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수 씨가 2017년3월 2일 국회 앞에서 김진태 의원 사진에 ‘개 입마개’를 착용한 사진을 걸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박성수씨 제공)
촛불 집회 당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김진태 의원 사진에 '개 입마개'를 합성했다며 모욕죄로 재판에 넘겨진 1인 시위자가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개 입마개'를 착용한 김 의원의 사진을 걸고 1인 시위에 나선 건 모욕죄에 해당한다며 시위자를 법정에 세웠지만, 법원은 대중의 관심사에 대한 비판에는 모욕적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공적 활동의 비판 과정에서 광범위한 형사처분이 내려지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지난 29일 모욕죄로 기소된 전북 군산지역 시민활동가 박성수 씨(46)씨에 대한 검찰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이 사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앞둔 지난 2017년 3월 2월 일어났다. 박 씨는 서울 국회 정문 앞에서 김 의원의 얼굴에 '개 짖음방지용' 입마개를 착용한 사진을 붙이고 1인 시위에 나섰다.
이날 박 씨는 시위 사진 4장과 함께 “김진태 의원은 한동안 근신하고 참된 국회의원으로 다시 태어나라”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 김진태 전 의원이 2016년 11월 17일 오후 국회 특검법안 처리를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 자료사진)
박 씨는 "당시 김 의원이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 '(태블릿PC가)최순실 것이 아닌데 조작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좌파들의 조작이다', '김영수 특검이 망나니 칼춤춘다'고 발언해 보수단체의 폭력집회를 선동했다"며 시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에 김 의원은 박 씨에 대해 모욕죄와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무고죄, 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보호법 위반죄 등으로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
2017년 8월 24일 서울남부지검은 박 씨에게 ‘모욕죄’를 적용해 벌금 1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박 씨는 이에 불복,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오동현 변호사의 무료 변론 끝에 2019년 1월 11일 서울남부지법은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한 김 의원의 연설이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며 "(당시)집권여당의 중진인 김 의원이 불필요한 논쟁을 부를 수 있는 언행을 삼가고 신분에 걸맞게 공익을 위해야 한다는 박 씨의 의견을 비유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글과 사진을 게시하고 현수막을 작성해 1인 시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공인의 활동에 대해 비하적인 표현으로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광범위한 형사처분이 가해지면 활발한 비판과 토론을 통한 여론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위험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항소 기각 판결에 대해 박성수 씨는 "국민의 정당한 저항권을 같은 검사 출신이라고 무리하게 기소를 시켰던 검찰의 행태는 여전히 실망스럽다"면서 "다행히 법원의 판결문에 저의 행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 명시되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