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만에 복귀한 구창모가 24일 오후 창원에서 열린 LG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0시즌 KBO 리그 초반 최고의 '히트상품'은 의심의 여지없이 NC 다이노스의 좌완 영건 구창모였다.
구창모는 7월말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 전까지 13경기에서 9승무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했다. 평균 7이닝에 가까운 총 87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99개를 솎아냈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82에 불과했다.
구창모는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에 이어 KBO 리그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드류 루친스키, 마이크 라이트와 더불어 구창모까지 강력한 삼각편대를 구축한 NC 마운드는 개막 8일 후인 5월13일부터 계속된 선두 질주의 강력한 밑바탕이 됐다.
시즌 전반기에 구창모가 있었다면 후반기에는 2000년생 영건 송명기가 혜성같이 등장했다.
2019 신인 2차 1라운드 7순위 지명을 받은 우완 송명기가 올해 팀의 주축 전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았다.
6월 중순부터 불펜에서 활동한 송명기는 구창모의 부상과 이재학의 전력 이탈로 인해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자 8월말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송명기는 선발로 등판한 시즌 막판 11경기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넘치는 송명기는 후반기 팀의 승리보증수표와 다름 없었다. NC는 그가 선발 등판한 11경기에서 8승을 수확했다.
올해 연봉은 2700만원에 불과하지만 그가 선보인 활약상은 억대 연봉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송명기와 같은 나이인 좌완 영건 김영규 역시 9월부터 선발진의 한 축을 지키며 팀에 기여했다.
올해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김영규는 로테이셥 재합류 이후 8경기에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잘 던졌다.
타선에서는 강진성의 약진이 돋보였다.
박민우, 나성범, 노진혁 등 NC 창단을 함께 한 동료들이 일찌감치 1군 무대에서 빛을 발할 때 강진성은 묵묵히 기회를 기다렸고 올해 잠재력을 터뜨렸다. 데뷔 후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하며 타율(0.310), 홈런(12개), 타점(68개) 등 전 부문에서 최고 기록을 남겼다.
어떠한 편견도 없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단을 이끈 이동욱 감독의 리더십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직행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으면서도 육성을 놓치지 않는 호재로 연결됐다.
NC는 탄탄한 선수층을 구축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쉼 없이 진행된 2020시즌에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팀의 주축들이 잘했을 뿐만 아니라 팀의 앞날을 책임질 자원들이 기대 이상으로 빨리 자리를 잡으면서 더 밝은 미래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