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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편과 항공편으로 버젓이 밀반입되는 마약… 마약 청정국 '위협'



광주

    국제우편과 항공편으로 버젓이 밀반입되는 마약… 마약 청정국 '위협'

    [마약 하기 쉬운 대한민국 - 마약의 덫에 빠진 '외국인 노동자'③]
    국제우편과 항공편 통해 공공연히 들여오는 마약
    건강보조식품으로 위장한 '야바'… 주소·이름 바꾸는 얕은 꼼수로 수사망 피해
    태국 등 동남아 국가 출신 노동자…지인 통해 '알음알음' 판매
    구 소련계 외국인 노동자들… SNS 통해 액상 대마·필로폰 구입하기도
    날로 진화하는 마약 반입 방식…차(茶), 초콜릿, 향신료, 담배 등으로 '위장'

    불법 재배 중인 대마밭(사진=자료사진)

     

    26일은 세 번째 순서로 마약 청정국이라고 평가받는 한국이지만, 국제특급우편과 항공편을 통해 건강보조식품과 차, 초콜릿 등으로 위장돼 손쉽게 마약이 밀반입되고 있는 실태에 대해 보도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르포]마약 유통 온상이 된 '수상한 외국인 전용 클럽'
    ②마약 공급책 태국인 "태국 노동자 절반은 마약 투약"
    ③국제우편과 항공편으로 버젓이 밀반입되는 마약… 마약 청정국 '위협'
    (계속)
    2020년 7월 기준 마약단속실적(사진=관세청 제공)

     

    ◇국제우편과 항공편 통해 버젓이 들어오는 마약

    국내로 밀반입되는 마약은 주로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국제특급우편(EMS)으로 들어오거나 수화물로 위장해 사람이 직접 운반하는 방식으로 유입된다. 이렇게 들어온 마약은 전통적인 마약 거래 방식은 물론 SNS나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기도 한다.

    관세청의 '반입 경로별 마약류 단속 실적'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항공 여행자에 의한 마약 반입이 258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제우편에 의한 마약 반입이 143건이었다. 관세청에 의한 마약 적발 건수도 지난 2017년 423건, 2018년 729건, 2019년 743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또 우정사업본부가 발표한 '2019 우편 통계집'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32만 9천 통에 불과했던 국제특급우편이 20여년 만인 지난 2019년에는 629만 8천 통으로 2.7배나 증가했다. 마약 밀수입의 주요 통로 중 하나가 국제우편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밀수입되는 마약 역시 늘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마약 야바와 야바 제조 기계(사진=대검찰청 마약백서 제공)

     

    ◇비타민C로 위장한 '야바'… 주소·이름만 바꿔도 '수사망' 피해

    특히 태국인들이 많이 투약하는 합성마약 '야바'는 주로 국제우편과 심부름꾼을 통해 국내에 밀수입되고 있다. 야바가 보통 주황색 알약 형태라는 점을 고려해 비타민C와 같은 건강보조식품으로 위장되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C처럼 포장된 야바의 경우 국제우편으로 반입될 경우 1차 X-ray 검사만 통과하면 별 문제 없이 한국에 반입될 수 있다는 게 취재 과정에서 만난 태국인의 설명이다. 여기에 심부름꾼 등이 일정 정도의 수고비를 받고 자신의 수화물에 '야바'를 넣고 한국에 들어오기도 한다.

    또 다른 동남아 국적 한 외국인 노동자는 "건강보조식품으로 위장한 야바의 경우 맨눈으로 봐서도 구분이 어렵다"며 "X-ray도 구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교묘하게 만들어진 야바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지에서 1정당 1천 원에서 2천 원 남짓하는 야바가 한국에서는 최소 2만 원에서 최대 7만 원에 팔리는 상황을 고려할 때 시세 차익을 노리고 마약 공급을 시도하는 태국인들이 많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한국에서 마약을 투약하거나 판매하다 적발된 외국인 노동자 중 상당수는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일부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은 마약을 유통하며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제우편을 통해 야바를 국내로 반입할 경우 단속에 걸리더라도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가명이나 가짜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마약을 유통하거나 투약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사는 주소가 아닌 동네 마을회관이나 상점, 또 다른 외국인 노동자의 집 등을 활용한다. 세관과 경찰 등에 마약 반입 사실이 적발되더라도 수사망을 피해 가는 '꼼수'를 쓰는 셈이다.

    대마 카트리지와 대마 초콜릿, 대마 껌, 대마 오일, 대마 젤리(사진=대검찰청 마약백서 제공)

     

    ◇구 소련계 외국인 노동자는 대마초 선호… 대마 길러서 피우기도

    최근 러시아인과 구 소련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투약하는 마약은 대마초와 액상 대마(오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SNS상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국내에서 직접 기르기도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이다.

    대마초 역시 '야바'처럼 주로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에 반입되며, '차'(茶) 또는 과자, 초콜릿, 향신료, 담배 등의 형태로 위장해 들어온다. 마약 공급책이 SNS 채팅을 통해 판매 조건을 확인하고 구매자가 판매대금을 송금하면, 공급책은 미리 마약을 숨겨 놓은 장소를 구매자에게 알린다. 그러면 구매자가 해당 장소에서 마약을 찾아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이 많이 활용된다.

    액상 대마는 1g당 보통 10만 원에서 15만 원 선에 판매되며 1g 정도면 3~4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대마초를 농축한 액상 대마는 대마초보다 환각성이 강하고 냄새는 약하다. 이렇게 구한 액상 대마를 일반 담배와 섞어 피우는 경우가 많으며 눈으로 볼 때는 담배를 피우는 모습과 구분이 어렵다.

    여기에 클럽과 음식점에서 물담배 기계를 빌려 집으로 가져와 대마초를 넣은 뒤 흡입하거나 대마를 직접 재배해 투약하기도 한다. 올해 초 구소련계 국적 외국인 노동자 2명이 대마초를 기르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범죄 특성상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비대면 방식의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 판매와 구매가 진행되기 때문에 공급책을 잡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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