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 KT 서동철 감독 (사진=KBL 제공)
27일 오후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는 부산 KT에게 잊고 싶은 경기였다.
간판스타 허훈과 양홍석은 나란히 무득점에 그쳤다. 허훈은 야투 8개를 던져 전부 놓쳤다. 에어볼도 나왔다. 양홍석은 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렸지만 야투 5개는 모두 림을 빗나갔다.
지난주 두 차례 연장 혈투에서 전패를 당한 KT에게는 분명 체력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특히 존 이그부누의 부상으로 인해 매경기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는 팀내 유일한 외국인선수 마커스 데릭슨의 효율은 나날이 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전반전 점수차는 크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KT에 40대36으로 근소하게 앞섰다.
KT가 허훈과 양홍석의 침묵 속에서 잘 버텼지만 그보다는 전자랜드의 부진이 컸다. 특히 공격리바운드를 8개나 내주며 리바운드 싸움에서 17대25로 밀렸던 게 뼈아팠다.
3쿼터 싸움이 중요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3쿼터 들어 헨리 심스와 에릭 탐슨의 시간을 양분해 체력을 조절, 4쿼터 승부를 대비했다. 심스는 기대 이상이었다. 골밑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팀에 힘을 실어줬다.
외곽에서는 8득점을 몰아넣은 베테랑 정영삼의 활약이 눈부셨다.
또 유도훈 감독이 3쿼터에 신예 양재혁을 풀타임 기용해 수비와 리바운드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3쿼터 스코어는 27대11, 전자랜드의 압승이었다.
전자랜드와 달리, KT는 3쿼터 내내 효율적인 라인업을 찾지 못했다.
허훈은 3쿼터 3분 출전에 그쳤다. 양홍석은 1초도 뛰지 않았다. 코트에 서있기만 해도 상대 수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선수들을 KT는 스스로 가뒀다. 이같은 선수 기용이 두 선수의 부진과 침묵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해도 그에 따른 대비책은 있어야 했다.
데릭슨이 야투 6개 중 1개 성공에 그치자 KT 공격은 완전히 무너졌다. 코트 안에서 득점 기회를 창출할 선수와 조합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전자랜드는 KT를 84대62로 완파했다. 4쿼터는 사실상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이었다. 전자랜드는 평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벤치 멤버들을 대거 기용해 여유있게 승부를 마무리했다.
김낙현은 22분동안 출전해 16득점 7어시스트 2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심스는 18득점 6리바운드로 이름값을 했다. 정영삼과 박찬희는 각각 10득점씩 보탰다.
KT의 외로운 해결사 데릭슨은 팀내 최다 15득점을 올렸지만 야투율은 28%(18개 시도 5개 성공)에 그쳤다.
데릭슨은 시즌 첫 5경기에서 야투성공률 52.8%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그부누의 부상 때문에 부담이 많아지고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은 최근 3경기에서는 야투율 37.7%에 그쳤다.
최근 3연패를 당한 KT는 시즌 전적 3승5패를 기록해 순위가 8위로 낮아졌다. 데릭슨의 체력 부담은 점점 더 커질 것이 확실한 가운데 어떻게든 단기 해법을 찾아내야 하는 KT다.
전자랜드는 최근 2연승을 기록해 시즌 전적 6승1패로 단독 1위를 질주했다.