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의 한 유치원은 굳게 닫혀 있다.(사진=박창주 기자)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 포함 100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보건당국이 감염경로 확인을 위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좀처럼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치원 측은 급식 재료에서 식중독 균이 확인되지 않은 점을 들어 원생들간 전파됐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유치원측이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하며 집단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 식재료 누락으로 식중독 원인 규명 '난항'25일 경기도와 안산시 등 보건당국에 따르면,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는 지난 16일부터 식중독 사례가 처음 신고된 이후 현재까지 유치원생을 포함해 100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22명이 입원 치료중이다.
특히 이들 가운데 14명은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증상이 심한 5명은 소아 투석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겨져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집단 식중독이 발병한 원인을 찾기 위해 역학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원생들이 단체 급식을 통해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유치원에서 제공된 음식 중 일부가 규정대로 보관되지 않아 원인 물질을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식중독 발생 등에 대비해 보관해 둬야 할 음식 재료를 일부 보관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해당 유치원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25일 오후 안산 유치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 유치원 "원생간 전파" vs 학부모 "식재료 문제"이런 가운데 유치원 측이 식중독 원인이 일부 원아들로부터 전파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학부모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용혈성요독증후군 판정을 받은 일곱 살 아이의 엄마 A씨는 "유치원 원장이라는 사람이 어떤 아이가 식중독에 걸려서 전파를 시킨 것 아닌가 싶다는 얘기를 했다"며 "5, 6, 7세 반 아이들이 다른 층을 쓰는데 어떻게 전체가 감염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피가 섞인 변까지 보면서 고통스러워하는데 학원은 책임을 회피할 궁리만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를 입은 일부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는 등 집단 대응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식중독에 감염된 또 다른 아이의 어머니 B씨는 "정신적 피해보상이나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며 "피해가 큰 만큼 피해자들이 같이 모여서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어린이들 수치를 비교분석하고 식재료에 대한 추적도 다방면으로 하면서 결론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는 지난 16일부터 식중독 사례가 처음 신고된 이후 현재까지 원생을 포함해 100명이 식중독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14명은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HUS에 집단 감염되면서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햄버거병 환자의 절반 정도가 투석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망가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