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영업이 중단된 고위험 12개 업종을 중심으로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노래방과 PC방 등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업을 강제중단한지 4주째에 접어 들면서 업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고위험 시설로 분류된 이들 업종의 업주들은 '정부가 고위험 업종으로 분류한 기준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며 고위험 업종 해제와 영업중단으로 인한 손실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업종은 1인 시위 등 행동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필수 서울시노래연습장업협회장은 8일CBS노컷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노래방에서는 확진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확진자가 한명도 없는데 정부가 노래방을 고위험 업종으로 지정해 영업을 못하게 하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며 "노래방은 입장할 때 체온 측정하고 마이크 소독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식당이나 카페 같은 곳이 더 위험하다"며 "누구는 문 열게 하고 누구는 문 닫게 하는게 답답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에서 깎았다는 그는 "업주들이 막노동과 대리운전으로 월세를 벌고 있는 실정"이라며 "9일 정부청사와 국회 앞에서 노래방 고위험 업종 해제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노래방과 함께 영업중단 조치를 받은 수도권의 PC방도 사정은 마찬가지. 1998년 IMF 때부터 PC방을 운영해온 김병수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장은 "24시간 업종으로 문을 닫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 때문에 지난달 월세도 못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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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PC방에서는 확진자가 다녀간 적은 있어도 여기서 확산된 적은 없다"며 "PC방이 왜 고위험 업종으로 분류됐는지 정부가 명확히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PC방은 칸막이 구조에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지 않는다"며 "PC방 업주들이 '코로나 때문에 죽나 굶어죽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많이 하고 있는만큼 이번주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로 코로나 19 사태가 8개월째 이어지면서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한 소상공인, 자영업들은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7월 전국의 자영업자는 554만 8천명으로, 전년보다 12만 7천명이나 감소했다. 지난해 7월 2만 6천명이 줄어든 것에 비하면 5배나 많은 수치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이 올들어 폐업을 많이 한 셈이다.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자영업자들도 코로나 재확산으로 매출이 급락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코로나 재확산 이후 전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90% 이상 줄었다'는 응답이 60%로 가장 많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 여당은 '2차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이 아닌 피해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맞춤형'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정부의 조치로 영업을 강제로 중단하게 된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정부가 손실을 보상해주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인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으로 PC방을 운영해온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예방적 조치'에 따른 영업중단의 경우도 손실보상을 할 수 있도록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최 의원은 "그동안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가는 바람에 사후적으로 영업중단된 곳에 대해서만 손실보상을 규정했던 법을, 이번처럼 예방적 차원에서 영업중단이 된 영업장에 대해서도 손실 보상을 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노래방과 PC방 업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면서도 이들 업종이 '밀폐' '밀집' '밀접'의 특성을 갖고 있는만큼 코로나 확산의 취약지대라는 입장이다. '확진자가 없었다'는 업주들의 주장과는 달리 그동안 이들 고위험 업종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것. 실제로 지난달에는 광주광역시의 노래방에서 집단확진됐고, 지난 5월 홍대 술집의 집단 감염은 노래방을 매개로 이태원 클럽 확진자와 연결되기도 했다. 또한 PC방의 경우도 지난 3월 코로나 대창궐 때 동대문구의 한 PC방에서 집단으로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의 조기 종식을 위해서라도 이들 업종에 대한 특별관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조그만 구멍이 큰 둑을 순식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8월 이전 하루 최대 2,30명에 불과했던 신규 확진자가 순식간에 4백여명으로 폭증해 방역 체계를 흔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느슨한 방역'보다 오히려 '지나친 방역'이 코로나19를 조기종식 시킬 수 있고, 결과적으로 국민 경제와 자영업 회복에 더욱 도움이 된다는게 정부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