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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하반기도 '훨훨' 날까…믿는 구석 '3가지'

IT/과학

    SK하이닉스, 하반기도 '훨훨' 날까…믿는 구석 '3가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기술'로 승부수
    비메모리 분야?…파운드리 틈새시장, 이미지센서 집중
    '소재·부품·장비 협력'으로 탄탄한 반도체 생태계 육성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에서 소재·부품·장비 산업 현장 방문을 마친 뒤 이동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속에서도 올해 상반기에 반도체는 나홀로 날았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도 반도체를 등에 업고 '깜작 실적'을 이끌어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8000억원 영업이익에 이어, 2분기는 2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19년도 1,2분기를 합친 영업이익이 2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어닝 서프라이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전· 스마트폰 등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야 하는 제품군은 매출이 '뚝' 떨어졌지만, 반도체 분야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다.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로 화상 회의, 온라인 수업 등이 늘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견실해졌다. 게임 수요가 폭증한 것도 한몫했다.

    (자료=SK하이닉스)

     

    하반기는 어떻게 될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변수가 있고, 하반기 반도체 수요와 가격 예측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 하락 영향이 제한적인데다 메모리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에도 반도체는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자신감의 근저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반도체 시장에서 우호적인 가격이 형성된 것과 같은 '외부 요인' 뿐 이나라 SK하이닉스가 차근차근 이행중인 각종 프로젝트 등 '내부 요인'도 자리잡고 있다.

    메모리 분야의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한편 비메모리 분야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 ①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기술'로 승부

    SK하이닉스의 동력은 D램과 낸드플래시로 대표되는 메모리 반도체이다. 올 2분기 '호실적'은 특히 D램 가격 상승의 덕이 컸다. D램은 SK하이닉스 사업별 매출액 구성에서 77%를 차지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도 우호적인 가격 흐름이 이어진 SSD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 낸드 사업 중 SSD 비중이 처음으로 50%에 육박했다. 지난 분기와 비교할 때 출하량은 5%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8% 상승했다.

    일단 SK하이닉스는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의 기술력을 극대화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을 극복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최근 초당 3.6Gb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HBM2E 양산을 시작했다. D램을 적층해 만든 초고속 D램 솔루션 HBM2E는 영화(3.7GB) 124편을 1초에 전달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빠른 D램 솔루션'이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가 본격 양산하는 초고속 HBM2E D램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초고속 · 고용량 · 저전력 특성을 지닌 HBM2E는 고도의 연산력을 필요로 하는 '딥러닝 가속기(Deep Learning Accelerator)', 고성능 컴퓨팅 등 차세대 AI 시스템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외에도 기상변화, 생물의학, 우주탐사 등 차세대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연구를 주도할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초당 100경 번 연산 수행이 가능한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지난해 개발한 128단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128단 낸드는 업계 최고 적층으로, 1개의 칩에 3비트를 저장하는 낸드 셀이 3600억 개 이상 집적돼 있다.

    SK하이닉스측은 "현재 차세대 176단 4D 낸드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기술 우위를 통한 낸드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② 비메모리 분야는?…파운드리 틈새시장 공략, 이미지센서 집중

    SK하이닉스는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는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육성도 본격화한다.

    메모리 반도체에 쏠린 사업 구조를 다양화해 코로나19 등 예상치 못했던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위험 부담을 분산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취지다. 5G 통신, AI 산업의 확산 등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향후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위주의 사업구조로 시스템반도체 대한 투자가 후순위로 밀렸고 이에 고부가 미세공정 확보가 지연돼 매출감소, 비용증가 및 전반적인 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해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를 설립하고, 비메모리 사업 육성에도 힘을 쏟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 시스템아이씨 출범식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파운드리 전문회사 출범으로 시스템반도체 사업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향후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 하반기에는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가 중국 장쑤성 우시산업집단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완공한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도 본격화된다.

    국내 200mm 파운드리 시장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중국의 경우 중저가 시장 중심으로 수요 증가 추세여서 인건비 비중이 높은 200mm 파운드리 생산인력은 중국 현지에서 채용해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0mm 파운드리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는 것과 별개로 국내에서는 300mm 웨이퍼 CIS(CMOS Image Sensor)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추진하고, 200mm 파운드리 사업의 중요 R&D 기능은 국내에 남겨 고부가∙고기술 중심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다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주력 사업인 모바일·노트북용 이미지센서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 차세대 CIS(CMOS 이미지센서) 연구개발 센터를 여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모든 CIS 제품을 '블랙펄(Black Pearl)'로 공식 브랜딩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하반기에는 0.8㎛(마이크로미터)의 픽셀 크기로 4800만화소를 구현한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 및 보안 카메라 등 새로운 시장 진입을 통한 애플리케이션 다양화로 CIS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③ '소재·부품·장비 협력'으로 탄탄한 반도체 생태계 육성

    1년 전, 한일 관계 악화의 '불통'은 엉뚱하게도 반도체로 튀었다.

    2019년 7월 4일부터 일본은 반도체 소재 중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불화수소, 노광 공정의 포토레지스터, 스마트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부품으로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작한 것이다.

    국내 산업과 과학기술계는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1년 뒤 결과는 어떻게 됐나.

    정부는 즉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연구개발 투자 및 세제 지원 등 대책을 내놓고 100대 핵심전략품목을 관리하기 위한 분석에 들어갔다.

    여기에 국내 소재기업이 불화수소 국산화 등을 이뤄내면서, 일본의 규제가 오히려 국내의 장기적인 반도체 생태계 흐름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화수소 국산화를 해낸 기업은 SK그룹의 소재 전문 계열사 SK머티리얼즈였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의 또 다른 수출 규제 소재 품목인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9일 SK하이닉스를 찾은 자리에서 기존의 정부 대응책을 확장한 '소부장 2.0'을 발표하며 '일본의 규제'를 넘어 중국의 추격과 글로벌 밸류체인의 급변에도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SK하이닉스는 현재 추진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기반 삼아 반도체 생태계 강화 및 상생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자사 핵심기술까지도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포부다.

    SK하이닉스는 향후 10년간 총 120조원을 투자, 경기도 용인시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여기에 참여하는 50여 개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과의 상생 프로그램 조성 및 반도체 생태계 강화 등에도 1조 5천700억원을 지원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부터 '반도체 분석· 측정 지원센터'를 공유인프라 개념으로 국내 소부장 기업에게 개방했다.

    SK하이닉스 'SV 및 공유인프라 플랫폼 설명회'에 참석한 40여개 협력사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협력사들은 SK하이닉스의 최신 장비를 활용하여 물질, 화학, 계측 등 3개 분야에서 자사의 장비와 재료가 실제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동작하는지를 빠르게 피드백 받을 수 있었다.

    또한 분석 결과는 협력사들이 향후 제품 성능 보완 및 신제품 개발 등에 반영함으로써, 제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2019년만 하더라도 42개의 소부장 기업 대상 13,300여건의 분석·측정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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