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오늘로부터 꼭 20년 전인 6월 15일. 남과 북의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서 자주적인 통일을 외쳤습니다. 그런데 2020년 오늘의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죠. 대북전단 문제로 시작이 됐습니다만 급기야는 군사도발까지 언급하는 수위로 상당히 수위가 세졌죠.
주말에 나온 김여정 제1부부장 명의의 담화는 두 가지를 담고 있었습니다. 하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무너지는 꼴을 보게 될 거다. 이거는, 어떤 식으로든 해체하겠다는 의미로 들리고요. 또 하나는 이 다음 대응은 군총참모부에 넘기겠다. 이건 군사행동을 의미하는 거죠.
왜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까요? 정말 군사도발 단계까지 가는 걸까요? 이분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사님.
◆ 홍현익>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제일 궁금한 거 두 가지 답부터 듣고 차근차근 짚을게요. 하나, 정말로 남북군사연락사무소를 해체, 폭파, 어떤 식으로든 파괴할 가능성, 얼마나 있습니까?
◆ 홍현익> 김여정 부부장이 구체적으로 얘기한 걸 보면 모종의 행동은 반드시 할 것 같다. 왜냐하면 한 번 얘기한 게 아니라 첫 번째 담화에서도 일단 폐쇄하고 뭐 하겠다라고 했고 두 번째는 ‘형체가 없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마치 지금 암시하는 건 폭파하겠다는 얘기인데 그러나 북한 당국이 아무리 전략적인 결정을 해서 방향을 이렇게 틀었지만 그들의 용어로 ‘후과’ 라고 하는 거 그 결과는 그들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내에서 남북 화해 협력을 바라는 많은 국민들이 정말 엄청난 기대를 접고 북한의 실체를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아주 부정적으로 되새기는 결과가 될 테고.
전 세계가 북한이 이렇게 폭력적인 집단이구나. 이게 건물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일단 그냥 폐쇄하는 수순이라면 조금 충격은 덜하겠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정치적 효과는 덜하다고 생각하겠죠. 그래서 북한이 선택할 여지는 있지만 왜 그걸 구체적으로 그렇게 언급을 했을까.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
◇ 김현정> 눈앞에서 형체도 없이 사라지는, 무너지는 꼴을 보게 하겠다, 이렇게 말했거든요. 이 정도 담화 수위가 나올 때는 그냥 엄포 수준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는 거군요?
◆ 홍현익>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는데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서 자기들한테 손해니까.
◇ 김현정> 안 하기를 바란다?
◆ 홍현익> 결국 부메랑이다.
◇ 김현정> 두 번째 궁금증. 남북연락사무소, 개성에 있는 사무소를 폭파하는 것을 넘어서서 군사도발. 예를 들면 과거에 연평도 포격이라든지 이런 식의 국지적 군사도발까지 갈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 홍현익> 지금으로서는 그것도 상당히 가능성이 크다. 이를테면 NLL 침범은 그들이 법을 어긴 거라고 생각을 안 하니까 그런데 (그렇게되면) 재작년 9월에 평양에서 체결된 군사합의서를 위반하는 거죠. 그런데 이미 우리 정부가 먼저 위반했다라고 해 놓고 있기 때문에.
◇ 김현정> 대북전단지 뿌린 걸 위반이라고 보고 있는 거니까?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폐기한다고 밝힌 9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로 향하는 길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종민기자
◆ 홍현익> 그것도 위반이고 우리 한미연합훈련 할 때마다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해 왔기 때문에 그들의 명분은 이미 남한이 어겼기 때문에 자기들도 그런 권한을 가진 것이다. 그리고 김여정의 첫 번째 담화에서도, ‘이제 와서 뒤늦게 전단 살포를 막는 입법을 한다고 그랬는데 그게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 기간 동안 우리는 남한을 괴롭힐 수 있는 모든 행동의 자유를 누린다. 그런 권한이 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어겼다는 걸 이미 깔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군은 천안함 폭침이나 포격 같은 거 또 다시 당하지 말고 지금은 도발한다는 걸 기정사실화해서 일단 전군에 비상태세로 막을 준비를 해야 된다.
◇ 김현정> 제가 제일 궁금했던, 그리고 제일 염려스러워서 먼저 드렸던 질문 두 가지에 대해서 다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물론 아니기를 바라지만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럼 하나하나 짚어보죠.
6월 4일에 첫 담화문. 그러니까 대북전단지를 문제로 삼았을 때만 해도 저는 진짜 대북전단지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또 그래서 우리 정부도 즉각적으로 응답을 했죠. ‘아, 그 대북 전단지 우리도 문제 있다고 생각을 해서 안 그래도 법안으로 막을 참이었다. 법안 추진하겠다’ 라는 답을 몇 시간 만에 내놨어요. 즉각적으로.
