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추진한다. 채권단이 경영난에 처한 두산중공업에 3조 6천억원을 지원한 대가로 두산그룹이 내놓은 3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간사를 크레디트스위스(CS)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 지분 51.05%는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매각 대금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해 6천억~8천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은 지금까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금까지는 두산솔루스와 모트롤BG, 두산타워, 골프장 등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덜한 자산의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채권단의 요구로 알짜자산의 매각까지 추진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거론되던 매물의 매각 진행이 더뎌졌다"면서 "매각 지연에 따라 우량 매물로 분류되던 두산인프라코어로 시선이 옮겨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이 비장의 카드인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내놨지만 빠른 시간 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작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건설기계 영업 이익의 62.9%를 차지했던 두산밥캣을 분리할 경우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진다"며 "단시일 내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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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두산인프라코어는 1분기 말 기준 별도 차입금이 2조9천억원으로 올해 예상 영업이익(2천442억원)의 12배에 이를 뿐 아니라, 중국 법인(DICC) 지분 매각과 관련하여 7천196억원 규모의 소송이 진행 중으로 인수 금액 대비 소송 리스크가 과도하다"며 매각 성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오전 10시 45분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전 거래일 대비 1070원(18.58%) 올라 683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