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2만4천TEU급) 명명식에 참석해 전기운 선장에게 윤도(전통나침반)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의 명명식에 참석해 "세계 제일의 조선 강국 위상과 함께 한국 해운의 힘찬 재도약이 시작됐다"고 선언하며 해운강국으로의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경남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알헤시라스호는 컨테이너 2만3964개를 실을 수 있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으로 HMM(구 현대상선)이 발주하고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선박이다.
'알헤시라스'는 유럽 대륙 최남단인 지브롤터 해협에 있는 스페인 남부 항구 도시를 딴 이름이다. 해운업 경쟁력을 유럽 항로에서 되찾아 해운 재건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이번 행사 참석은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이 이뤄낸 해운 재건의 첫 성과를 알리기 위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2만4천TEU급) 명명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 해운산업은 지난 2017년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정부는 안정적 화물 확보, 저비용 고효율 선박 확충 등을 담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이행해왔다. 이날 행사는 그 첫 성과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 선박을 이용하는 화주 기업들에게 항만시설 사용과 세제·금융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선주와 화주가 상생 발전하는 토대를 만들 것"이라며 "물류, 제조업 등 연관 산업으로 이어지는 상생 구조도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IT 기술을 토대로 자율운항선박과 지능형 항해시스템을 도입하고, 항만 배후단지를 활용한 신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스마트 물류 허브 구축을 위한 부산 제2 신항 조속 건설, 광양항에서의 한국형 스마트 항만 도입 등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해운 강국은 포기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명실공히 해운은 국가 기간산업"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의 파도를 넘어야 한다"며 "세계 각국의 대봉쇄로 인한 글로벌 화물 수요의 급격한 감소 등으로 우리 해운과 경제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헤쳐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선박금융과 '선박 매입 후 재대선'(S&LB), 해운사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이 확대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2만4천TEU급) 명명식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해운업계가 닥쳐오는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정부는 기업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전통 나침반 '윤도'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10호 김종대 윤도장이 만든 전통나침반인 '윤도'를 알헤시라스호 전기운 선장에게 전달하며 축하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명명식에서 "이 배를 알헤시라스호로 명명합니다. 이 배와 항해하는 승무원 모두의 안전한 항해를 기원합니다"라는 송사와 함께 명명줄을 끊는 행사도 가졌다.
이는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해 선주에게 인도하기 전에 열리는 명명식에서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여성이 선박에 연결된 줄을 끊고 샴페인을 깨트리는 전통을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명명식에 앞서 해운·조선업 관계자들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과 간담회를 갖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