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전광훈 대표회장의 직무정지 이후 내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김창수 목사(왼쪽)는 자신이 직무대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회원 교단들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 목사의 직무정지를 이끌어낸 김정환 목사(오른쪽)는 이르면 다음주 법원이 직무대행을 선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앵커]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전광훈 대표회장의 직무정지 결정 이후 내부 주도권을 놓고 갈등이 벌어지고 있어 수습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지난 1989년 창립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보수 연합기구의 대표로 자임하며 정부와 사회를 향한 목소리를 활발하게 내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기총은 존립을 걱정할 정도로 심각한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전광훈 대표회장의 직무정지 이후 내부 상황이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한기총은 전광훈 목사의 직무정지를 이끌어낸 비대위측과 직무대행을 자임하고 있는 김창수 목사측 또 직무정지를 당해 힘이 빠진 전광훈 목사 측의 세력이 맞서고 있습니다.
일단 수습의 정당성은 직무정지를 이끌어낸 비대위에 있는 상황.
전광훈 목사의 직무정지를 이끌어낸 비대위가 직무대행에게 지급할 월급을 법원에 공탁하면서 이르면 다음주에 직무대행이 선임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대위측은 직무대행 선임을 계기로 한기총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정환 목사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한기총 비대위는 국민과 이웃의 화합을 위해 힘쓸 것과 보수와 진보의 갈등 지역갈등 양극화에 반목하지 않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국민들을 섬길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직무정지를 이끌어낸 비대위와는 별개로 한기총 최고 연장자인 김창수 목사는 자신이 직무대행이라고 주장하며, 한기총 정상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김창수 목사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내외협력위원장
"이번 계기를 통해서 우리 모두가 분골쇄신하여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명실공히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으로서 다시 한 번 새로운 발돋움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법원이 김창수 목사를 직무대행으로 선임하지 않았고, 회원 교단들 또한 그를 직무대행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김창수 목사는 지난 27일 긴급 임원회를 개최한다고 공고했지만,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 임원회를 취소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한기총은 사무실 반환 소송까지 당하면서 안팎으로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한기총은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이 된 뒤 회원 교단들이 회비를 납부하지 않아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습니다.
한기총이 지금까지 밀린 임대료는 약 7천만 원. 명목상 회원 교단이었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도 지난 27일 열린 총회에서 탈퇴를 공식 결의하면서 이름만 남은 보수 연합기구가 된 겁니다.
한기총에 대한 행정보류 중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와 연합 활동에 큰 관심이 없는 기독교한국침례회를 제외하면 이제 한기총에 남은 건 군소 교단들뿐이어서 재정난을 극복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때 보수 연합기구를 자임하며, 목소리를 높였던 한기총이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취재 최내호 영상 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