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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아파트 "녹물 먹으며 40년…공공재건축? 안할랍니다"

사회 일반

    은마 아파트 "녹물 먹으며 40년…공공재건축? 안할랍니다"

    공공재건축? 사업성 없고, 단지환경은 열악해져
    기대수익 10%? 안 받고 재건축이나 빨리 했으면
    단지 내 갈등은 고스란히 우리 몫, 모두 손해
    강남권 사업장은 반대 분위기, 변두리나 가능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성(은마아파트 소유자협의회 대표)

    그제 발표된 8.4 공급대책. 서울 수도권에 13만 2000가구를 공급하는 게 골자입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7만 가구 정도는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서 확보하는데요. 그러려면 기존의 재건축, 재개발 사업장들의 동의는 필수적이죠. 만약 이 사업장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이 정책에 따라와 주지 않으면 사실 13만 가구는 헛된 꿈입니다.

    정부가 제시한 조건은 이렇습니다. ‘용적률을 500%까지 늘려주겠다. 층수도 50층까지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 늘어나는 물량의 50%~70%는 공공임대, 공공분양분으로 내놓아라. 그리고 이익 생기는 것의 90%는 환수해 가겠다’ 이 정도면 받아들일까요? 서울의 재건축 사업장 중의 큰 곳이 강남의 은마아파트 단지가 있고요. 잠실의 주공5단지 있죠? 그리고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단지, 이런 곳들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은마아파트 소유자협의회의 이재성 대표, 전화로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이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재성> 네, 안녕하십니까? 수고 많으십니다.

    ◇ 김현정> 은마아파트는 아직 조합설립 인가가 안 났죠?

    ◆ 이재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거기는 아직 조합 지위도 안 된 거죠?

    ◆ 이재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소유자협의회 소속된 소유주는 몇 명이나 됩니까?

    ◆ 이재성> 한 1500명 이상이 됩니다.

    ◇ 김현정> 지금 반응은 어떤가요?

    ◆ 이재성> 결론적으로 ‘공공재건축 안 한다’입니다. 은마뿐만 아니고 강남권 재건축 단지 입장에서는 참여할만한 요인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사업성이 크게 나아질 것도 없고 단지 환경은 열악해지고 임대아파트 비율 높아지고 공공기관 마음대로 할 거니까 늘어나는 부담만큼의 혜택이 크지 않다는 거죠.

    ◇ 김현정> 이럴 거면 굳이 할 이유가 없다는 쪽으로 거의 뜻이 모아졌어요?

    ◆ 이재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사업성이 있어야 재건축이 성사되는 것이기 때문에 여태까지는 규제가 많아서 시작을 못 했던 거잖아요. 그런데 이제 정부는 ‘용적률 규제 그거 묶여 있던 거 풀어주겠다’ 500%면 사실 현재 2배 아닙니까? 거의 두 배.

    ◆ 이재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층수도 35층 제한을 50층까지 풀어주고 이 정도를 해 줄 테니 대신 늘어나는 분량의 50~70%만 내놔라. 그리고 이익도 10%는 가져가자. 90%만 다오’ 이걸로는 안 된다고 보세요?

    ◆ 이재성> 뭐 큰 이득이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늘어나는 아파트 비싸게 분양하기 어렵고, 분양해서 수익 난다고 해도 초과 이익 환수금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그리고 10%의 기대 이익 보장하는데요. 기대수익이요? 기대수익 안 주더라도 재건축이나 빨리 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아, 그러니까 이익 환수 90% 가져가고 안 가져가고 이 문제는 아니고, 그냥 짓고 싶은 아파트 규제 없이 짓게나 해 달라, 이 말씀이신 거예요?

    ◆ 이재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혹시 그 공공임대분 늘어나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우려. 이런 게 제일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게 맞아요?

    ◆ 이재성> 네, 그렇습니다. 뭐 공공임대에 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는 게 사실이죠.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LH 임대주택인 휴먼시아에 사는 사람들을 ‘휴거(휴먼시아 +거지)’라고 불려왔고.

    ◇ 김현정> 휴거요? 휴거?

    ◆ 이재성> 네. 휴먼시아에 사는 사람, 휴먼시아에 사는 사람 휴거라고 불려왔고, LH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엘사(엘에이치에 사는 사람)’라고 부르는 웃픈 얘기도 있지만 더욱 큰 문제는 소셜 믹스에 따른 공공임대주택과의 단지 내 갈등은 정부에서 치유해 주지 않지 않습니까?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라는 거죠. 그러니까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소셜 믹스 얘기하셨어요. 사실 다양한 소득 수준,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섞여 사는 게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으로 보이긴 하거든요, 섞여서 같이 나누고 살고 다양성도 느껴보고. 그런데 실제로는 갈등이 많습니까? 현장에서는.

