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복씨가 기부한 여름용 면 마스크 1천장 (사진=서울 중구청 제공)
코로나19 사태로 지역사회 삶도 팍팍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 토박이 주민들의 연이은 선행이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서울 중구에 따르면 신당5동 주민자치위원회 고문 정수복(81)씨는 최근 주민센터에 여름용 면 마스크 1천장을 기부했다.
그는 "날이 더워 마스크를 안끼시려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며 기부 의사를 밝혔다.
정씨는 이보다 앞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60만원으로 쌀을 구입해 "코로나19로 생활이 어려워진 이웃들과 나누고 싶다"며 주민센터에 내놓는 등 이미 지역내 '기부천사'로 불리며 주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정씨의 선행은 이뿐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상인들을 위해 본인 소유 2개 건물에 입점한 11개 점포 임대료를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점포당 최대 20만원까지 인하했다. 그는 "경기 침체로 다같이 어렵고 힘든 상황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구는 정씨가 상황에 따라 인하 기간을 연장할 뜻도 내비쳤다고 전했다.
정씨는 중구에서는 60년 넘게 살아온 지역 토박이다. 지역사회 돌봄에 관심이 많아 2000년 주민자치위원회 참여를 시작으로 20년째 다양한 자치 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문제에 관심이 많다. 매년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 모금, 저소득층 학생 장학금 지원, 명절 후원품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
굳이 언론에 얼굴을 비추고 싶지 않다고 밝힌 정씨는 구를 통해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끝나고 주민 모두가 활기찬 일상을 회복하면 좋겠다. 작지만 따뜻한 마음을 계속 전하겠다"고 밝혔다.
서양호 구청장은 "코로나19로 다들 힘든 상황에도 정 고문은 착한 임대, 면 마스크 기부 등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힘을 준 '키다리 아저씨'같은 분"이라며 "그분이 중구민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