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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의 구체적 내용을 담은 시행령 확정을 앞두고 경찰이 여론전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검찰은 내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막판까지 검경의 전면전으로 번질 경우 수사권 조정의 큰 방향에 반대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행령 주관 부처 문제나 수사개시 범위, 경찰에 대한 수사권 통제장치를 두고 검찰 역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물밑 작업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지난 16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마친 검경 수사권 관련 대통령령(시행령)들은 당초 24일 열리는 차관회의 심의를 거쳐 오는 29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되는 수순이었다. 그러나 입법예고된 원안에 대해 경찰이 거세게 반대하면서 여당 법제사법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내일(25일) 한차례 더 회의를 열어 이번 시행령 관련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이번 입법예고안과 관련해 현직 경찰관들이 나서서 '수갑 반납 퍼포먼스'까지 하며 문제점을 지적한 것과 달리 검찰은 내내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꺼려왔다. 입법예고안 통과를 앞두고 갑작스레 변수가 생긴 상황이지만, 이번에도 검찰은 '조용한 협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경찰청 교육원에서 열린 '수사구조개혁의 의미와 대통령령 입법예고안 대국민 토론회' 앞서 현직 경찰관들이 입법예고안 개선을 촉구하는 수갑 반납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법무부 관계자는 "적극적으로 여론전을 펼치지 않았을 뿐 '국민을 위한 수사권개혁 후속 추진단'(이하 추진단)에서 검찰과 경찰은 입법예고 기간 중에도 계속 외부의견을 수렴하며 논의를 이어왔다"며 "이미 1년 이상 검토한 안인데 공청회를 안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대검찰청 등 일선 검사들은 추진단에 직접 주체로 참여하지 못하고 법무부를 통해 입장을 전달해온 상황이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검찰 입장에서도 입법예고안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 주장할 것이 많지만 직접 회의 주체로도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찰과 똑같이 여론전을 할 수는 없었다"며 "다른 방식으로 계속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법예고안과 관련해 검찰이 가장 수정 필요성을 외치는 쟁점은 크게 수사개시 범위와 경찰에 대한 수사통제 부분으로 나뉜다. 국회의 수사권 조정 법안 개정 취지에 따르면 직접수사가 가능한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외에 다른 중요범죄에 대해서도 수사개시 가능성을 열어뒀는데, 시행령에서 이를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6대 범죄 범위를 규정하는 과정에서 마약범죄가 '경제범죄'에, 사이버범죄가 '대형참사'에 포함된 것을 두고 경찰이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지만 검찰은 이 역시 "범죄 실상을 눈감은 영역다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대형참사에 포함된 사이버범죄는 국가기간 통신망이 파괴되는 등의 경우에 한정된 것으로, 보이스피싱이나 n번방 등의 범죄는 여전히 검사의 직접수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약 역시 밀수 범죄에 한해 직접수사가 가능해 입법예고안대로라면 마약거래를 통한 범죄수익이나 추가 범죄에 대해서는 직접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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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검찰은 수사개시 범위 이상으로 경찰에 대한 수사통제 맹점 영역에 대해 강력하게 입법예고안 수정을 주장하고 있다. 원안대로라면 경찰이 '수사중지'한 사건에 대해서는 검사가 사건기록을 넘겨받더라도 이를 검토할 시간이 30일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통상적인 사건의 경우 검사는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90일간 검토할 수 있다.
경찰은 피의자나 피해자, 참고인 등의 소재가 불분명할 경우 '수사중지'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고소인은 검찰에 이의신청을 할 수 없고 오로지 상급기관인 지방경찰청에만 이의신청이 가능한 구조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 중심부에서 벌어진 강력 범죄엔 감시하는 눈이 많지만 인구가 많지 않은 지역에서 벌어진 범죄거나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인 경우 경찰이 수사중지를 했을 때 사건이 묻힐 위험이 매우 크다"며 "국민 인권과 직접 관련된 부분이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검찰의 재수사 요청 기회가 단 1회로 제한된 점이나, 적법하게 검찰 수사개시가 이뤄진 사건에 대해 추후 수사개시 범위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다시 사건을 경찰로 보내야 하는 절차상의 문제 등을 두고 마지막까지 조정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경 양측 모두 이번 입법예고안이 법률에서 위임한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에서 조율됐어야 할 다소 무거운 내용들이 시행령으로 넘어오면서 차후 위헌소송에 휘말릴 위험을 내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