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인터뷰]조두순 배상판결했던 이수진 "화학적 거세해야"

국회/정당

    [인터뷰]조두순 배상판결했던 이수진 "화학적 거세해야"

    판사시절 배상판결 내렸던 이수진 의원
    "사이코패스 심리…누구도 막을 수 없다"
    "약물 치료 강제 필요" 법률개정 준비 중
    불소급·위헌소지 지적엔 "이익이 더 커"

    조두순 성폭행 피해자 '나영이(가명·당시 8세)'는 10년 전 수사 과정에서도 고통을 겪었다. 수술 직후 검찰청 조사실에서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장시간 같은 진술을 반복해야 했던 것.

    그런 이유로 지난 2011년 서울중앙지법은 대한민국이 나영이 가족에게 손해배상금 13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리고 9년 뒤, 담당 판사는 이제 정치인이 됐다. 서울 동작을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수진 의원이다.

    CBS노컷뉴스는 조두순 만기 출소를 두 달여 앞둔 지난 5일 이수진 의원을 만났다. 그는 당시 재판 기록과 최근 언론 보도 등을 근거로 재범 우려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화학적 거세'로 치료해야 한다며 관련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사진='노컷브이' 영상 캡처)

     

    다음은 이수진 의원과의 일문일답.

    ▶ 국가 손해배상 재판을 맡았었다고 들었어요. 납치 성폭행에 대한 형사 재판이 끝난 뒤에.

    "네. 나영이 아버지가 소를 제기했어요. 아이가 겪은 정신적, 육체적 피해가 너무 심각하니까, 판사와 검사를 상대로 불법행위 위자료 청구를 했고요. 저 같은 경우는 수사했던 과정이나 재판했던 과정(기록)을 전부 다 볼 수밖에 없었어요.

    ▶ 검사는 무슨 잘못을 했던가요?

    "아이를 안산지청 조사실 딱딱한 의자에 앉혀놓고 상황을 설명하라고 했어요. 네가 어떻게 당했는지. 그런데 녹화가 제대로 안 돼서 다시 하라고 했고. 나영이 아버지는 그걸 4번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어요"

    나영이는 당시 사건 피해로 신체 곳곳에 되돌릴 수 없는 장애를 입었다. 그런데 검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조사의무를 지키지 않고 정신적인 고통을 가했다는 게 이수진 판사의 판단이었다.

    ▶ 다시 돌아봐도 정말 끔찍한 사건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성격의 사람이 저지르기 어려운 범행인 것 같은데요. 당시 서류, 신문을 통해서 목격하셨던 게, 혹시 조두순에게서 반사회적 인격장애나, 해리성 장애 같은, 그런 특성이 발견된 게 있었나요?

    "전체적으로 보면 성적 충동이나 이런 것들이 제정신일 때는 조금이라도 컨트롤이 되는데 술을 마시면 결국 발산을 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었어요"

    조두순 자필 탄원서. (사진='노컷브이' 영상 캡처)

     

    ▶ 자제가 안 된 건가요?

    "절제를 하고 싶지 않은 거죠. 술을 마시면 주변에서 어떻게 쳐다보고, 아니면 교도소에 갈 수 있고, 이런 생각들이 없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술을 먹으면서 자기를 자유롭게 해서 성적 충동을 자유롭게 발산하고 싶어 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 술을 도구 삼아 스스로의 무장을 해제한 건가요?

    "네. 그리고 세상을 조롱하는 듯한 느낌. 무죄 주장을 너무 교묘하게 한 것도 그런 맥락이고요"

    ▶ 그게 일반인한테는 나올 수가 없는 반응인가요?

    "당시만 해도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같은 심리현상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다 설명이 되잖아요, 심리학적으로. 지금 와서 보니까 그렇다는 거죠.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일 수 있는 정말…"

    ▶ 지금의 조두순한테도 그런 특성이 보이나요? 치유가 되진 않았을까요?

    "제가 섬뜩했던 게 안산으로 간다고 했던 거예요. 아이가 있는 곳. 기가 막히잖아요. 정상인으로는 할 수 없는 짓이에요. 조금이라도 반성을 했다면 안산에 가면 안 되죠. 저거는 진짜 내가 아는 조두순 맞더라고요. 섬뜩하더라고요"

    (사진='노컷브이' 영상 캡처)

     

    ▶ 걱정이 되는 건 그 사람이 안산으로 가는 것 자체보다 재범의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 아닐까 싶네요.