그랬는데도 계속 비난 수위를 높이더니 단 9일 만에 군사도발 얘기까지 나온 겁니다. 그 얘기는 결국 삐라가 결정적인 단 하나의 원인은 아니었다는 걸 입증하는 거죠?
◆ 홍현익> 그럼요. 전략적 결단이라고 보이고요. 아마 김씨 일가가 가족회의를 해서 김정철까지도 왔는지 모르지만, 하여튼 김경희도 참가한 그 가족회의에서 ‘우리 백두혈통이 정권을 유지하는 데 굉장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우리가 난관에 봉착했다.’ 우리 위원장이 2년 전에 전략적 결단을 내려서 남북 화해하고 경협 그리고 북미 간의 타협을 통한 생존 모색, 이런 결단을 했는데,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권유로 거기에 설득 당하고 IOC도 도와줬고 미국은 관전한 상태에서 우리가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결단을 했다고 하지만 우리 정부의 초청에 응한 거죠. 그런데 그 결과는 참담했다.
지금 굉장히 경제상황은 더 어려워졌고 남한과 합의는 있었지만 그걸로 인한 혜택은 거의 누린 게 없고 그리고 한국 정부는 계속 그들의 생각으로는 미국의 눈치만 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만나 준 것 자체만 선물이라고 생각하지 실제적으로 제재를 풀어주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더 하나하나씩 더 강화해 왔다.
그리고 더구나 코로나 사태로 경제가 어려워졌는데, 이거는 김 위원장 책임은 아니지만 어쨌든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위원장의 이러한 평화로의 방향 전환이 잘못됐다라고 위원장의 책임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냐. 따라서 시급히 또 6. 12 북미정상회담 한 지도 2년 됐고 6. 15도 오늘로 20년이 됐기 때문에 주민들이 그걸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시기거든요.
그런 시기에 주민들이 그 책임을 위원장에게 물을 가능성이 있으니 시급히 한국 정부를 희생양 삼아서 우리 책임을 모면해야 되겠다. 그러나 미국과 정면 대결하는 건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보자. 이런 정도의 결단을 내리고 그 계획대로 하나하나 순서대로 가는 것이 아닌가.
◇ 김현정> 방향전환. 지난 2년간 평화의 방향에서 그 방향을 바꾼 것이다. 말씀?
◆ 홍현익> 그런데 묘하게도 대북단체들이 전단 살포를 했는데 그 내용이 김정은 위원장을 모욕하는 내용들이 많아서 ‘핵 미치광이’, ‘단합해서 부숴버리자.’ 이런. 그러니까 북한의 내란을 선동하는 듯한, 그들이 느끼기에는. 그런 내용까지 들어 있기 때문에 이것으로 그 실체적인 명분은 분명하다. 즉, 전단 살포는 어떤 도화선이 된 것이고 촉진하는 역할을 한 거고. 실제로는 결단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우려됩니다.
◇ 김현정> 그 큰 방향을 바꿔야겠다라고 결정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경제문제네요,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결국 경제적으로 뭘 도와주지 않으면 만나고 말로 선물 백날 줘봤자 우리 소용없다, 경제적으로 도와달라. 그런데 2년 동안 한 게 뭐냐 결국 이거란 말씀. 거기에 코로나까지 덮치면서 경제는 지금 우리도 어렵고 미국도 어렵고 다 어렵듯이 북한은 더 어려워졌을 테고 그게 섞여서 폭발했다?
◆ 홍현익> 사실 한국 정부는 선의의 약속도 하고 중재도 하고 평화도 촉진하기 위해서 초강대국 미국의 지도자까지 만나게 해 줬는데 그게 사실 가능하기 어려운 일이죠.
◇ 김현정> 사실 엄청난 일을 한 건데.
◆ 홍현익> 희대의 독재자라고 하고 고모부를 처형하고 그다음에 형까지 살해한 그런 독재자인데 그 사람을 초강대국 민주주의의, 자유와 정의의 나라라고 자부하는 미국의 대통령과 만나게 우리 정부가 다 이렇게 해 줬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사실 잘못한 건 없거든요. 그런데 북한이…
◇ 김현정> 잘못한 게 없는게 아니라 많이 도와줬죠. 그런데 거기까지로는 만족 못 하는 것 같아요.
◆ 홍현익> 그들의 논리로는 약속만 하고 어쨌든 미국 눈치 보느라고 지킨 게 없다, 이게 잘못이 라는 것이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북한이 지금 난관에 봉착한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봐도 미국 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 우리더러 미국한테 사대주의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북한이 훨씬 더 사대주의다.
