날 핵심 참모들과의 회의를 통해 '미투'를 스스로 밝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오 시장은 부산시 최초 더불어민주당 시장으로 역사에 올랐지만, 가장 짧은 임기를 수행하고 스스로 사퇴한 기록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