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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다"는 서울 삼성, 원인과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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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다"는 서울 삼성, 원인과 해법은?

    프로농구 서울 삼성 (사진=KBL 제공)

     


    "이겼는데, 이긴 것 같지가 않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의 개막 무패행진을 저지하고 86대84로 승리한 서울 삼성의 이상민 감독과 선수들이 남긴 말이다.

    시즌 초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는 4쿼터 경기력 저하에 또 한번 발목이 잡힐 뻔 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원주 DB를 상대한 개막전에서 경기 막판 4점차 리드를 잡았지만 허웅과 두경민을 막지 못해 역전패를 당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SK를 상대로는 각각 16점, 1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쿼터에 무너졌다.

    삼성은 이번 시즌 4쿼터만 되면 흔들린다.

    마지막 쿼터 평균 득점(17.6점)과 평균 실점(25.4점)의 차이가 무려 마이너스 7.8점이다. 리바운드 차이 역시 마이너스 2.2개다.

    데이터만 놓고 보면 3쿼터에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을 만들지 못할 경우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처럼 보인다.

    전자랜드전 역시 경기 양상은 비슷했다.

    삼성은 3쿼터가 끝났을 때 13점 차로 앞서갔다. 하지만 4쿼터 10분동안 득점 싸움에서 전자랜드에 10대21로 밀려 자칫 역전패를 당할 뻔 했다.

    리바운드 차이가 컸다. 삼성이 4쿼터 총 리바운드 6개를 잡는 동안 전자랜드는 공격리바운드 4개를 포함해 13개를 잡았다. 에릭 탐슨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삼성 선수단의 에너지를 압도했다.

    만약 전자랜드가 4쿼터에 얻은 자유투 14개 중 절반을 놓치지 않았다면 최종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삼성은 80대80 동점 상황에서 시작한 마지막 2분 승부처에서 뒤늦게 집중력을 되찾았다.

    이상민 감독은 이번 시즌 리바운드와 속공의 증가를 기대했다. 아직 뜻대로 풀리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동점을 허용한 직후 달아나는 득점을 만든 장면은 김준일의 공격리바운드에서 비롯됐다. 삼성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삼성 백코트는 승부처에서 실책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마지막 2분동안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고 상대로부터 실책 2개를 유도해냈다.

    임동섭은 종료 49초 전 김준일의 어시스트를 받아 82대82 균형을 깨는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렸다.

    이대헌에게 공격리바운드 이후 득점을 허용해 1점 차로 쫓긴 장면은 약점이 부각된 아찔한 장면이었지만 삼성으로서는 남은 시간이 11초 밖에 없었다는 게 다행이었다.

    엄격한 U-파울 제도는 파울작전에서 비롯되는 막판 역전극을 허락하지 않는다. 경기 막판 이대헌에게 U-파울이 선언됐다면 삼성은 경기를 보다 수월하게 마무리했을 것이다.

    삼성은 개막 4연패 후 마침내 첫승을 신고했다. 경기 막판 불안 요소가 또 한번 드러났지만 역전패가 아닌 승리로 마무리했다는 점은 그래도 의미가 크다.

    풀어야 할 숙제는 보다 명확해졌다.

    아이제아 힉스와 김준일, 임동섭 등 정상급 프론트코트를 아직까지는 백코트가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에서 평균 어시스트가 가장 많은 선수는 이호현이다. 경기당 3.8개를 기록하고 있지만 리그 규정순위로는 13위에 불과하다. 팀내 어시스트 2,3위는 각각 힉스와 김준일로 두 선수는 모두 빅맨이다.

    이상민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농구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가드들의 활약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시즌 들어 각 팀들의 공수전환 속도가 더 빨라졌고 평균 득점 역시 상승했다. 가드들의 경기 운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즌이다. 초반 상위권 팀들을 살펴보면 주축 가드의 활약이 눈부시다.

    선두 전자랜드에서는 김낙현의 활약이 눈에 띄고 서울 SK와 고양 오리온에게는 김선형과 이대성이 있다. DB도 강력한 백코트를 자랑하고 안양 KGC인삼공사 변준형은 최고의 라이징 스타다.

    당장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최상의 백코트 조합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지금 삼성 백코트에는 '스트라이커'만 많은 느낌이다. 이관희를 비롯해 위력적인 선수는 분명 존재한다. 다만 차분하게 경기를 조율할 수 있는 '미드필더'도 필요하다.

    리바운드 문제는 전술적인 해법이 없다. 선수 개인의 능력 그리고 에너지와 연관이 깊다. 선수들 스스로 자각하는 방법 밖에 없다.

    삼성은 오는 24일 창원 LG를, 26일에는 울산 현대모비스를 각각 만난다. 세팀은 현재 나란히 1승4패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전력이 완전하지는 않다. 서로가 서로를 반드시 잡고 중위권 반등을 노려야 하는 위치다.

    이처럼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무패행진 선두를 잡은 것은 분명 의미가 크다.

    이상민 감독은 개막전을 앞두고 "우리가 약체라는 평가를 받는데 그런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3쿼터까지의 삼성은 분명 강하다. 4쿼터 부진 징크스를 떨쳐낼 수만 있다면 순위 경쟁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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