◇ 김현정> 미국만 바라보고 있다?
◆ 홍현익> 결과적으로 보면 미국에게 해야 될 비난을 한국한테 다 쏟아 붓고 있는. 우리 정부는 오히려 우호적으로 잘해 줬는데도 불구하고.
◇ 김현정> 그러게요. 그러면 정리를 하자면 이런 식의 도발 목표는 북한 내부 불만을 외부로 돌려보려는 목적 하나와 또 실제로 미국을 압박해서 뭔가 경제적인 이득을 얻어 보려는 것 두 가지가 다 섞여 있다고 보면 됩니까?
◆ 홍현익> 그렇죠.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우리 정부는 약속을 안 지킨 거고 미국은 약속만 안 지킨 게 아니라 오히려 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겨냥해서, 당구에서 3쿠션 치듯이 한국을 때리는 데 그 결과는 미국한테도 상당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보이는데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거꾸로 국내 사정이 지금 심상치 않고 코로나19도 초강대국인데도 대처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또 국내 시위까지.
◇ 김현정> 흑인 인권 시위도 겹치고.
2018년 6·12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 홍현익> 겹쳐 있어서 지금 북한을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데. 그런데 북한 입장에서는 이대로 가만히 있는 것이 최악이다. 따라서 뭔가 트럼프에게도 대화를 할 수 있는 빌미를 줘야 한다. 그런 방식이 참 묘하게도 이런 방식을 취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마음 편하게 대선까지 치르려고 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결코 마음을 편하게 해 주지 않겠다. 그래서 어떤 전문가들은 10월 달에 미국 대선 직전에 북한이 초대형 도발을 할 수도 있다. 오히려 바이든을 도와줘서 트럼프를 내치고 바이든하고 승부를 한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그 지점. 그러니까 우리 남한에 대해서는 남북연락사무소 파괴하는 모습이라든지 혹은 국지적인 어떤 도발을 할 가능성 언급하셨다면 미국에 대해서는 지금 소문으로 돌고 있는 10월 도발설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 얼마나 보세요?
◆ 홍현익> 이를테면 트럼프 대통령이 뭐 대선 이후라도 진짜 북한이 바라는 대로 양보와 타협을 할 것이라고 예상되면 모르지만 지금 북한은 트럼프에 대해서도 평가를 계속해서 하고 있을 겁니다. 과연 재선되면 우리가 바라는 대로 해 줄 것인가. 또 재선이 돼서 안 해 줄 수도 있거든요. 트럼프는 북한을 활용해서 자기의 지지도를 높이고 자기가 그래도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왔다는 그런 목적에서 북한하고 대화를 해 보려고 했던 것이지 정작 대선이 되면 3선은 없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한테 강하게 내리칠 수도 있기 때문에.
◇ 김현정> 북한이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 홍현익> 북한의 계산이 어떻게 결과가 나오냐에 따라서 트럼프가 재선되는 게 우리한테 유리하지만은 않다라는 평가가 되면 도발할 수 있는데 그런데 또 하나의 관점은 지금까지 조 바이든을 굉장히 비난해 왔기 때문에 북한과 조 바이든과의 관계는 별로 안 좋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 바이든이 (대통령이) 돼도 과연 트럼프보다 더 나을까, 이렇게 생각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북한은 여러 모로 지금 전략적 난관에 처했다, 이렇게 보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뭔가. 일단 대북전단지, 처음에 그 얘기하길래 우리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법안 만든다. 여기까지는 지금 나온 상황이거든요. 그다음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뭔가. 일각에서는 ‘그만 질질 끌려다니고 우리도 강한 모습 보이자’, 이런 강경파의 목소리가 있고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우리 더 냉정하게 대화로 풀어야 된다라는 온건파 목소리가 있고 어떻게 보세요?
◆ 홍현익> 일단은 냉정하게 대응하는 게 일단 옳고요. 그러나 이제 지금 당장의 오늘이 6. 15 20주년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수석보좌관 회의하면서 메시지를 주실 가능성이 있는데 제가 기대하는 건 일단 우리가 화해협력의 기조를 유지하자는 메시지는 분명히 주면서도 만약에 한반도 정세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또 우리에게 위해가 되는 행동을 하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이 메시지는 반드시 줘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오판할 수도 있고 또 이거는 대한민국의 국가 수반으로서 국가 안보가 무엇보다 우선이고 그다음에 하나의 정부의 정책으로써 화해협력 기조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만약에 우리에게 위해를 가하면 단호하게 그들에게 더 피해가 클 것이다라는 것은 분명히 말씀을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홍현익 박사님, 고맙습니다.
◆ 홍현익>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