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 원 구성을 위한 본회의가 예정된 15일 "갈 길을 가겠다"며 법제사법위원장 선출 등 원구성 강행 의지를 밝혔다. 미래통합당은 민주주의가 파괴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로서 원 구성 법정시한을 넘긴 지 일주일째"라며 "지금까지 참을 만큼 참았고, 할 수 있는 그 이상을 다했다. 단독으로라도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은 20대 국회에서 법사위를 가지고 통합당이 했었던 무한한 정쟁과 발목잡기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심지어 법사위원장이 투표하러 나가는 의원을 방에 감금하고 소파로 문을 막는 모습을 TV를 통해 똑똑히 봤다"고 말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절대 통합당에 내줄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통합당은 20대에 법사위를 가지고 식물국회를 만들었고, 결국 동물국회로까지 마감하게 됐다"며 "통합당은 법사위를 운운할 자격도, 견지할 염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태년 원내대표도 "정부 견제는 법사위원장이 아니라 정책과 대안으로 하는 것"이라며 "통합당은 아직도 야당이 법사위를 맡아야 정부 견제가 가능하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데, 이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민생에 역행하는 구시대적 행태"라고 비판에 동참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강행 기조에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어렵게 민주화라는 과정을 거쳐 왔고, 이 민주화의 꽃이라는 의회가 정상적인 기능을 거치지 않고는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없다"며 "야당이 (정부·여당을) 견제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절대 성숙할 수 없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177석, 180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가졌으면 의회에서 허용되는 다수결의 원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 법사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사실(이유)을 명확하게 설명하면서 요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며 "거대 여당의 힘으로 모든 것을 밀어붙이려 한다면 한국 민주주의가 다시 파괴될 수 없다고 다시 한 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오른쪽)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협상 책임자인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제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 끝까지 이 정권의 부정과 비리를 덮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상생과 협치의 토대 위에서 국회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더 성공하는 여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그렇지 않고 독단으로 원 구성을 하고 숫자와 힘으로 가면 권력의 저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출신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중립을 지키고 또 국회의 존재 의의를 확립해야 할 의장께서 끝까지 지켜주시지 못한다면 의장도 헌정사에 오점을 남길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여야 합의없는 본회의 진행을 하지 말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