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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해질 줄 알았는데…코로나 '여름철' 유행 왜?



보건/의료

    잠잠해질 줄 알았는데…코로나 '여름철' 유행 왜?

    여름철 바이러스 증식 불리해도…'왕성한 전파력' 때문
    지역사회 감염 진행, '계절 효과' 무의미…"수도권 지역부터 방어해야"
    한국 등 북반구, 가을 오면 큰 위기 올수도…"2차 대유행 우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름철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가 가을에 다시 유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면서 언제라도 '전국적 재유행'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호흡기계 바이러스는 겨울철 활동성이 왕성하다가 더운 여름 수그러드는 특성을 보이는데, 코로나19는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이런 '계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한 교수는 "여름철 우기 때까지 코로나19 유행이 감소할 것이란 추측은 사실상 빗나갔다"며 "기온이 내려가면서 바이러스 활동력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것과 여름철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것이란 것은 관계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여름이 겨울에 비해 바이러스 증식에 불리한 시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19의 '왕성한 전파력'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코로나19는 환자가 생기고 다음 환자가 발생하기까지 '평균 3일'이 걸리는데,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다른 호흡기계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계절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강력한 바이러스 전파력에 주목하고 있다.

    고려대안산병원 최원석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철이라도 집단발병 사례가 한 번 나오면 여러 곳으로 퍼지는 패턴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전파가 잘 차단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가을이 오기 전에 얼마든지 대규모 감염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진행되버린 상황에 '계절 효과'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중앙감염병병원 방지환 센터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토착화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확진자 수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검사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현재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감염자의 연결고리가 이어지면서 확진자가 계속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2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국민건강보험공단 1339 콜센터가 위치한 서울 선유동 이레빌딩에 검사 결과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막연한 '계절 효과'를 기대하기 보다 서울·경기 등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의 감염병 확산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박홍준 부회장은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은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계속 진행이 된다. 아무래도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에서의 '보이지 않는 전파'가 지속 될 것"이라며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상황에 기저질환자나 노인분들이 확진되면 매우 위험하다.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은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온이 오른다고 해서 바이러스성 폐렴 발병률이 낮아지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G-ABC센터장의 연구에 따르면, 폐렴은 종류에 상관없이 하루 중 일교차가 5~10도 사이, 습도는 50~70% 사이일 때 발병률이 가장 높았지만 일교차와 습도가 이 수치보다 더 높거나 낮아져도 전체적인 폐렴 발생률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정 센터장은 "바이러스성 폐렴을 비롯한 전체 폐렴 발생률이 계절적 요인에 따른 평균 기온의 변화와는 크게 관련이 없었다"며 "코로나19가 홍콩, 대만 같은 온난한 지역뿐 아니라 브라질처럼 열대성 기후를 가진 지역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16일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가 겨울이 온 남반구(브라질, 페루 등)에서 유행하다 북반구(한국 등)에 가을이 오면 재유행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강남구 지역에서 중소병원을 운영하는 한 의사는 "현재 남반구에서 (코로나19가) 돌고서 가을·겨울이 되면 다시 이쪽(우리나라)으로 돌아와 재유행할 수 있는데 그때가 '2차 대유행'이 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는 항체 형성률도 저조하고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 더욱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방역당국도 코로나19 유행이 여름철에 감소할 것이란 일부 예측과 관련해 '기온이 아닌 '밀접접촉'이 유행의 직접적 이유'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가을이나 겨울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 바이러스가 활동력을 갖고 밀폐환경에서 노출되지만 여름철엔 유행이 줄 것이란 예측이 맞지 않았다"며 "결국 사람 간 밀접접촉이 계속 일어나는 한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어 "현재 수도권과 충청권의 유행을 차단하지 못하면 가을철까지 가지 않아도 더 큰 유행이 가까운 시일 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며 "최대한의 방역조치를 통해 유행 속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국내 코로나19 유행은 국민 방역수칙 준수 여부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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