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DB의 타이릭 존스 (사진=KBL 제공)
"저도 타이릭 존스가 어떤 농구를 할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2020-2021시즌 프로농구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외국인선수들은 방역 지침에 따른 입국 후 2주간 자가격리로 인해 시즌 준비가 늦었다. 누구도 불평할 수 없는 뉴노멀이다.
원주 DB는 외국인선수 구성이 가장 늦었던 구단이다. 지난 시즌 뛰었던 치나누 오누아쿠가 재계약을 했음에도 팀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9월초 타이릭 존스와 급하게 계약했다.
당초 DB는 오누아쿠를 재계약하고 새로운 외국인선수로 타이릭 존스를 영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타이릭 존스가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구상이 틀어졌다. 그는 2019-2020시즌 미국 재비어 대학에서 평균 14.0득점, 11.0리바운드, 1.0스틸, 1.1블록슛을 올리며 정상급 빅맨으로 활약했다.
타이릭 존스의 도전은 불발됐고 오누아쿠는 DB와 연이 끊겼다. DB는 베테랑 저스틴 녹스와 계약한 가운데 다시 존스에게 연락을 했고 결국 계약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상범 DB 감독은 자신도 아직 타이릭 존스가 어떤 농구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이상범 감독은 9일 오후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개막전을 앞두고 "예전 선수들은 직접 외국에서 눈으로 보고 데려온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상만 보고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존스의 훈련 합류가 늦었다. 연세대와 연습경기에서 뛴 15분을 본 게 전부"라며 "훈련과 연습경기를 더 많이 했다면 팀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예상이 될텐데 아직은 평가가 어렵다. 나도 궁금하다"며 웃었다.
타이릭 존스는 개막전에 주전으로 나왔다.
몸 상태가 100%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충분히 넣을만한 슛을 놓쳤고 쉬운 슛도 놓쳤다. 공수전환 속도도 기대만큼 빠르지는 않았다.
그래도 인사이드에서 '한방'이 있었다. 2쿼터 중반 골밑으로 들어갈 때 김종규의 절묘한 패스가 연결되자 타이릭 존스는 놀라운 탄력을 선보이며 호쾌한 투핸드 덩크를 터뜨렸다.
2쿼터 막판에도 화려한 덩크를 선보이며 DB 벤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만약 경기장에 관중이 있었다면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날만한 플레이였다. 이날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타이릭 존스는 이날 20분 남짓 출전해 9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막판 승부처에서는 존스 대신 녹스가 코트를 밟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상범 감독은 그래도 기대를 품는다. 타이릭 존스에게 KBL 무대는 대학 졸업 후 처음 밟는 프로 무대다. DB는 과거 그런 선수들을 잘 품었다.
이상범 감독은 "존스에게 신인의 투지를 기대한다. 득점력과 리바운드 등 장점은 분명한 선수"라며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