    ◆ 이재성> 갈등이 많죠. 뭐 자녀 분 키우신다고 하면 얼마나 갈등이 많겠습니까?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현장에서는 나타나고 있어요?

    ◆ 이재성> 일단 임대아파트가 많이 들어오게 되면 임대아파트 단지로 알고 있기 때문에 뭐 집값도 나가지 않을 거고요. 그리고 뭐 학교 내에서도 그 단지에 산다고 한다면 차별화돼 있을 거고 그런 부분들이 가장 힘든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소위 말하는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서로 피해다, 이 말씀이신 거예요?

    ◆ 이재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임대 아파트 사시는 분들도 피해다?

    ◆ 이재성> 네, 그렇습니다. 어느 한쪽이 아니고요. 비슷하게 살아야지 마음 편하게 살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부모님들이 ‘아이들한테 서로 너희들 그러지 말고 잘 지내’ 이렇게 잘 가르쳐가면서 소셜 믹스의 긍정적인 면을 살려갈 수는 없을까요?

    ◆ 이재성> 물론 긍정적인 면들은 많죠. 그렇지만 현 사회가 그것들을 용인할 수 있는 그런 수준까지는 올라와야죠. 아직은 아니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정부에서는 시행 속도가 빨라진다는 장점도 들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LH나 SH 같은 공공기관들이 참여하게 되면 행정절차, 소요기간 같은 걸 단축시킬 수 있고 사업자금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이 빨리 진행될 수 있다’ 이것도 당근으로 제시하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 이재성> 뭐 조합 비리 때문에도 공공재건축이 들어가야 된다라고 하는데 조합비리 때문에 재건축 안 된 건 아니고요. 정부 규제 때문이죠. 공공기관이 참여하면 행정절차 빨라진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정부가 월권을 행사하겠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그래서 현재 사업 자금 조달이 도움이 되는 재건축 단지는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변두리나 소규모 재건축 단지들은 도움이 조금 될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문자도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데 대표님. ‘공공임대분 때문에 제일 마음이 걸리는 거다, 반대한다’라는 말씀을 지금 하시니까 많은 또 청취자들이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냐고...

    ◆ 이재성> 반대 의견이 많죠.

    ◇ 김현정> 그런 문자도 들어와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재성> 그런데 이기적인 것은 각자의 입장에서 봐야 되는 것이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런데 은마아파트 거기 지금 굉장히 노후되고, 사고 위험도 있고 빨리 재건축하긴 해야 되잖아요.

    ◆ 이재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럼 이 정도 됐을 때 ‘절충점을 찾아서 해 보자’ 이런 의견은 없어요?

    ◆ 이재성> 그런 의견도 일부 있었는데요. 결국은 공공재건축이라고 하는 거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이익이라는 게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은마아파트의 경우에는 42년 정도 오래된 아파트인데 녹물 먹으면서 샤워하면 피부염도 걸리고 이런 상황인데 오래 사는 이유가 뭘 거라고 생각합니까? 결국 새 집 살고 싶어서 그거를 견디면서 살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정부가 이런 당근책보다는 재건축을 활성화시켜서 일반 분양도 많이 해 주고, 그리고 공공임대주택은 정부 자체에서 해야 되겠죠.

    ◇ 김현정> 공공임대주택은 다른 방식으로 소화해라, 그 말씀이세요.

    ◆ 이재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절충점을 좀 찾아보자면 예를 들면 ‘공공임대 비율을 이 정도까지만 낮추면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하는 선이 있나요?

    ◆ 이재성> 그런 거는 정부 대책 보고 판단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도 먼저 제시하실 수는 없을까요? ‘이 정도면 그래도 납득 가능합니다’ 하는 수준이요.

    ◆ 이재성> 일단 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나 분양가 상한제를 풀어줘야죠. 그래야지 재건축 단지들이 좀 심도 있게 고민을 할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 기부채납은 비율을 유지하더라도 그걸 풀어달라’ 그게 먼저예요?

    ◆ 이재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거 아니면 이대로 받을 곳은 은마뿐 아니라 압구정이나 잠실이나 다 어려울 거라고 보세요?

    ◆ 이재성> 네, 그렇습니다. 변두리 소형 재건축 단지나 좀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요. 그 외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혹시 그쪽의 조합장분들하고 얘기해 보셨어요? 대표 분들하고?

    ◆ 이재성> 네, 몇 몇 분들하고 얘기는 해 봤고요.

    ◇ 김현정> 다 그러세요?

    ◆ 이재성> 다 비슷한 의견입니다.

    ◇ 김현정> 다 비슷한 의견입니까?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은마아파트 입장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재성>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은마아파트 소유자협의회의 이재성 대표 먼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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