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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했지만 '혼인신고'를 늦추는 신혼부부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제공하는 다양한 주택·금융 혜택을 받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혼인신고를 늦추는 첫 번째 이유는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유리하기 때문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희망타운', '신혼부부 특별공급'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해선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혼인신고 후 7년 이내여야 하는 상황.
서울에서 자녀 둘과 전셋집을 살고 있는 30대 한 주부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으로)당첨이 되려면 13점 중 12점 이상은 나와야 한다"며, "이는 혼인기간이 3년 이하인 신혼부부에게 아이가 두 명 이상은 있어야 하는 점수"라고 말했다.
수도권 인기 지역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위해선 혼인기간 3년 이내에 아이를 2명이상 낳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와 함께 해당 분양단지에 3년 이상 거주, 청약통장 납입 24회 이상의 조건도 만족해야 한다.
현재 신혼부부들은 '아이가 생긴 후 혼인신고를 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낙첨이 되더라도 다음에 재도전할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최근 정부는 신혼희망타운을 분양받을 수 있는 신혼부부의 범위를 만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혼인 기간에 상관없이 6세 이하 아이가 있으면 신혼희망타운을 분양받을 수 있게 된 것인데 이번 발표로 향후 '신혼희망타운' 청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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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유는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디딤돌 대출'과 '보금자리론'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서울지역 정형외과병원의 한 봉직의(페이닥터)는 "예비신부가 같은 병원 간호사인데 소득을 합치면 연소득이 1억 원을 넘어 디딤돌 대출과 보금자리론을 신청할 수 없다"며 "예비신부가 연소득이 4천만 원 이하라 혼인신고 전에 예비 배우자 이름으로 디딤돌 대출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혼자의 디딤돌 대출 조건은 '만 30세 이상의 미혼, 가족관계증명서상에 배우자가 없는 사람'으로 봉직의·간호사 예비신혼부부는 혼인 신고를 늦게 하는 방법으로 디딤돌 대출을 신청해 금리 혜택을 보겠다는 것이다.
정책 금융 대출인 '디딤돌 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 6천만 원(생애최초, 신혼, 2자녀 이상의 경우 7천만 원) 이하,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소득 7천만 원(신혼부부는 8500만 원) 이하인 부부만 가능하다. 부부합산 연소득이 7천만 원 이하라면 혼인신고 여부가 상관없다.
세 번째 이유는 '양도세 면제'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 누리꾼은 부동산 카페에 '꼬박꼬박 받던 월세를 포기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8년 연애 끝에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게 됐다"며 "신랑과 결혼을 하면 1가구 2주택이 되는데 양도소득세를 면제받을지, 혼인신고를 늦춰 그냥 월세나 전세금을 받을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글을 올렸다.
결혼으로 1가구 2주택이 될 경우,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에 한해 혼인 5년 안에 한 채를 팔면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데, 혼인신고 후 집을 팔아 세금 혜택을 받을지, 혼인신고를 늦춰 월세나 전세금을 최대한 더 받을지 고민하는 것이다.
이 글이 올라오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혼인 신고를 늦게 하는 게 요즘 트렌드", "서로의 마음만 확고하다면 혼인신고는 되도록 미루는 게 좋아 보인다", "당장 혼인신고보다 들어오는 월세로 생활비라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어쨌든 행복한 고민이라 부럽다" 등의 옹호하는 의견과 "편법은 아니지만, 모양새는 좋지 않아 보인다", "혼인신고를 포기할 정도인가" 등의 반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