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한 도로가 침수됐다.(사진=독자 제공)
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이 당초 예상보다 진로를 서쪽으로 틀면서 포항과 경주 등 경북동해안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다. 특히 월성원전 2·3호기는 터빈발전기 고장으로 원전 가동에 차질을 빚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하이선은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울산 남쪽 30km 부근에서 시속 41km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50h㎩(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초속 43m, 강풍반경 400㎞, 폭풍반경 140㎞의 위력적인 수준이다.
당초 기상청은 태풍이 동해 약 300㎞ 먼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북상하면서 경로를 서쪽으로 약간 틀어 부산과 울산, 경북 경주와 포항을 스치듯이 지나갈 것으로 다시 전망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포항과 경주 등에는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7일 오전 9시까지의 강우량은 경주시 천북면 367mm를 비롯해 산내면 222mm, 외동읍 261mm, 청도 금천 193mm, 포항 115.6mm 등이다.
많은 비가 내리자 포항과 경주시는 저지대를 중심으로 주민대피령을 내리고 인명피해 예방에 나섰다.
포항시는 지난 6일 오후 8시를 기해 저지대와 산사태 우려 지역, 해안지역 등 취약지역을 비롯한 피해 우려 지역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경주시도 7일 오전 7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태풍이 아직 지나가지 않았지만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포항에서는 송도다리-죽도어시장 삼거리 구간이 통제되는 등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있고, 오천과 호미곶면, 송도동 등 곳곳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쑥대밭이 된 경주 감포항 친수공간(사진=연합뉴스)
경주지역도 양지마을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 침수피해가 발생했고, 도로 신호등도 곳곳에서 고장이 발생했다.
포항과 경주를 잇는 형산강은 수위가 높아져 일부 하류지역은 하천변에 있는 운동시설 등이 물에 잠기고 있다.
경주에 있는 월성원전 2,3호기는 태풍으로 터빈발전기에 이상이 생겨 원자로 출력을 60%까지 내린 상태다.
월성원자력본부는 태풍으로 터빈발전기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뒤 복구할 방침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오늘 오후까지도 경북동해안지역에 직접 영향을 줘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민들께서는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