    "정말, 너무나,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거잖아요. 교도소에 있으면서 몸은 더 좋아졌을 거고 하지만 정신적인 것으로는 절대로 바뀌지 않았을 거예요. 지금 거세를 해도 모자란 판국이잖아요"

    조두순 출소가 코앞에 닥치자 정치권에선 최근 관련 법안을 경쟁작으로 내놓고 있다. 처벌 강화, 시설 격리, 접근 제한, 나아가 음주를 감경 조항에서 제외하자는 의견까지 제시됐다. 그러나 대부분 조두순에게 소급 적용되기 어렵고, 위헌 소지가 적잖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 여야에서 법안을 많이 내놓고 있죠.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물론 걱정들을 많이 하신 법안이지만 실제 겪은 조두순한테는 별로 효과가 없는 거죠. 그래서 약물로 성적 욕구를 다스리지 않고서는 해결이 안 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약물 치료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서라도 조두순한테 강제로 받게 해야 된다는 거죠. 강제로"

    ▶ 약물로 다스린다고요? 준비하고 있는 법안이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 치료에 관한 법률인데요. 지금까지는,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 중에서 성도착증 환자고 전문의가 감정해서 재범 여지가 있다고 하면 '피고인의 동의'를 받아 검사가 청구를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어떻게 했냐면, 13세 미만의 아동에 대해서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피고인의 동의를 요하지 않고 그냥 검사가 청구해서 약물치료를 받도록 하는 거죠. (조두순은) 12월에 나온다면서요. 이 법률안이 빨리 통과가 되면 할 수가 있는 거죠"

    ▶ 개정이 되면 복역중인 조두순한테도 소급 적용이 된다고요?

    "약물치료는 형사처벌 이런 게 아니기 때문에, 치료를 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지 가능해요"

    ▶ 그런가요? 전자발찌 부착명령 같은 경우는 재판부가 형을 선고할 때 그걸 같이 넣잖아요. 약물치료는 그거랑은 달라요?

    "이건 치료가 목적이잖아요. 이거는 사실은 치료 목적으로 하는 거잖아요. 개선을 시키고. "

    ▶ 추가로 판결하면 조두순한테도 적용이 된다?

    "전문의가 이 사람이 재범을 할 수 있고, 성도착증 환자라고 판단할 경우에는 조두순의 동의 없이 검사가 약물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도 치료명령을 하고 해서 치료를 하게 하는 거죠"

    (사진='노컷브이' 영상 캡처)

     

    ▶ 알겠습니다. 위헌 소지도 지적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검토해보셨습니까?

    "위헌이라는 게, 아동들에 대한 성범죄를 막기 위한 목적과 수단이 비례를 하느냐 이 문제잖아요? 충분히 비례한다고 봐요. 원래 거세를 했어야 되는 사람이에요.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이익과 이 사람이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감수해야 되는 불이익을 따져보면, 이익이 훨씬 크잖아요. 그럼 위헌이라고 볼 수 없죠"

    ▶ 개인의 신체적 자유를 제한한다는 데 있어서 우려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정도 제한과, 아이들을 이렇게 무참한 성범죄자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이건 위헌이 아니라고 판단해요"

    ▶ 이 법이 만약에 통과를 한다고 하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나요? 이를테면 성범죄자들이 위축이 된다거나 하는 효과가 있을까요?

    "근데 성적 충동에 의한 성도착증 환자들은요. 약물치료 말고는 할 수 없어요. 반성을 하기보다 반성하는 척을 하는 거죠. 효과라는 것이 거의 없을 거예요"

    ▶ 그러니 처벌이 아니라, 환자로 보고 치료를 해야 한다는 건가요?

    "네. 본인한테도 차라리 괜찮을 것 같아요.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그런 거에 끌려서 범행하는 거라면 약으로 컨트롤(통제)해 주는 게 훨씬 낫겠죠"

    ▶ 일단 알겠습니다. 이런 법들이 이제 와서, 출소를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데 '너무 늦은 것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어요.

    "하...저도 조금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빨리 서둘러서 (조두순이) 나오기 전에 통과만 되면 되거든요. 국회 법사위에서 빨리 검토해서 빨리 통과시켜주길 바라겠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